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S26 프리뷰]③AP값만 수십조…'울트라'엔 퀄컴칩 고수

/챗GPT의 도움을 받아 제작한 그래픽입니다

갤럭시 S26 시리즈가 내세운 ‘고도화된 AI 경험’의 성패는 결국 기기의 두뇌인 모바일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가 결정한다. 온디바이스 AI를 지연 없이 구동하고 퍼플렉시티·제미나이 등 복수의 AI 엔진을 안정적으로 작동시키려면 높은 연산 성능과 발열·전력 효율을 동시에 확보해야 하기 때문이다.

삼성전자가 이번 신작에서 자사 칩셋 ‘엑시노스’를 복귀시키면서도 최상위 모델인 울트라에는 퀄컴 칩을 유지한 배경에는 이러한 기술적 요구와 비용 부담 사이에서 균형을 찾으려는 전략적 판단이 깔려 있다.

AP 매입만 11조…'엑시노스' 복귀

24일 업계에 따르면 갤럭시 S26 기본형과 플러스 모델에는 2나노 공정을 적용한 ‘엑시노스 2600’이, 울트라 모델에는 퀄컴의 ‘스냅드래곤 8 엘리트 5세대’가 탑재될 가능성이 높다. 엑시노스 칩셋이 플래그십 라인업에 복귀하는 것은 2024년 S24 이후 2년 만이다. 전작 S25가 성능 안정성과 수율 문제로 전량 퀄컴 칩을 탑재했던 것과 비교하면 의미 있는 변화다.

엑시노스는 삼성전자가 자체 개발한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다. 반도체(DS)사업부문 산하 시스템LSI사업부가 설계하고 파운드리사업부에서 생산한다. 특히 엑시노스 2600은 삼성전자가 차세대 트랜지스터 구조인 2나노 게이트올어라운드(GAA) 공정을 처음으로 상용 플래그십 제품에 적용하는 사례라는 점에서 상징성이 크다.

삼성이 엑시노스 복귀를 서두른 배경에는 천문학적인 부품 비용이 자리한다. 삼성전자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MX사업부의 지난해 3분기까지 누적 AP 매입액은 약 10조9275억원에 달한다. 연간 기준 수십조원의 비용이 퀄컴 등 외부 제조사로 흘러 들어가는 셈이다. 스마트폰 원가에서 AP가 차지하는 비중이 20%를 상회하는 상황에서 외산 칩 의존도는 수익성을 압박하는 요인이다. ‘칩플레이션’이 지속되는 환경에서 자체 칩 비중 확대는 불가피한 선택인 것이다.

삼성전자의 엑시노스 2600. / 사진 제공=삼성전자

성능은 개선…남은 건 '체감 격차'

최근 테크 커뮤니티 등을 통해 유출된 엑시노스2600의 벤치마크 지표는 시장의 기대를 뛰어넘는다. 긱벤치 멀티코어 점수 1만1000점을 돌파하며 스냅드래곤 8 엘리트 5세대와 대등한 수준에 올라선 것으로 파악된다. AMD RDNA 4 아키텍처를 기반으로 한 차세대 그래픽저장장치(GPU) ‘주노(JUNO)’가 탑재돼 그래픽 성능이 전작 대비 2배 이상 향상되었다는 분석이다. 또한 새로운 열 제어 기술인 ‘HPB’를 적용해 기존 모델 대비 열 저항도 16% 낮춘 것으로 파악된다.

그럼에도 최상위 모델인 울트라에는 여전히 퀄컴 칩 단독 탑재가 유력하다. 비약적 성능 개선에도 불구하고 플래그십 상징 모델에서 발생할 수 있는 성능 논란을 사전에 차단하려는 결단으로 해석된다. 200만원을 상회하는 고가 모델에서 미세한 발열이나 성능 편차가 발생할 경우 브랜드 신뢰도에 미치는 영향이 크기 때문이다. 검증된 하드웨어를 최상위 모델에 적용해 사용자 경험의 일관성을 확보하려는 것이다. 즉, 칩셋 이원화 전략은 엑시노스를 통한 원가 부담 완화와 스냅드래곤을 통한 플래그십 성능 안정성 유지라는 두 목표를 병행한 결정인 셈이다.

갤럭시 S26 흥행의 핵심 변수는 엑시노스와 스냅드래곤 모델 간 체감 성능 격차를 얼마나 최소화하느냐에 달려 있다. ‘AI 경험의 고도화’가 칩셋 구성에 따라 차이를 보일 경우 모델 간 비교 논란이 재점화될 수 있고, 이는 브랜드 신뢰도에 부담으로 작용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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