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 배아 발달 '일시정지 버튼' 발견…시험관 아기에 도움 될까

이병구 기자 2024. 9. 29. 09:00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과학자들이 정자와 난자의 수정 이후 자궁 착상 전에 인간 배아 발달을 휴면 상태로 만들어 '일시정지'할 수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휴면 상태를 활용하면 시험관 아기 시술에서 배아 건강 평가나 착상을 개선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연구팀은 "시험관 아기 시술 중에 휴면 상태를 활용해서 배아의 건강 상태를 평가하고 자궁 내 착상을 개선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휴면 상태의 인간 블라스토이드. 블라스토이드는 인간 줄기세포와 줄기세포 기반 배반포 모델이다. Heidar Heidari Khoei/IMBA 제공

과학자들이 정자와 난자의 수정 이후 자궁 착상 전에 인간 배아 발달을 휴면 상태로 만들어 '일시정지'할 수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휴면 상태를 활용하면 시험관 아기 시술에서 배아 건강 평가나 착상을 개선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아이단 불루트-카르슬리오글루 독일 막스플랑크 분자유전학연구소 연구원팀은 오스트리아 과학아카데미 분자생명공학연구소(IMBA) 연구팀과의 공동연구를 통해 배아의 휴면 상태를 조절하는 분자 메커니즘이 인간 배아에도 작동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연구결과는 26일(현지시간) 국제학술지 '셀'에 공개됐다.

일부 포유류는 배아와 모체의 생존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배아 발달을 잠시 멈추고 휴면 상태에 들어가 발달 시기를 조절할 수 있다. 주로 배아가 자궁에 착상하기 직전인 '배반포' 단계에서 발달을 늦춘다. 발달을 재개하기 전까지 몇 주~몇 달 동안 휴면 상태를 유지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인간은 자연 상태에서 배아 발달을 멈추지 않지만 일시정지가 가능한지에 대한 여부는 그동안 확인된 바 없었다. 연구팀은 인간 배아 대신 윤리적 대안인 인간 줄기세포와 줄기세포 기반의 배반포 유사체인 '블라스토이드(Blastoids)'를 사용해 이를 확인하는 연구를 수행했다.

연구팀은 줄기세포와 블라스토이드에서 생체 분자들이 연속적으로 반응하는 'mTOR' 신호 전달 체계를 억제하면 휴지기와 비슷한 휴면 상태가 유도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연구팀은 "mTOR은 쥐 배아에서 성장과 발달 진행의 주요 조절자"라며 "인간 줄기세포와 블라스토이드를 mTOR 억제제로 처리하자 발달 지연이 관찰됐다"고 설명했다.

휴면 상태에 들어간 블라스토이드는 세포 분열이 감소하고 발달이 느려지며 자궁 내막에 부착하는 능력이 감소했다. mTOR 신호 경로가 활성화되면 다시 정상적으로 발달을 시작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난임 등 생식과 관련된 의학 발달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발달 속도가 빨라지면 체외수정(IVF)의 성공률이 높아진다. mTOR 활동을 강화하면 발달을 촉진할 수 있어 난임 해결책으로 고려할 수 있다는 것이다. 

연구팀은 "시험관 아기 시술 중에 휴면 상태를 활용해서 배아의 건강 상태를 평가하고 자궁 내 착상을 개선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참고 자료>
- doi.org/10.1016/j.cell.2024.08.048

[이병구 기자 2bottle9@donga.com]

Copyright © 동아사이언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