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리가 매일 먹는 음식 속에 플라스틱이 숨어 있다는 사실은 상상조차 하기 싫은 일이다. 하지만 이미 여러 국제 연구 결과에서, 일상적으로 섭취하는 특정 식품들에서 ‘미세플라스틱’이 실제 검출되고 있으며, 그 양은 생각보다 훨씬 많다. 미세플라스틱은 5mm 이하의 크기를 가진 플라스틱 조각으로, 대부분 눈에 보이지 않을 정도로 작지만, 체내에 들어왔을 때 장벽을 통과하거나 혈액, 장기 조직에 침착될 수 있다는 점에서 위험성이 크다.
특히 국내에서 자주 소비되는 특정 식재료들에 반복적으로 노출되면, 장기적인 축적과 대사 이상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오늘은 일상에서 자주 섭취되는 미세플라스틱 고위험 음식들을 짚어본다.

1. 생수보다 위험하다는 '티백' 속 찻잎
차를 마실 때 흔히 사용하는 일회용 티백. 겉보기엔 천으로 보일 수 있지만, 실제 대부분의 티백은 나일론, PET 등 플라스틱 성분이 포함된 합성 섬유로 제작된다. 특히 끓는 물에 담가 우려낼 때, 수십억 개의 나노 및 마이크로플라스틱 입자가 차 안으로 유입된다는 연구 결과가 이미 캐나다 맥길대 연구진을 통해 발표됐다.
차 한 잔이 건강한 습관이라 믿었지만, 티백 하나에서 방출되는 미세플라스틱의 양은 생수 1리터보다 훨씬 많으며, 이는 장내 미생물 균형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 실제로 티백을 매일 사용하는 사람들은 위장관 염증, 복부 팽만, 미세 염증 반응 증가 가능성이 높아진다.

2. 자주 먹는 '소금'에 이미 미세플라스틱이 섞여 있다
국제 환경단체 ‘그린피스’가 전 세계 21개국의 소금을 분석한 결과, 국내산을 포함한 대부분의 소금에서 미세플라스틱이 검출되었다. 이는 바닷물에서 증발시킨 천일염, 정제염 모두 해당되며, 플라스틱 입자는 바닷물 오염에 의해 이미 초기 단계부터 소금 결정 안에 흡착되어 있는 상태다.
문제는 미세플라스틱 입자가 염화나트륨 결정 속에 균질하게 분포되어 있다는 점이다. 매일 소량씩 반복적으로 섭취하면서도 우리가 자각하기 어려운 이유다. 소금은 대부분 조리에 사용되어 필수적이기 때문에 완전 회피가 어려운 식재료 중 하나지만, ‘플라스틱 검출 테스트 인증’을 받은 소금으로 대체하는 것이 지금으로선 유일한 예방책이다.

3. 아이들도 즐겨 먹는 '사과' 껍질 속 미세플라스틱 흡착
건강 간식의 대명사처럼 여겨지는 사과. 그러나 최근 연구에서는 사과 껍질 표면에서 미세플라스틱이 지속적으로 검출되고 있으며, 과일 세척만으로는 제거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 특히 농약 살포나 유통 중 포장재에서 유래된 플라스틱 입자가 표면에 부착된 뒤 과육 조직 속으로 일부 스며드는 현상이 보고되었다.
과일류는 겉으로는 깨끗해 보여도, 재배 환경이나 유통 과정에서 공기 중 미세먼지와 플라스틱 분진에 반복 노출될 수 있기 때문에, 껍질째 먹는 습관은 되도록 피해야 한다. 특히 아이들이 즐겨 먹는 사과는 껍질을 벗기고, 중성세제로 30초 이상 문질러 세척한 뒤 섭취하는 것이 현재로선 가장 현실적인 대처다.

4. 밥상에 빠지지 않는 '쌀'에서도 검출된 미세플라스틱
쌀은 국내에서 거의 매일 섭취되는 주식이다. 그런데 최근 호주 뉴캐슬 대학을 포함한 국제 공동연구팀의 조사에 따르면, 시판 중인 쌀에서도 미세플라스틱이 소량 검출된 사례가 확인되었다. 특히 포장 과정에서 사용되는 비닐 봉투나 저장 컨테이너에서 나오는 마모성 플라스틱 입자가 원인인 경우가 많았다.
더 큰 문제는 미세플라스틱이 쌀의 표면뿐 아니라 가공 중 고열로 인해 입자 내로 일부 침투할 수 있다는 점이다. 이는 세척으로 완전한 제거가 어렵다는 의미이며, 오랜 기간 섭취 시 장내 면역 반응에 영향을 줄 가능성이 있다. 비교적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선 벌크 형태보다는 유리병 포장 혹은 친환경 인증을 받은 쌀 제품을 선택하는 것이 유리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