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오닉 5 ‘게임보이’ 자동차 키 때문에 도둑들 표적되나?
현대차기아가 또다시 도난 사건으로 주목받고 있다. 도둑들이 현대 전기차 아이오닉 5에 접근하는 방법을 알아냈기 때문이다.
현대차기아는 지난 몇 년간 원치 않는 관심을 많이 받았다. 이른바 미국의 ‘기아 보이즈’가 재미로 차를 훔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한동안 현대차기아는 미국에서 가장 많이 도난당하는 차량에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현대차기아는 비용을 아끼려고 전자 이모빌라이저 없이 차량을 생산했다가 이런 관심(?)을 받게 된 것이라고도 할 수 있다.
현대차기아가 고객을 위험에 빠뜨리는 실수를 저질렀지만, 도난에서 안전한 자동차 브랜드는 없다. 보안 시스템이 아무리 복잡해도, 도난의 가치가 있고 잡힐 확률이 낮다면 도둑들은 이를 우회할 방법을 찾는다. 가치가 있다는 것은 자동차가 훔치기 매우 쉽거나 비싸야 한다는 뜻이다.
최근 몇 년간 도둑들은 새로운 차량 절도 방법을 만들어냈다. 이는 닌텐도 게임보이 콘솔을 닮은 장치를 사용하기 때문에 ‘게임보이 방법’이라고 불린다. 도둑들은 게임보이 자동차 키 에뮬레이터로 차량 문을 손쉽게 열었다. 비록 키 에뮬리에터는 수백만 원에 달하는 비싼 장비지만, 도둑들은 기꺼이 차량 절도를 위해 투자했다.
키 에뮬레이터 도난은 보통 고가의 차량을 훔치는 데 사용됐기 때문에 널리 퍼지지 않았다. 그러나 전기차가 인기를 끌면서 키 에뮬레이터를 사용하는 도둑들이 이제는 대중 브랜드를 노리고 있다.
이 리스트에는 현대차, 기아, 제네시스의 모든 전기차 모델과 내연 및 하이브리드 모델이 포함된다. 최근 몇 달간 많은 미국의 아이오닉 5 차주들이 키 에뮬레이터를 이용한 도난 사건을 신고했다.
문제는 인기 있는 키 에뮬레이터가 새로운 자동차 모델의 키를 에뮬레이트할 수 있도록 업데이트까지 됐다는 것이다. 당연히 상황은 더욱 악화됐다. 이유는 알 수 없지만, 아시아 자동차 제조사의 차량이 주로 대상에 포함됐다. 닛산과 미쓰비시 모델도 도둑들의 표적이 됐다.
키 에뮬레이터는 문 손잡이를 터치해 차량과 통신을 시작한다. 에뮬레이터 소프트웨어는 불과 몇 초 만에 올바른 코드를 찾을 수 있다. 일부 최신 모델은 차량의 VIN을 기반으로 고유한 PIN을 생성해야 할 수도 있지만, 이는 차량 외부에서 볼 수 있기 때문에 절도 절차에 추가되는 단계일 뿐 진정한 예방책은 아니다.
현대 블루링크나 기아 커넥트와 같은 앱은 GPS 추적 기능도 제공하지만, 도둑들은 훔친 차량에서 소유자의 계정을 삭제해 더 이상의 접근을 막는 방법을 쓰고 있어 차주들의 걱정은 더욱 깊어지고 있다.
박근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