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전쟁가능국으로 돌아간다는 일본…그럼 무슨 주식 사야되지?

김지희 기자(kim.jeehee@mk.co.kr) 2026. 2. 19. 0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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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중의원 선거후 증시 최고조
타카이치 내각, 전략산업 7조엔 투입
반도체주 키옥시아 올해 85% 급등
일본 주식형 펀드, 장기 투자에 적합
지수추종 ETF·ETN도 눈여겨볼만
일본 증시가 다카이치 사나에 총리가 이끄는 집권 자민당의 중의원 선거 압승을 계기로 강세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다카이치 내각 출범 직후부터 공격적인 재정 정책과 감세안이 본격화할 것이란 기대감이 반영되며 상승세를 타기 시작한 일본 증시는 올해 들어서만 10% 넘게 오르며 연일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다.

닛케이225 지수 흐름은 이른바 ‘사나에노믹스’를 향한 기대감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신임 총리 선출이 유력하다는 소식이 전해진 지난해 10월 20일 4만9000대까지 치솟았던 지수는 12일 기준 5만7000선을 돌파하며 6만 선을 눈앞에 두고 있다. 특히 최근 중의원 선거에서 집권 자민당이 중의원의 3분의 2 의석(310석)을 넘기는 316석을 확보하며 다카이치 총리의 정책 추진력이 강화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시장에서는 정책 수혜주를 중심으로 추가 상승 여력이 충분하다는 분석이 이어지고 있다.

◇국가 전략 산업에 재정 ‘올인’

사나에노믹스는 아베노믹스의 확장적 통화 정책 기조를 계승하는 동시에, 국가 재정을 전략 산업에 직접 투입해 산업 경쟁력을 끌어올리는 데 방점이 찍혀 있다. 인공지능(AI), 반도체, 조선, 방위산업 등 17개 핵심 분야에 7조2000억엔을 투자하겠다는 계획도 내놨다. 증시를 견인하는 축은 ‘방위 강화’와 ‘첨단 기술·공급망 장악’이다.

방위비를 국내총생산(GDP)의 2%까지 조기 확대하겠다는 공약은 방산주에 직접적인 호재로 작용했다. 일본 대표 방산주인 가와사키중공업은 선거 결과가 전해진 9일 하루에만 15.73% 급등했고, 이튿날에도 7.64% 오르며 사상 최고치인 1만8000엔을 넘어섰다.

미쓰비시중공업 역시 3% 안팎의 상승세를 이어가며 10월 초 3600엔 수준이던 주가가 5100엔을 넘겼다. 특히 미쓰비시중공업은 자체 추진 중인 차세대 전투기 사업 등이 다카이치 내각 안보 정책의 주요 축이 될 것이라는 기대를 받고 있다. 현지 언론은 “자민당의 안보 정책 강화 기조로 잠수함 등 국방 수주가 급증할 것이라는 기대가 시장에 번지고 있다”고 평했다.

‘대담한 투자’를 약속한 반도체 종목에도 매수세가 집중되고 있다. 세계 글로벌 낸드플래시 시장 3위 업체인 키옥시아 주가는 반도체 메모리 가격 급등 수혜까지 겹치며 고공행진 중이다. 올 들어 지난 12일까지 키옥시아 주가는 85% 넘게 급등했다. 이에 2024년 말 도쿄증시에 상장한 이후 1년여 만에 시가총액이 10조엔을 넘어섰다. 다카이치 총리의 방위력 강화 정책과 맞물려 고성능 AI 반도체 수요 급증이 예상됨에 따라 같은 기간 도쿄일렉트론(11%), 어드밴테스트(27%) 등의 주가도 뛰었다.

종합상사들의 강세도 눈에 띈다. 다카이치 총리의 전략 산업 육성책에서 가장 주목받는 대목은 종합상사들의 역할 변화다. 미쓰비시상사, 이토추상사, 미쓰이물산 등 일본 5대 상사는 정부의 에너지 및 핵심 광물 공급망 구축의 핵심 파트너로 여겨지고 있다. 특히 일본 주요 상사들은 ‘오마하의 현인’이자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투자자 워런 버핏이 지난해 투자를 늘렸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강세 흐름이 뚜렷하다.

블룸버그는 “다카이치 총리가 전략적으로 추진하는 국방, 인공지능(AI), 반도체 업종이 일본 증시의 최대 수혜주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해외 펀드 안 사지만 일본은 산다

국내 투자자들도 일본 증시로 조금씩 눈을 돌리는 모습이다. 연초 이후 글로벌 경기 불확실성으로 인해 국가별 해외주식형 펀드에서는 자금이 순유출됐지만, 일본 주식형 펀드에는 자금이 유입됐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국가별 해외주식형 펀드에서는 연초 대비 이달 12일까지 5236억원이 빠져나간 반면, 일본 주식형 펀드에는 186억원이 들어왔다. 이 기간 자금이 유입된 해외주식형 펀드는 러시아 펀드(1억원)를 제외하면 일본이 유일하다.

수익률 면에서도 눈에 띈다. 연초 이후 일본 주식형 펀드의 수익률은 17.1%로, 연초 원자재 랠리의 수혜를 입은 브라질 주식형(18.6%)에 이어 전체 해외 주식형 펀드 가운데 2위를 차지했다.

일본 증시에 투자하는 상장지수펀드(ETF)나 상장지수증권(ETN)도 눈여겨볼 만하다. 수익률 면에서 눈에 띄는 상품은 단연 레버리지다. 일본 닛케이225 선물 가격 등락을 2배로 추종하는 ‘한투 레버리지일본니케이225선물 ETN(H)’(29.9%)이나, 일본 도쿄증권거래소 1부 상장 기업 전체지수인 TOPIX지수의 일별 수익률을 2배로 추종하는 ‘ACE 일본TOPIX레버리지(H) ETF’(29.6%) 등 지수 상승에 베팅하는 상품들이 연초 이후 이달 12일까지 30%에 육박하는 수익을 냈다.

테마별 투자 성과를 보면 반도체의 강세가 주목된다. 이 기간 ACE 일본반도체(33.2%), TIGER 일본반도체Factset(30.8%) 등 반도체 관련 ETF들이 30%를 웃도는 수익률을 기록 중이다. 키옥시아를 필두로 다카이치발 수혜와 전 세계적인 반도체 호황이 맞물리면서 가파른 상승세를 탄 것으로 보인다.

미쓰비시상사, 미쓰이물산, 이토추상사, 스미토모상사, 마루베니상사 등 일본 5대 종합상사의 주가 움직임을 추종하는 ‘한투 일본종합상사TOP5 ETN’ 역시 연초 이후 31.2%의 수익률을 올리며 일반 지수 상승률을 크게 상회했다.

시장에서는 여소야대 국면에서 정권 운영에 어려움을 겪던 다카이치 총리가 선거를 통해 장기 집권의 토대를 마련하고 정책 불확실성을 해소한 만큼 일본 증시의 강세가 이어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최보원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선거를 앞두고 주요 야당들도 친기업·친시장 정책을 강조한 데 더해 다카이치 내각이 전후 처음으로 자민당 단독으로 중의원 의석수 310개 이상을 확보하며 전례 없는 성과를 거두며 일본 증시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전망”이라며 “닛케이 지수가 단기 반등이 컸던 만큼 이달 중후반 일시적 숨고르기 구간이 나타날 수 있으나 추가 상승 여력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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