
사우디아라비아와 튀르키예, 파키스탄이 예멘 친이란 후티 반군의 공세에 맞서 집단 안보 체제인 메카 공동방위협정을 본격 가동한다.
후티 반군이 사우디 영토와 핵심 에너지 인프라는 물론 이슬람 최고 성지인 메카 주변까지 위협하자, 3국이 나토식 집단 방위 조약을 내세워 군사적 공동 대응에 나섰다. 파이살 빈 파르한 사우디 외무장관과 하칸 피단 튀르키예 외무장관, 이샤크 다르 파키스탄 외무장관은 25일(현지시간) 뉴욕 유엔총회를 계기로 3자 회담을 열었다. 세 장관은 후티 반군의 사우디 공격을 강력히 규탄하는 공동성명을 발표했다. 지난 8월 7일 메카에서 서명된 협정이 실제로 작동하기 시작한 것이다.

"한 곳에 대한 공격은 전체에 대한 공격"
3국은 성명에서 "메카와 사우디의 민간 및 경제 시설을 겨냥한 공격을 강력히 규탄한다"라고 밝혔다. 이어 "어느 한 곳에 대한 무력 공격을 회원국 전체에 대한 공격으로 간주하는 메카 협정에 따라 사우디를 지원할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3국 참모총장 긴급회의를 개최하기로 합의했다"라고 덧붙였다. 나토 헌장 5조와 같은 집단방위 조항을 명시적으로 원용한 것이다. 조만간 열릴 군 수뇌부 회의에서는 방공망 보강 자산 배치와 정찰 정보 공유 등 구체적인 연합 방어 방안이 다뤄질 전망이다.

"신중하던 두 나라가 돌아섰다"
사태 초기 신중한 태도를 보이던 튀르키예와 파키스탄도 적극적인 개입 쪽으로 방향을 틀었다. 튀르키예는 군사적·기술적 지원 가능성을 열어뒀고, 파키스탄 군 당국은 사우디에 대한 '물리적' 지지를 천명했다. 지난 8월 7일 사우디 메카에서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과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 왕세자, 셰바즈 샤리프 파키스탄 총리가 공동방위협정에 서명했을 당시만 해도 상징적 선언에 그칠 것이라는 관측이 적지 않았다.

"종교계의 성전 촉구가 나온 이유"
국제위기그룹(ICG) 등 외교 전문가들은 최근 이례적으로 수위가 높은 종교계의 성전 촉구 메시지에 주목한다. 이런 메시지가 군사 작전 확대를 앞두고 자국민을 결집하려는 사전 정지 작업일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사우디 주도 동맹군과 후티 반군의 전면전이 확대될 경우 미국과 이란의 대리전 양상이 짙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함께 나온다. 중동 정세가 또 한 번 격랑에 빠져들 수 있다는 경고다.

메카 협정은 서명 두 달 만에 실제 발동 절차를 밟게 됐다. 참모총장 긴급회의에서 방공 자산이 어떻게 배치되느냐가 협정의 실효성을 가늠할 첫 지표가 될 전망이다. 걸프 지역 안보 구도가 미국 중심에서 역내 국가 중심으로 옮겨가는 흐름도 함께 읽힌다. (사진 출처=연합뉴스, 다음 이미지검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