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퀴벌레 나와도…저렴한 학식 찾을 수 밖에 없어" 경북대 학생 토로

30일 정오께 경북대 정보센터 구내식당에는 학생들이 점심을 먹고 있다. 이곳은 전날 음식에서 바퀴벌레가 나와 한바통 소동을 빚은 곳이다. 이정훈 기자

"주머니 사정이 가벼운 학생들은 바퀴벌레가 나왔다 해도 학교 구내식당을 찾을 수 밖에 없습니다"

전날 학식에서 바퀴벌레가 나와 한바통 소동을 빚은 경북대 정보관 구내식당에서 30일에는 여전히 학생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경제적으로 여유롭지 않은 학생들은 "대안이 없다"며 학교 구내식당으로 모였다.

이날 낮 12시쯤 경북대 정보관 구내식당에는 점심식사를 위해 찾은 이용객 30여명으로 가득차 있었다.

주 3회정도 이곳 식당을 이용하는 대학원생 이모씨는 "이곳 식당에서는 제일 비싼 메뉴가 6천원인데, 학교 밖에선 이 가격으로 식사를 해결하는게 거의 불가능하다"며 "위생문제와 별개로 학생들이 이곳 식당을 찾을 수 밖에 없는 이유가 바로 가격이다"라고 말했다.

주 5일정도 학식을 이용한다는 경북대 졸업생 김모씨는 "시험 준비로 여유롭지 않은 상황이라 학식을 자주 이용하고 있다"며 "음식에 벌레가 나왔다는 소식이 충격적이긴 하지만 학식 이용을 당장 중단하긴 어려울거 같다"고 토로했다.

구내식당 영양사 김모씨는 "어제 상황을 확인한 뒤 즉시 방역업체를 불러 살충 작업을 실시했다"며 "월 1회 정기적으로 방역을 하고 있는데, 약품이 퍼지기 전에 이런 일이 생긴 것으로 판단한다"고 말했다.

경북대 첨성관(생활관) 내 식당 또한 상황은 비슷했다.

이곳은 올해만 학식과 관련해 8차례에 걸쳐 문제가 공식적으로 제기됐다. 학생들이 TF(테스크포스)까지 구성해 학교 측 대응을 요구한 식당이기도 하다.

3월부터 이곳에 거주하는 서모(미래차융합전공) 씨는 "늦게 도착하면 메뉴가 임의대로 바뀌는 경우도 있고, 이물질 문제도 꾸준히 나오며 원생들의 불만이 고조된 점은 맞다"면서도 "가격적인 부분에서 경쟁력이 있기 때문에 주에 3회는 먹게 된다"고 밝혔다.

식당에서 마주친 김모(지리교육과) 씨도 "이곳에 들어올 당시 1일 2식 프로그램을 신청했는데, 한 학기 내내 먹어도 60만원 정도로 해결이 된다"며 "학생들 사이에서 첨성관 학식의 평판이 안좋은건 사실이지만, 가격면에서 말도 안되게 저렴한 것은 사실이다"고 덧붙였다.

경북대 학식에 대한 제보도 이어졌다.

경북대 한 재학생은 "첨성관 학식은 맛없고 영양가 없고 비위생적인걸로 악명 높다. 일부 학생들은 기숙사식 신청 한 뒤 식권 절반을 그냥 버린다"며 "며칠째 물탄 순두부국이나 말라서 돌덩이가 된 고등어구이, 우유없다고 씨리얼만 나오는 아침이라면 누가 먹을까"라고 지적했다.

또다른 학생은 "정보센터식당에서 밥먹다가 머리카락 나온적 있다"며 "정보센터식당은 도서관 바로 옆이라서 학생들도 많다"고 아쉬워했다.

한편, 경북대측은 식사 중 바퀴벌레를 먹게 된 학생에게 유감을 표하며 "해당 학생이 추후 병원을 방문하게 될 경우를 포함해 후속처리에 있어 이 이상 불미스러운 일이 없도록 세심하게 신경쓰겠다"고 밝혔다. 이어 "학생처와 생활협동조합 내부적으로 본 사안을 심각하게 보고 있으며, 원인 분석과 재발 방지 대책에 대해 논의 중이다"고 덧붙였다.

이정훈 기자 leefter@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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