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발 있었다"..러시아 가스관 3곳 동시 훼손 '미스터리', 누가?
러시아와 독일을 잇는 해저 가스관에서 하루 새 3건의 가스 누출 사고가 연이어 발생했다. 전례 없는 사고에 그 원인과 배후를 놓고 의구심이 커지고 있다. 일각에서는 에너지를 무기화한 러시아의 '사보타주'(Sabotage·고의적 파괴행위)일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사고 해역 인근 국가인 스웨덴과 덴마크는 이번 사고가 고의적인 공격에 의한 것일 가능성을 열어두고 조사에 착수했다.
27일(현지시간) 로이터·AFP통신 등에 따르면 이날 노르트스트림1에서 2건의 손상이 확인됐다. 전날에는 노르트스트림2에서 1건의 가스 누출이 발생했다. 노르트스트림 운영사인 노르트스트림 AG는 "동시에 가스관 3개가 망가진 것은 전례 없는 일"이라며 "가스 공급 시스템의 복구 시기를 예상하기는 이른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노르트스트림은 발트해를 통해 독일과 러시아를 직접 잇는 해저 가스관이다. 노르트스트림1은 2012년 가동을 시작했으며, 독일과 러시아는 2018년부터 그 바로 옆에 노르트스트림2 건설 공사를 시작했다. 노르트스트림2는 지난해 공사가 끝났지만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면서 독일이 가스관 승인 절차를 중단했다.
이번 사고는 스웨덴과 덴마크의 배타적경제수역(EEZ)에서 발생했다. 스웨덴 국립지진네트워크는 가스관 누출 지역에서 대량 에너지 방출에 따른 두 차례 진동이 감지됐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스웨덴 지진 전문가인 비외른 룬드는 현지 방송 인터뷰에서 "폭발에 의한 진동이라는 데 의심의 여지가 없다"고 말했다. 독일과 덴마크, 핀란드의 지진 관측소에서도 폭발이 감지된 것으로 전해졌다.
양국은 이를 자국에 대한 직접적 공격으로 간주하지는 않는다면서도 안보 상황을 고려해 해당 사건을 매우 심각히 받아들이고 있다고 밝혔다. 덴마크 당국은 "많은 양의 가스가 누출되고 있다"며 "작은 균열이 아니라 엄청나게 큰 구멍이 났다"고 상황을 전했다. 관련국들은 사고 관련 조사에 착수한 상태다.
유럽 국가들은 정황상 우발적 사고가 아닐 것이라며 의구심을 드러내고 있다. 사보타주일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메테 프레데릭센 덴마크 총리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아직 결론을 내리기엔 너무 이르지만 이는 매우 특이한 상황"이라며 "이 사고가 고의적인 행동으로 인해 발생한 것이라는 게 당국의 분명한 평가"라고 말했다. 마그달레나 안데르손 스웨덴 총리도 "사보타주에 의한 것일 수 있다"고 언급했다. 마테우시 모라비에츠키 폴란드 총리도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자세히 알진 못하지만 우크라이나 사태가 격화하는 것과 관련된 사보타주임은 분명해 보인다"고 동조했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은 트위터를 통해 "덴마크 총리와 노르트스트림을 향한 사보타주 행위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며 "가동 중인 유럽 에너지 기간시설을 어떤 방식으로든 고의로 훼손하는 것은 용납될 수 없으며 이는 가능한 한 가장 강력한 대응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유럽 지도자들은 고의적 공격일 수 있다면서도 그 배후를 명확하게 지목하지는 않고 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러시아가 서방 제재에 맞서 에너지를 무기로 유럽을 압박하고 있는 만큼 이번 누출 사고에도 의도적으로 개입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분석가인 퍼크 니엘센은 AP통신에 "피해 규모에 따라 가스관 2개 라인이 영구적으로 폐쇄될 수 있다"면서 "유럽 가스 시장 혼란으로 이익을 보는 게 누구인지 본다면 그것은 러시아뿐"이라고 지적했다.
미하일로 포돌랴크 우크라이나 대통령 보좌관은 트위터에서 "이번 누출은 러시아에 의한 테러 공격이자 유럽연합(EU)에 대한 침략 행위"라고 주장했다.
러시아도 다른 세력의 사보타주로 인한 사고일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가스 누출은 대륙 전체의 에너지 안보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상황이 매우 우려스럽다"고 밝혔다. 이번 누출 사고가 사보타주가 아니냐는 질문에는 "당장은 어떤 것도 배제할 수 없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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