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스포티지에 굴복" 17년 만에 단종되는 국산 SUV의 '최후'

기아 쏘울 / 사진=기아

기아의 대표 박스카, 쏘울이 17년 만에 생산을 종료한다.

2008년 첫 출시 이후 누적 수출 223만 대를 돌파한 수출 효자 모델이지만, 오는 10월 광주 2공장에서의 생산을 마지막으로 단종된다.

더 놀라운 점은 쏘울이 여전히 EV6나 EV9보다 수출량이 많다는 사실이다. 이런 성과에도 불구하고 단종이 결정된 배경에는 단순한 판매량이 아닌 ‘수익성’이란 키워드가 자리한다.

판매 단가가 낮은 쏘울 대신, 높은 수익을 가져다주는 스포티지 하이브리드 생산에 집중하는 것이 기아의 전략이다.

쏘울 빠진 라인, 스포티지로 채운다

기아 쏘울 / 사진=기아

쏘울 생산을 멈추는 광주 2공장에는 신규 모델이 아닌 스포티지가 투입된다.

특히 스포티지 하이브리드 모델은 계약 후 출고까지 최소 6개월이 걸릴 만큼 수요가 몰리고 있지만, 공급이 부족한 상황이다.

기아는 같은 생산 라인을 더 수익성 높은 차종으로 바꾸는 게 효율적이라 판단했다.

이는 단순한 모델 교체가 아니라, 한정된 생산 자원을 최대한 효율적으로 운용해 기업 이익을 극대화하려는 전략적 선택이다.

생산 전략 바꿨지만, 내부는 들끓는다

기아 쏘울 / 사진=기아

하지만 이 전략적 움직임은 내부 갈등과 맞물리며 복잡한 국면으로 접어들고 있다.

쏘울 단종 발표 하루 전, 광주 2공장에서는 예고 없는 정전 사태가 발생했고, 같은 날 노사 간 임금 및 단체협상이 결렬되며 긴장이 고조됐다.

노조는 기본급 인상부터 주 4일 근무제까지 요구하며 강도 높은 투쟁을 예고하고 있다.

이는 쏘울 단종 이후 생산라인 재편과 인력 배치 변화에 따른 내부 반발이 본격화될 가능성을 시사한다.

선택과 집중이 낳은 성장통

기아 쏘울 실내 / 사진=기아

기아의 선택과 집중 전략은 분명한 명분이 있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소외되는 차종과 재배치 대상이 되는 인력의 반발을 최소화하는 것도 중요하다.

자동차 생산은 컨베이어 벨트처럼 연결된 시스템이기 때문에, 노조의 파업이 현실화되면 전체 생산에 심각한 차질이 생길 수 있다.

쏘울이 떠나며 비워지는 자리는 단순한 공간이 아니라, 노사 신뢰와 안정성까지 함께 시험받는 민감한 지점이 되고 있다.

기아, 체질 개선 넘어 내부 신뢰 회복도 과제

기아 쏘울 / 사진=기아

기아는 EV 라인업 확대와 수익성 중심의 생산 전략으로 체질 개선에 속도를 내고 있다.

쏘울 단종은 그 흐름 속에서 내려진 결정이지만, 그 뒤에는 광주 2공장 노사 갈등이라는 복병이 자리 잡고 있다.

성공적인 체질 전환을 위해선 단지 생산 라인을 바꾸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노사 간 신뢰 회복, 조직 내 갈등 해소 없이는 ‘선택과 집중’이라는 전략도 시장에서 안정적으로 안착하기 어렵다. 쏘울의 마지막은 기아의 새로운 시험대가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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