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경원 "서울시장·당대표 명태균 여론조사에 피해" 이준석 "부정선거론자 초기증세"
羅 2021년 서울시장 경선방식-당대표 경선 여론조사 패배 의문
명씨 업체서 당권 7차례 조사, 李 약진…羅 "2시간미만 조사도"
칠불사 회동도 겨눠…李 "조작 조사 있나? 선거 져놓고 떼써"
나경원 국민의힘 의원은 2021년 4·7 서울시장 보궐선거 '당원투표 배제 본경선' 패배, 6·11 전당대회 경쟁자였던 이준석 전 당대표(현 개혁신당 의원)의 '여론조사 지지율 돌풍' 배경에 명태균씨의 역할이 있었던 게 아니냐는 의구심을 드러냈다.
당 소속 김영선 전 의원이 명태균씨와 김건희 여사간 논의 후로도 제22대 총선 공천에 탈락하자, 개혁신당 초대 지도부와 '칠불사 회동'을 갖고 공천개입 폭로와 비례 공천 거래를 논의한 의혹도 겨눴다. 김 여사 공천개입을 부인해오던 이준석 의원은 이와 관련해 "부정선거론자 초기 증세"라며 반발했다.
나경원 의원은 11일 페이스북을 통해 "명태균, 그의 말대로 2021년 오세훈 후보와의 서울시장 경선, 이준석 후보와의 전대는 '의외의 현상'의 연속이었다"면서 "오세훈 후보와의 2차 경선은 느닷없는 (일반국민)여론조사 100%로 진행됐다"고 회고했다.
이어 "그런데 그 여론조사는 역선택(반대정당 지지층이 불리한 결과를 유도함) 방지조항을 삽입하긴커녕, 민주당 지지자들의 응답유도를 위해 '국민의힘 (경선)여론조사'란 것을 모두조항에 언급하지도 않은 여론조사였다"고 문제를 제기했다.
그는 "서울시장 레이스 초반 여론조사 압도적 1위, '1차 경선 압도적 1위'였던 내가 결국 압도적으로 패했다"고 밝혔다. 서울시장 보선 예비(1차)경선은 책임당원투표 20%·일반여론조사 80% 비중이었고 본경선은 당원투표 없이 여론조사 100%로 치러졌다.
2021년 3월초 발표된 예비후보 4인 본경선 득표율은 오세훈 41.64%·나경원 36.31%·조은희 16.47%·오신환 10.39%순이었다. 오세훈 후보는 이후 서울시민 3200명 휴대전화 여론조사 단일화 경선으로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에게 승리했고, 본선에서도 당선됐다.
나 의원은 뒤이어 도전했던 당대표 경선에 관해 "이준석 후보와의 전대는 더욱 이해할 수 없는 상황이 벌어졌다"며 "전대 초반에 역시 여유있는 1위였는데, 명씨와 관련된 여론조사기관(미래한국연구소-PNR)이 7번이나 전대 여론조사를 했다. 참 기이한 일"이라고 했다.
7번의 여론조사는 2021년 6·11 전대 이전 명씨가 실소유주 격인 미래한국연구소와 머니투데이 공동의뢰로 PNR이 실시, 4월18일부터 6월5일까지 7건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에 등록한 여론조사에 국민의힘 당대표 적합도 다자대결 설문이 포함된 것을 가리킨다.
조사 7건 중 2회차(당해 5월2일 등록)부터 후보군에 '나경원'이 포함돼 선두에 올랐지만, 3회차(5월9일)에 '이준석'이 포함되며 단숨에 2위를 달렸고, 4회차(5월15일)에선 출마 선언을 닷새 앞둔 '이준석'이 추월해 선두에 올랐으며, 5회차(5월22일)에선 1·2위 격차를 오차범위 밖으로 벌렸다.
5회차까지 한자릿수였던 이준석-나경원 후보 격차를 6회차(5월22일)에선 40.7% 대 19.5%로 '더블스코어 차이'로 발표하기도 했다. 6회차와 7회차(6월5일)까지 PNR은 무당층이 아닌 국민의힘 지지층에서만도 이준석 후보가 50% 가까운 지지를 얻어 배로 앞섰다고 공표했다.
