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그룹, ‘자체 설계’ 하이브리드 배터리 확대...‘싼타페·K8 적용’
현대자동차그룹이 올해부터 자체 설계한 하이브리드 배터리 전략을 확대했다. 지난해부터 현대차 싼타페 하이브리드에 적용한데 이어 올해 기아 K8 하이브리드에 적용하는 등 자체 배터리 기술력을 확대하는 것이 이번 전략의 핵심이다.
현대차그룹은 지난해 6월 열린 ‘CEO 인베스터 데이’에서 자체 설계한 배터리를 신형 하이브리드에 적용시키겠다는 전략을 발표했다. 고내구성·고출력·안전성·원가 경쟁력 등을 갖춘 니켈코발트망간(NCM) 배터리를 자체 설계하겠다는 것이 현대차 배터리 자체 설계 전략의 핵심이다.
이 전략이 반영된 배터리는 지난해 8월 국내 시장에 출시된 현대차 5세대 싼타페 하이브리드에 처음으로 적용됐고 이달 9일부터 계약이 시작된 기아 K8 하이브리드 모델에도 탑재됐다. 현대차가 자체적으로 설계를 담당하고 SK온이 생산하는 방식이다.
현대차그룹은 최근 싼타페 하이브리드와 K8 하이브리드에 들어가는 배터리에 대해 ‘자체 설계’ 또는 ‘내재화’라는 단어를 사용하는 대신 ‘공동 개발’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기존 K8 하이브리드는 LG에너지솔루션 제품을 활용했지만 이번에 부분변경된 K8 하이브리드는 싼타페 하이브리드와 동일하게 SK온과 공동 개발한 배터리가 탑재됐다”고 밝혔다.
현대차그룹은 지난 2021년 SK온과 하이브리드 배터리 개발을 위한 업무 협약을 체결했다. 단순한 납품 관계를 넘어 새로운 산업 생태계를 주도하기 위한 목적이며 2024년부터 공동 개발한 파우치형 NCM 배터리를 하이브리드 차량에 탑재시겠다는 전략도 내세웠다. 이 전략은 당초 예상보다 빠른 2023년 8월 이뤄졌고 올해 8월 부분변경된 K8 하이브리드 출시로 확대됐다.
현대차그룹의 하이브리드 배터리 공동 개발 전략의 성공 관건은 안전성이다. 최근 전기차뿐만 아니라 하이브리드 차량의 화재 소식이 연이어 나오는만큼 모든 NCM 배터리에 대한 소비자 불안감은 여전히 남아있는 상태다.
현대차그룹은 배터리 안전성을 유지하기 위해 제어기 기반 ‘무선 소프트웨어 업데이트(OTA)’를 적극 활용한다는 방침이다. 기존 OTA는 인포테인먼트 소프트웨어 개선 등이 중점을 뒀지만 모터뿐만 아니라 배터리의 성능을 강조할 수 있는 제어기 기반 OTA로 소비자 불안감을 완화시키겠다는 것이다.
기아 관계자는 K8 부분변경 하이브리드 배터리에 대해 “개발 초기 단계부터 배터리 성능 시험은 주기적으로 진행했다”며 “소비자들이 배터리 내구성이나 배터리 안전성에 대해서는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고 말했다.
한편 현대차는 28일 서울 여의도에서 ‘2024 CEO 인베스터 데이’를 연다. 현대차는 이 자리에서 전기차와 하이브리드 차량 개발과 배터리 개발 현황 등을 밝힐 것으로 전망된다.
조재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