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욱 "성남시장 재선 기간 이재명 측에 최소 4억원 전달" 주장
"김만배, 2018년 경기지사 선거 전에도 비용 줬다고 말해"
'대장동 개발 비리·특혜' 의혹 비리로 구속됐다가 21일 1년 만에 풀려난 남욱 씨가 2014년 지방선거 당시 성남시장 재선에 도전했던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측에 최소 4억 원을 건넸다고 주장했다.
남씨는 이날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이준철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이른바 '대장동 일당'의 배임 혐의 재판에 증인 신분으로 출석해 이같이 말했다.
검찰은 남씨가 분양대행업자인 이기성 씨에게서 받은 돈의 액수와 그 용처를 집중적으로 물었다. 이씨는 박영수 전 특검의 인척이자 위례 신도시 개발사업에서 아파트 분양대행업을 맡았고, 대장동 사업에서도 5개 블록의 아파트 분양을 대행했다.
남씨는 2014년 4∼9월 이씨에게서 약 22억5000만 원을 받았다고 말했다. 이 중 12억5000만원 가량을 화천대유자산관리 대주주인 김만배 씨에게 전달했다고 말했다. 남씨는 "저희가 위례 사업권을 받는 대가로 선거자금을 만들어주기로 약속했고, 그 대가로 이기성에게 돈을 빌려서 제가 김만배 씨에게 제공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남씨는 12억5000만원의 사용처에 대해 "유동규 성남도시개발공사 본부장을 통해 '형들'에게 지급한 선거 자금, 강한구·최윤길 성남시의회 의원 등이 이재명 시장의 재선을 하는 데 쓴 자금, 이재명 시장 투표에 활용하기 위해 종교 단체에 지급한 자금 등"이라고 주장했다. 구체적으로는 강한구 전 성남시의원에게 5000만원, 최윤길 전 시의원에겐 6000만원, 고(故) 유한기 전 도개공 개발사업본부장에게 2억원, 모 종교단체 간부들에게 1억8000만원이 전달됐다는 주장이다.
남씨는 "선거 기간에 이재명 시장 측에 전달된 금액이 최소 4억 원 이상"이라며, 유한기 전 본부장에게 전달된 돈 외엔 이 대표의 시장 재선 자금 용도에 쓰였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2014년 6월 4일 지방선거에서 성남시장 재선에 성공했다.
남씨는 김씨나 유 전 본부장에게 건너간 돈 중 "일부는 정진상에게, 일부는 김용 (당시) 시의원에게 전달된 걸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유 전 본부장은 이와 관련, 최근 수사 과정에서 2014년 정 실장과 김 부원장에게 각각 5000만원과 1억원을 건넸다고 검찰에서 진술했다.
남씨는 이와 별도로 2014년 10월∼2015년 4월 이기성씨가 토목업자 나모씨에게서 빌린 20억원도 김만배씨에게 모두 전달했다고 증언했다. 남씨는 "제가 대장동 사업에 쓰려고 빌린 건데, 사업 주체가 김만배씨로 바뀌면서 돈을 다 주게 됐다"고 했다. 이어 "김씨에게서 화천대유 월 운영비로 1억5000만원이 든다고 들었고, 이 중 유 전 본부장에게 매달 3000만원씩 전달했다고 들었다"며 "유 전 본부장을 통해 정진상과 김용에게 전달한다는 내용을 김씨에게 들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작년 3월 유 전 본부장과 대화할 때 김씨의 말을 전하자 유 전 본부장이 펄쩍 뛰며 '무슨 소리냐, 월 1500만 원이다'라고 했다"고 덧붙였다.
남씨는 "2015년 6월 이후부터는 김만배씨가 소위 대관업무나 인허가, 이 시장 측과의 협상 등을 거의 전담하다시피 했기 때문에 그런 측면에서 돈이 전달된 것"이라고 말했다.
토목업자 나씨에게서 빌린 20억원의 용처에 대해선 "(김씨가) 일부는 사업자금으로 사용했고 일부는 그 당시 정진상, 김용 등에게 주는 거라고 얘기했는데, 이 부분은 들은 사실이라 확인한 바는 없다"고 말했다.
남씨는 김씨가 자신이나 정영학 씨에 비해 뒤늦게 대장동 사업에 참여하고도 더 큰 영향력을 갖게 된 것은 이처럼 이재명 대표의 성남시장 재선에 역할을 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김씨가) 이재명 시장의 재선 과정에서 역할을 맡아 그 측근인 정진상, 김용과 친해지고 '의형제'를 맺으면서 나중에 천화동인 1호 지분을 이재명 시장 측이 갖기로 합의하게 돼서 김씨가 사업 주도권을 가져간 것으로 이해된다"고 했다. 남씨는 이 대표가 경기도지사 선거에 출마해 당선한 2018년 지방선거를 앞두고도 김씨가 정 실장에게 선거 비용을 지급했다고 증언했다.
검찰이 "김씨와 정영학 씨 사이 2021년 2월 4일 대화 녹취록을 보면 김씨가 '너희가 모르는 돈이 나갔다'고 하는데, 무슨 뜻인가"라고 묻자, 남씨는 "경기지사 선거 때 김씨가 유 전 본부장도 모르게 정 실장에게 선거 비용을 지급했다고 언급한 것"이라고 해석했다.
남씨는 "당시 김씨가 '도지사 선거에 돈을 줬다'고 직접 말하진 않았으나 그런 뉘앙스였다"며 "너희한테 직접 말할 순 없고, 형이 알아서 처리할 거라고만 말해서 그렇게 이해했다"고 부연했다.
남씨는 최근 수사 과정에서 정 실장이 김씨에게 2021년 1월쯤 대선 경선 자금 20억원을 직접 요구한 사실도 알게 됐다고 증언했다. 다만 이 부분은 자신이 직접 들은 게 아니라 "(정영학) 녹취록에 나와 있는 내용이고 정영학이 들은 내용을 인정한 걸로 안다"고 말했다.
검찰은 이 대표 측근인 정 실장과 김용 부원장이 지난해 이들(김만배·유동규)에게 경선 자금 지원을 요구해 8억4700만원이 남씨로부터 건너간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박양수기자 yspark@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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