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외선을 이용해 고양이 알레르기나 꽃가루 알레르기를 억제하는 방법이 개발됐다.
미국 콜로라도대학교 볼더(UCB) 면역학 연구팀은 29일 조사 보고서를 내고 빛을 이용해 알레르겐, 즉 알레르기의 원인이 되는 물질의 구조를 바꾸는 기술을 소개했다.
연구팀은 집먼지부터 고양이, 개, 꽃가루, 진드기 등이 야기한 공기 중의 각종 알레르겐의 작용을 억제할 방법을 조사해 왔다. 알레르겐이 면역체계를 침범하면 재채기와 콧물, 눈 가려움증이 일어나고, 악화하면 천식 등 증상을 겪게 된다.
연구팀은 자외선을 이용해 다양한 종류의 알레르겐을 무력화하는 새로운 방법을 발견했다. 자외선으로 알레르겐의 구조를 바꾸면 면역체계가 이를 위협으로 인식하지 않는 것이 핵심이다.

UCB 면역학자 테스 아이덤 연구원은 "아직 우리 방법은 실내에서만 유효해 효과는 제한적"이라면서도 "고양이를 실내에서 키우는 것을 꿈꾸며 고양이 알레르기를 견디는 사람들에게는 희소식"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고양이나 개의 피부 각질, 곰팡이 포자, 식물의 꽃가루, 진드기의 사체 등 공기 중에 떠다니는 알레르겐의 정체는 모두 특정 단백질"이라며 "인간의 면역체계는 그 입체적 형태를 인식해 항체가 결합하면서 알레르기 반응을 일으킨다"고 설명했다.
고양이의 경우 Fel d1, 개는 Can f1, 곰팡이는 Asp f1', 식물은 볏과의 Phl p5 및 자작나무의 Bet v1이 대표적인 알레르겐이다. 고양이와 개, 진드기, 곰팡이 유래 단백질은 실내에 장기간 축적되며, 몇 주에서 몇 년씩 잔존한다. 꽃가루는 원래 실외에는 지속적으로 남지 않지만, 실내에 들어가면 오래 머물기도 한다.
연구팀이 알레르겐의 입체 구조를 깨뜨리는 데 동원한 것은 UV222로 불리는 특수한 파장의 자외선이다. 살균램프에 널리 사용되는 UV254는 피부나 눈에 유해하지만 UV222는 피부나 안구 속까지 침투하지 않는다.

실험에서는 10㎥의 밀폐용기 안에 고양이 피부 각질과 진드기, 곰팡이, 꽃가루 등 7가지 알레르겐을 분무하고 UV222를 조사했다. 고감도 면역 측정법을 이용해 알레르겐의 변화를 분석했더니 30분 만에 알레르겐의 면역 반응성이 20~25% 감소했다.
특히 고양이의 Fel d1은 안정제를 추가하지 않는 조건에서 40분 뒤 면역 반응성이 61%나 낮아졌다. 이는 자외선이 단백질을 접으면서 모양을 바꿔 항체가 결합할 수 없게 한 결과였다.
테스 연구원은 "현재 알레르기 대책은 항히스타민제나 흡입 스테로이드제를 사용해 증상을 억제하는 약물요법이 중심"이라며 "새로운 치료제도 나오지만 정기적인 투여가 필요해 비용 부담이 크다"고 지적했다.
연구원은 "UV222를 수십 분 쏘는 것만으로 공기 중 알레르겐을 줄일 수 있어 가정은 물론, 학교나 병원, 공장, 동물 사육 시설 등에서 응용할 가능성이 있다"며 "세탁 및 청소를 자주 하는 등 알레르기를 완화하는 습관과 병용하면 효과는 더 커진다"고 언급했다.
이윤서 기자 lys@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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