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지안 "궁금한 배우가 목표… 아직 배우는 중" [인터뷰]
"선배 현빈에게서 여유 배웠다"
"연기하며 인간관계·시야 확장"

배우 원지안에게 현재는 완성보다 과정에 가까운 시기다. 다만 그 과정이 예사롭지 않다. 작품마다 전혀 다른 얼굴을 꺼내 보이며 ‘다음이 궁금한 배우’로 떠올랐다.
시즌2를 준비 중인 디즈니플러스 ‘메이드 인 코리아’에서 원지안은 야쿠자 조직의 핵심 인물 최유지로 분했다. 차갑고 서늘한 인상, 날 선 에너지를 가진 캐릭터였다. 그는 “감독님이 처음 나를 보고 ‘칼날 같은 분위기’를 느꼈다고 하셨다”며 “그 시선을 믿고 내가 해나가야 할 것들에 집중했다”고 말했다.
일본어 대사부터 걸음걸이, 제스처까지 세밀하게 구축하며 캐릭터에 다가갔다. 작품 공개 이후 호평도 받았다. 하지만 원지안은 자신을 여전히 성장 중인 존재로 규정한다. “아직 배워야 할 게 많아요. 그래서 더 많이 도전해야 한다는 생각이 크고요. 계속 일을 할 수 있다는 것 자체가 감사하죠.”
현장 경험 역시 그를 빠르게 단단하게 만들고 있다. 특히 ‘메이드 인 코리아’ 촬영을 통해 원지안은 연기의 방식 자체를 다시 바라보게 됐다. 대본에만 의존하는 것이 아니라, 현장에서 끊임없이 변주되는 상황 속에서 배우가 어떻게 살아 움직여야 하는지를 체득했다는 것. “현장이 굉장히 유동적이었어요. 대사도, 동선도 계속 바뀌었거든요. 그 안에서 살아 있는 인물을 만들어가는 경험이 굉장히 재밌었습니다.”
선배 배우들과의 호흡도 중요한 자산으로 남았다. 현빈과의 연기에 대해선 “칼날과 칼날이 부딪히는 느낌으로 해석했다”고 표현했다. 상대의 에너지를 받아내며 자신의 연기를 확장하는 방식이다. 동시에 그는 “현장에서 여유 있는 선배의 태도를 보며 나도 언젠가 그런 배우가 되고 싶다고 느꼈다”고 덧붙였다.

흥미로운 지점은 원지안이 특정 이미지에 스스로를 가두지 않는다는 데 있다. 강한 캐릭터 제안을 많이 받지만, 이를 한계로 받아들이지 않는다. “누군가가 나를 보고 말해주는 인상을 기억하려 한다”는 원지안은 그 이미지마저 하나의 재료로 활용한다. 우민호 감독이 언급한 “도화지 같은 배우”라는 평가 역시 그 가능성을 설명하는 단서다.
배우로서의 출발 역시 치밀하게 설계된 길이라기보다 선택과 적응의 연속이었다. 10대 시절 막연히 연기를 꿈꿨고, 대학에서는 무대를 중심으로 경험을 쌓았다. 이후 매체 연기로 빠르게 넘어오며 넷플릭스 ‘D.P.’ 등을 통해 대중과 만났다. 그는 “한 번에 적응되는 일이 아니었다”며 “작품을 거치며 인간관계도, 시야도 많이 넓어졌다”고 털어놨다.
원지안의 연기 철학은 단순하다. 잘하려 하기보다 ‘현장에서 살아 있는 상태’를 유지하는 것. 기술보다 상태, 완성보다 과정에 무게를 두는 접근이다.
그가 추구하는 목표 역시 구체적인 수치나 성취가 아니다. 원지안은 “출연 소식을 들었을 때 궁금한 배우가 되고 싶다. 그렇게 될 때까지 정진해보려고 한다”며 수줍게 웃었다.
유수경 기자 uu84@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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