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한국 방어에 전술핵 꺼내나…'사용 가능한 핵' 전략 검토

김경민 2026. 8. 6. 0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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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국방부가 중국·러시아와의 지역 분쟁에서 동맹국을 방어하기 위해 단거리 전술핵무기의 역할을 확대하는 새로운 핵전략을 검토하고 있다. 대도시와 국가 기반시설을 파괴하는 장거리 전략핵 위협만으로는 미국이 실제 핵 사용에 나설 것이라고 적국을 설득하기 어렵다는 판단에서다. 특히 미국이 장거리 전략핵뿐 아니라 역내에서 신속하게 사용할 수 있는 저위력 핵전력을 확충할 경우 한국 내 전술핵 재배치나 핵 공유 논의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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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비 정책차관 주도 새 핵전략 초안
중러 공격받는 한국·일본 등 동맹 방어 초점
"실제로 쓸 수 있어야 억지력"…핵전쟁 위험 확대 우려
미국의 핵추진잠수함. 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미국 국방부가 중국·러시아와의 지역 분쟁에서 동맹국을 방어하기 위해 단거리 전술핵무기의 역할을 확대하는 새로운 핵전략을 검토하고 있다. 대도시와 국가 기반시설을 파괴하는 장거리 전략핵 위협만으로는 미국이 실제 핵 사용에 나설 것이라고 적국을 설득하기 어렵다는 판단에서다.

새 전략이 채택되면 중국·러시아와 가까운 한국과 일본을 겨냥한 미국의 확장억제 방식에도 적지 않은 변화가 예상된다. 미국의 핵우산이 보다 구체적이고 현실적인 대응 수단을 갖추게 된다는 평가와 함께 핵무기 사용 문턱을 낮출 수 있다는 우려도 커질 전망이다.

NBC뉴스는 5일(현지시간)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엘브리지 콜비 미국 국방부 정책차관이 감독하는 새 핵전략 초안에 단거리 전술핵무기를 중시하는 내용이 담겼다고 보도했다.

기존 미국 핵전략은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전략폭격기,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등 장거리 전략핵 전력을 앞세워 적국의 본토와 핵전력을 파괴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해왔다. 새 구상은 이 같은 대규모 보복 수단뿐 아니라 전장과 군사기지 등 제한된 표적을 겨냥할 수 있는 소형 핵무기를 선택지로 확대하는 데 초점이 맞춰졌다.

미 국방부 고위 당국자는 NBC뉴스에 "신뢰할 수 있는 핵 선택지가 필요하다는 것이 우리의 견해"라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실제 사용할 수 있는 다양한 대응 수단을 제공해야 억지력이 강화된다고 설명했다.

핵심은 미국 본토가 직접 공격받지 않은 상황에서도 동맹국을 위해 핵무기를 사용할 수 있다는 위협을 중국과 러시아가 믿도록 만드는 것이다.

현재 미국의 확장억제는 한국과 일본 등 동맹국이 핵 공격을 받을 경우 미국 본토가 공격당한 것처럼 대응하겠다는 약속에 기반한다. 그러나 중국이나 러시아가 제한적인 핵 공격을 감행했을 때 미국이 자국 도시가 보복 공격을 받을 위험을 감수하면서 대규모 전략핵을 사용할 수 있겠느냐는 이른바 '확장억제의 신뢰성' 문제가 꾸준히 제기돼왔다.

콜비 차관 측은 소형 전술핵을 갖추면 전면적인 핵전쟁으로 치닫지 않고도 지역전에서 즉각 대응할 수 있어 오히려 핵 사용을 억제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미 국방부 당국자는 "확장억제가 신뢰받으려면 해당 국가의 정치 지도부가 실제로 사용할 수 있다고 판단할 만한 핵전력을 제공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전략핵 보복처럼 극단적인 선택지만 남겨둘 경우 적국이 미국의 핵 위협을 믿지 않을 수 있고, 결과적으로 억지력이 약화한다고 지적했다.

콜비 차관은 그동안 수도나 대도시 전체를 파괴하는 전략핵보다 전장의 제한된 표적을 공격하는 저위력 전술핵의 필요성을 주장해왔다. 핵무기를 사용할 수 없는 상징적 무기로 남겨두기보다 실제 군사 작전에 투입할 수 있는 선택지로 만들어야 한다는 논리다.

그는 5~6일 네브래스카주 오마하에서 열리는 미국 전략사령부 억제 심포지엄에 참석해 국가방위전략과 향후 핵전략을 논의할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전략사령부는 미국의 핵전력과 핵 억제 작전을 지휘하는 통합전투사령부다.

새 전략은 한국과 일본의 안보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다. 중국과의 대만해협 충돌이나 한반도 유사시 미국이 전술핵을 핵심 대응 수단으로 검토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미국이 장거리 전략핵뿐 아니라 역내에서 신속하게 사용할 수 있는 저위력 핵전력을 확충할 경우 한국 내 전술핵 재배치나 핵 공유 논의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다만 NBC 보도는 아직 국방부 내부의 전략 초안 단계에 관한 것으로, 한반도 전술핵 배치가 구체적으로 결정됐다는 의미는 아니다.

반론도 거세다. 전술핵은 전략핵보다 위력이 작고 공격 범위가 제한돼 정치 지도자가 사용을 결정하기 쉬울 수 있다. 핵무기 사용 가능성을 높여 재래식 전쟁이 핵전쟁으로 번지는 위험을 키울 수 있다는 지적이다.

미 의회의 한 고위 인사는 이번 구상을 트럼프 대통령이 강조해온 핵 억제력 강화 방침과 동떨어진 접근이라고 비판했다. 제한적인 전술핵에 지나치게 의존하면 장거리 전략핵을 사용해야 할 상황에서도 대통령이 소극적인 선택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미국의 핵전략 논의는 미러 간 마지막 전략핵 군축 체제가 흔들리고 중국이 핵전력을 빠르게 확충하는 가운데 본격화하고 있다. 러시아는 전략핵뿐 아니라 지역 분쟁에서 사용할 수 있는 전술핵을 대규모로 보유하고 있으며, 중국도 핵탄두와 운반 수단을 확대하고 있다.

km@fnnews.com 김경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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