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소파, 변기보다 75배 더러워
“정기적인 청소 필요해”
도마, 손잡이 등 세균 많아
많은 사람들이 집 안에서 가장 더러운 장소로 화장실을 떠올리지만, 실제로는 일상에서 자주 사용하는 가구나 도구들이 예상보다 훨씬 높은 세균 밀도를 가진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영국에서 진행된 조사에 따르면 집안의 일부 생활용품은 화장실 변기보다 수십 배 더 많은 세균이 서식하고 있다.
영국 일간 데일리메일은 9일(현지 시각) 멜벡 미생물학 및 소파 클럽 연구팀이 영국 내 6개 가구의 소파 조사 결과를 밝혔다고 보도했다.
해당 연구 결과 소파의 표면에서 변기 좌석보다 무려 75배나 많은 호기성 중온성 세균(AMB)이 검출됐다. AMB는 주방 쓰레기통에서 6,000개, 변기에서 6,800개에 검출되는 데 그쳤지만, 소파 표면에서는 100㎠당 평균 50만 8,883개가 발견됐다.

특히 반려동물을 키우는 가정에서는 세균 오염이 더 심각하게 나타났다. 고양이를 두 마리 키우는 한 가정에서는 100㎠당 백만 개 이상의 대장균이 소파에서 검출되었고 개를 키우는 부부의 소파에서도 19만 3,000 CFU(집락형성단위)가 확인되었다. 혼자 사는 사람의 소파에서도 4만 6,000 CFU가 발견됐다.
세균은 생활 방식과 청소 습관에 따라 수치가 달라질 수 있다. 높은 세균 밀도를 기록한 소파는 그 재질에 따라 관리법이 다르다. 가죽 소파는 수분에 약하므로 마른 수건이나 가죽 전용 클리너로 먼지를 제거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다.
기름얼룩이 묻었을 때는 샴푸를 푼 물을 꼭 짠 수건으로 닦아내면 효과적이다. 패브릭 소파는 먼지가 쉽게 쌓이고 세균 증식 환경이 잘 조성되므로 일주일에 한 번은 빗자루, 청소기, 중성세제를 활용해 청소해야 한다. 얼룩은 얼룩 제거제를 활용해 즉시 닦는 것이 중요하다. 스웨이드 소파는 물에 닿을 경우 딱딱하게 굳는 성질이 있어, 전용 솔로 먼지를 털어내고 진공청소기로 마무리하는 방식이 권장된다.

전문가들은 “소파처럼 장시간 밀접 접촉이 이루어지는 가구는 위생 관리에 더 신경 써야 한다”라며 “정기적으로 커버를 세탁하고 베이킹소다를 뿌려 살균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조언했다. 또 “세균은 눈에 보이지 않기 때문에 깨끗해 보이는 곳도 정기적인 청소가 필요하다”라고 강조한다.
소파 외에도 도마, 수세미, 문손잡이, 스마트폰, 컴퓨터 키보드 등 일상적으로 손이 자주 닿는 물건들이 많은 세균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도마는 음식물이 칼집 사이에 남아 세균 번식에 적합하고 수세미는 젖은 상태로 오랜 시간 방치되면서 세균이 번식하기 쉽다.
이에 매번 사용 후 뜨거운 비눗물로 세척하고 완전히 건조하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주 1회, 물 1갤런당 락스 1큰술을 푼 물로 소독해 세균을 없애는 것이 좋다.

나무 도마는 한 달에 한 번 식품용 미네랄 오일을 분포해 표면을 보호하는 것이 세균 감염에 효과적이다. 욕실 세면대 손잡이 또한 손을 씻기 전 오염된 손이 닿는 부위라 주기적인 소독이 필요하다.
욕실용 클리너나 소독제를 매일 청소해 주는 것이 좋으며 틈새 청소가 어렵다면 소독용 스프레이나 물티슈로 간단히 닦는 것도 세균 박멸에 효과적이다. 스마트폰과 노트북 같은 전자기기는 외부에서 자주 사용되고 다양한 물건과 접촉하면서 세균이 쉽게 옮겨진다.

이에 사용 후 전원을 끄고 70% 알코올을 적신 극세사 천으로 닦아주는 것이 위생적이다. 키보드는 뒤집어서 이물질을 털어낸 후 압축 공기 스프레이와 알코올 물티슈로 청소하는 것이 권장된다. 문손잡이는 특히 주방, 욕실, 현관 등 다양한 공간에서 자주 접촉되므로 소독용 물티슈로 주 1~2회 정기적으로 닦아야 세균 확산을 막을 수 있다.
결국 집안 곳곳의 물건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더 많은 세균에 노출돼 있을 수 있다. 매일 1~2분 투자해 주기적으로 위생을 관리하는 것이 건강을 지키는 첫걸음이 될 수 있다. 가벼운 청소 습관만으로도 호흡기 감염이나 식중독과 같은 질병을 예방할 수 있는 만큼 일상 속 위생 관리는 선택이 아닌 필수로 자리 잡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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