그러나 6·11 전대로 드러난 당원선거인단 투표 결과는 나경원 후보 40.93%에 이준석 후보 37.41%, TK 중진 주호영 후보 16.82% 등 '중진 몰표'로 PNR 조사와 상반됐다. 당 지지층과 무당층 국민여론조사에선 이준석 후보가 58.76%를 단독 득표해 합산 득표율에서 나경원 후보를 제쳤다.
나 의원은 "그렇게 많은 여론조사가 전대 기간에 있었던 것은 유일무이했다. 특히 이준석 후보가 나를 이기는 첫번째 여론조사(2021년 5월15일 등록 PNR조사), 그것도 무려 5%포인트 이기는(이준석 20.4% 대 나경원 15.5%) 조사결과를 해당 여론조사기관이 내보냈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 이후 눈덩이처럼 이준석 후보의 지지율을 굴려갔다. 그 당시 여론조사 중 2021년 5월22일 토요일자 조사는 응답률 3.3%인데 단 '1시간 50분' 만에 표집됐다"며 '의아함'을 드러냈다. 대부분 조사는 하루당 6시간 이상 설문 시간을 갖지만, 해당 조사는 2시간도 안 되는 기간 집중됐단 것이다.
그는 "난 참 이상하다고 생각만 했고, 후에 명씨가 개입했단 얘기를 들었다"며 "명씨 주장대로라면 나는 명씨 때문에 번번이 피해를 입은 것"이라고 강조했다. 두번의 경선 패배에 "깔끔하게 승복했고 아무런 이의제기도 하지 않았으나 도대체 어떤 일이 있었는지 나도 궁금하다"고 진상규명을 촉구했다.
그러자 이 의원은 페이스북 글로 "부정선거론자가 되는 초기증세다. 전대 지고 3년동안 얼마나 이런 소리 하고 싶으셨겠냐"며 "제가 1등하는 조사가 수두룩 했고 전대 기간동안 40회 넘는 조사가 이뤄졌는데 추세에서 벗어난 '조작된' 조사 하나만 찍어서 대보시라. 없잖냐"고 비난했다.
나 의원은 "이 의원 스스로도 '여론조사는 기법과 돈'이라고 말했는데, 명씨 여론조사에 대한 의혹 제기를 부정선거론으로 매도해버린다"며 '선거 전 비정상적 여론조사 문제제기'라면서 "1시간50분 단 몇시간에 불과한 여론조사 시간, 편중된 성별비율, 3%내외 응답률 등을 확인해보라"고 받아쳤다.
또 "그래서 명씨와 미리 여론조사 관련 얘기를 나눈적이 진짜 없나. 그리고 그럼 ('칠불사 회동'을 한) 새벽에 '홍매화는 왜 심은' 것인가"라고 반문했다. 이에 이 의원은 "선거 지고 떼쓰는 사람들을 통틀어 부정선거론자라는 것"이라며 "명태균 사장 만나 나 의원이 한 얘기나 구체적으로 밝히라"고 했다.
한편 이날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따르면 명씨는 CBS측과 통화에서 "제가 그러면 여태까지 허언증이고 과대망상증이고 그러면 내가 그 홍준표(대구시장)부터 해서 다 까줄까"라며 "내가 나경원 (전 원내)대표한테 (만나서) '당신이 지난 서울시장(경선) 때 어떻게 죽은지는 알아야 될 거 아니여' 그랬다"고 주장했다.
명씨는 "다음번 서울시장 나오면 또 그렇게 똑같이 죽을 건데, 그러니까 내 말을 듣더라"라며 "(2021년까지) 10년 동안 놀고 있는 오세훈이 현직 의원, 전직 의원, 현역 시의원 한명 없었는데 어떻게 (시장이)됐을까. 내가 대한민국 국민을 15일을 속였다. 모든 정치인, 모든 언론인, 국민들을 딱 15일 동안 속였다"고도 했다.
그러면서 "이 대표도 (2021년 당대표 경선에서) 자기가 1등 된다고 생각했겠나. 그래서 이준석 당대표 만들고 나서 (윤석열) 대통령 만드는 게 별거 아니다. 제일 쉽다"고 주장했다. 이 의원은 전대 이전 명씨를 소개받았다고는 하지만 '당대표로 만들어줬다'는 주장에 '의미 없는 얘기'라고 일축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기호기자 hkh89@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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