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인왕산 5시간 불탔다... 건조한 날씨에 하루에만 산불 35건

강지원 2023. 4. 2.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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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들어서도 산불이 맹위를 떨치고 있다.

건조한 날씨에 강풍까지 가세하면서 2일 하루에만 서울 인왕산 등 전국 곳곳에서 35건의 산불이 발생했다.

이 밖에 경북 군위와 봉화, 성주, 강원 원주, 전남 고흥, 전북 고창 등 이날 하루 전국에서 35건의 크고 작은 산불이 발생한 것으로 산림청은 집계했다.

산림청 관계자는 "평년보다 날씨는 건조한데, 봄철 등산객이 크게 늘면서 산불 발생 위험이 더 커졌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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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 홍성, 대전 등 전국 곳곳서 산불
산불 '경계' 경보에도 고온건조 지속
소방청, 긴급중앙통제단 꾸려 대비
2일 서울 종로구 인왕산에서 산불이 발생해 산림청 헬기가 진화작업을 하고 있다. 뉴스1

4월 들어서도 산불이 맹위를 떨치고 있다. 건조한 날씨에 강풍까지 가세하면서 2일 하루에만 서울 인왕산 등 전국 곳곳에서 35건의 산불이 발생했다. 금주 비소식이 예보됐으나 행락객들의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이날 오전 11시 53분쯤 서울 종로구 부암동 인왕산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소방당국은 낮 12시 29분 대응 1단계를 발령하고, 20여 분 뒤 소방인력과 장비를 동원하는 대응 2단계로 격상해 진화에 나섰다. 헬기 15대 등 장비 101대와 인력 2,274명이 투입됐지만, 바짝 마른 낙엽에 불이 빠르게 옮겨 붙으면서 진화에 어려움을 겪었다. 불은 축구장 면적 19개에 해당하는 14㏊의 산림을 태운 뒤 발생 5시간여가 지난 오후 5시 8분 초진됐다. 인명 피해는 없었지만, 인근 홍제동 개미마을 120가구 주민들이 긴급 대피해야 했다. 화재 원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서울시는 주불 진화 이후 밤새 잔불이 발생하는 걸 막기 위해 열화상 카메라가 장착된 드론을 투입했다.

충남 홍성군 서부면의 한 야산에서도 오전 11시쯤 큰 불이 나 강풍을 타고 급격히 확산했다. 이날 불로 오후 6시 기준 700ha가 소실되고 주택과 축사 등등 14채가 피해를 입었다. 인근 마을 주민 230여 명은 인근 서부초등학교와 서부면 누리센터로 대피했다. 밤 늦게까지 산불이 잡히지 않자 충남교육청은 인근 서부초등학교 등 3개 학교에 대해 3일 하루 휴업하기로 결정했다. 보령시 청라면에서도 산불이 발생해 오후 7시 기준 35.9ha가 소실되고 주택 4가구, 사찰 1동에서 화재 피해를 입었다.

대전에서는 서구 산직동 안산과 충남 금산군 복수면의 경계에서 낮 12시 18분쯤 발생한 화재가 장태산 등으로 번져 요양병원 환자 48명과 주민 등 340여 명이 급히 몸을 피했다. 인명피해는 발생하지 않았지만 인근 민가 1채가 소실됐다. 산불 진화에는 헬기 6대와 소방차 74대, 인력 400여명이 투입됐다. 산림청은 이날 오후 8시 30분 홍성 서부면과 대전 서구의 산불 경보를 3단계로 높였다. 산불 3단계는 예상 피해면적이 100~3,000ha, 평균 풍속 초속 11m 이상, 예상 진화 시간이 24시간 이상에서 48시간 미만으로 예상될 때 발령된다.

이날 천안과 서산, 금산 등 충남지역에서만 10건의 산불이 발생했다. 이 밖에 경북 군위와 봉화, 성주, 강원 원주, 전남 고흥, 전북 고창 등 이날 하루 전국에서 35건의 크고 작은 산불이 발생한 것으로 산림청은 집계했다. 이 가운데 오후 9시 기준 25건만 진화됐다.

2일 충남 홍성군 서부면의 한 야산에서 불이 나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다. 연합뉴스

산림당국이 지난달 30일 산불위기경보를 ‘경계’ 단계로 격상했으나, 고온건조한 날씨가 계속되면서 피해는 확산하고 있다. 기상청에 따르면 현재 전국에 건조특보가 발효 중이다. 서울에는 지난달 12일 5.6㎜의 비가 내린 뒤 이날까지 20일이 넘도록 비가 오지 않았다. 올 들어 이달 1일까지 전국 누적 강수량도 84.4㎜로 평년 같은 기간 강수량(121.1㎜)의 67.3%에 그쳤다. 특히 대전과 세종ㆍ충청지역 누적 강수량은 평년치의 45%에 불과했다.

산림청 관계자는 “평년보다 날씨는 건조한데, 봄철 등산객이 크게 늘면서 산불 발생 위험이 더 커졌다”고 말했다. 게다가 이날은 전국적으로 순간 풍속이 시속 35㎞에 달하는 등 바람까지 강하게 불어 불길 확산에 한몫했다.

소방청은 산불 피해가 위험수위에 다다르자 이날 오후 소방청장을 단장으로 하는 긴급중앙통제단을 가동했다. 윤석열 대통령도 “산불 진화에 총력을 다하라”고 관계기관에 지시했다.

강지원 기자 stylo@hankookilbo.com
신혜정 기자 arete@hankookilbo.com
대전= 최두선 기자 balanced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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