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저우 NOW] 수영 '황금세대'와 '수중 탄환' 어떻게 중국 양쯔강 건넜나


[스포티비뉴스=조영준 기자] 2023년 9월 25일은 박태환(34) 이후 한국 수영의 새로운 이정표가 생긴 날이다. 1년 연기된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수영 경영 남자 자유형 50m에서 '수중 탄환'이 탄생했다.
여기에 '황금세대' 혹은 '드림팀'으로 불리는 계영 800m 대표팀이 아시아 신기록을 작성하며 중국 양쯔강을 건넜다.
황선우, 김우민, 양재훈(이상 강원도청), 이호준(대구광역시청)으로 구성한 한국 남자 수영 대표팀은 25일 중국 저장성 항저우 올림픽 스포츠센터 수영장에서 열린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수영 경영 남자 계영 800m 결선에서 아시아 신기록인 7분01초73으로 가장 먼저 터치패드를 찍었다.
한국은 '괴물' 판잔러를 앞세운 중국을 제치고 시상대 가장 높은 곳에 섰다. 중국(7분3초40)은 마지막 주자인 판잔러가 혼신의 힘을 다했지만 철저하게 팀 워크에 집중한 한국에 밀려 은메달에 만족해야 했다. 아시안게임 계영 800m에서 가장 많이 우승했던 일본은 7분6초29로 동메달에 그쳤다.

이날 한국은 일본이 2009년 7월 이탈리아 로마에서 열린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세운 종전 아시아 기록인 7분2초26을 14년 만에 경신했다. 한국 수영은 물론 아시아 수영에 새로운 역사가 쓰이는 순간이었다.
과거 한국 수영은 박태환 홀로 이끌었다. 그러나 현재 '에이스'인 황선우는 물론 중장거리의 간판 김우민과 이호준, 양재훈이라는 선수들이 연달아 등장하며 '황금세대의 시대'를 열었다.
또한 이날 오전에 열린 예선에서 든든한 지원군으로 나섰던 이유연(한체대)과 김건우(독도스포츠단)도 한국의 '금빛 물살'에 힘을 보탰다. 특정 선수에게 의존하지 않고 고른 기량을 갖춘 선수들의 조직력을 살린 점이 이번 대회에서 열매를 맺었다.
이정훈 경영 대표팀 총감독과 전동현 코치는 계영 800m 결선을 앞두고 3번 영자로 활약한 양재훈을 첫 영자로 기용하는 전술을 썼다. 레이스 초반 양재훈은 자기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2위를 유지하며 다음 주자인 이호준에게 바통을 넘겼고 이후 물살에 뛰어든 영자들은 속도를 늦추지 않았다.

김우민은 중국과 격차를 더욱 벌렸고 마지막으로 나선 황선우는 금메달을 넘어 아시아 신기록을 향한 터치패드를 찍었다.
한국 수영은 계영 800m의 경쟁력을 위해 올해 초부터 호주 전지훈련을 보냈다. 이들은 개인 기량 향상은 물론 계영에서 필요한 팀 워크에 집중했다. 그 결과 지난 7월 일본 후쿠오카 세계선수권대회에서는 아시아 국가 가운데 유일하게 결선에 진출했다.
그리고 아시안게임에서는 새로운 아시아 기록을 작성하며 내년 열리는 2024 파리올림픽 전망까지 밝혔다. 한국 수영 사상 첫 아시안게임 단체전 우승이라는 업적과 아시아신기록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았다.

황선우는 "동료들과 호흡을 맞춰 엄청난 기록으로 신기록을 세워 대한민국 수영의 기세를 세운 것 같다 만족한다"며 기뻐했다.
현재 수영 대표팀이 '르네상스 세대'로 불리는 점에 대해서는 "대표팀의 기세가 많이 올라왔다. 그렇게 생각하면서 불러주시니 그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더 열심히 훈련해 좋은 경기를 보여주고 싶다"면서 "계영 800m도 올림픽부터 10~11초 줄여가고 있다. 멈추지 않고 끝까지 함께 나아가겠다"고 말했다.
이호준은 "아시안게임 금메달은 2년 전부터 정말 꿈꿔온 순간이다. 목표를 이뤘지만 선수별 목표가 많이 남았기에 여기에 더 집중하겠다"며 긴장을 늦추지 않았다.

양재훈은 "2년 정도 준비했고 앞만 보며 달려왔다. 계영 800m에서 7분1초로 시간을 단축하는데 2년이라는 시간이 걸렸다. 목표를 달성해 동료들과 기쁨을 나누고 싶고 고맙다는 말을 하고 싶다"고 했다.
한국 수영의 쾌거는 여기에서 멈추지 않았다. 앞서 열린 남자 자유형 50m에 나선 지유찬(대구광역시청)은 21초72의 기록으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물속에서 가장 빠른 사나이'를 가리는 남자 자유형 50m에서 지유찬은 아시아게임 기록을 예선과 결선에 걸쳐 연거푸 갈아치웠다. 이날 오전에 열린 예선에서 그는 21초84로 레이스를 마치며 2014년 인천 아시안게임에서 닝쩌타오(중국)가 세운 종전 기록인 21초94를 0.10초가 앞당겼다.

결선에서 한층 빠르게 물살을 가른 지유찬은 21초72를 기록하며 자신이 세운 대회 기록을 0.12초 더 앞당겼다.
수영의 최단 거리인 50m에서 금메달이 나온 점은 매우 특별하다. 지유찬의 활약으로 한국 수영은 '단거리 약세'라는 징크스를 털어냈다. 또한 중국이 자랑하는 판잔러를 제치고 가장 먼저 터치패드를 찍는 성과도 이뤘다.
지유찬은 "중국에서 하는 경기에서 금메달을 따 더 뜻깊은 거 같다. 남은 경기도 열심히 하겠다"며 각오를 다졌다.

중국 수영은 이번 대회 수영 경영에서 9개 종목 연속 금메달을 휩쓸었다. 중국 국기만 가장 높이 올라가던 행진에 마침표를 찍은 것은 한국의 수영 '황금세대'였다.
2년 동안 세계 정상을 겨냥해 철저하게 준비했던 계영 800m는 아시아신기록을 작성했다. 또한 '깜짝 우승'을 차지한 지유찬의 등장은 박태환-황선우로 이어지는 한국 수영 에이스 계보에 새롭게 합류했다.
한국 수영의 '양쯔강 횡단'은 이제부터가 시작이다. 중장거리의 간판 김우민은 개인전에서 4관왕에 도전한다. 자유형 100m에서 동메달을 따낸 황선우는 주 종목인 자유형 200m를 눈앞에 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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