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평은 6.6억, 대형은 6.1억?' 추락하는 일산 대형아파트

“일산 대형, 국평보다 싸다” 가격 역전 왜?

일산 대형이 푸대접을 받고 있습니다. 같은 생활권 국평보다 싸게 거래되는 굴욕을 겪고 있죠. 곱빼기도 보통 가격에 주는 국숫집 같은 상황인데요. 시장이 실수요 위주로 굴러가는 가운데, 다운사이징 트렌드까지 겹친 결과로 풀이됩니다.

일산 대형아파트, 중소형 대비 3배 빨리 하락했다

1분기 일산 주택시장은 요지경이었습니다. 덕이지구 하이파크시티에선 전용 84㎡와 101㎡의 차이가 1천만 원으로 줄어들었습니다. 3월에 4단지 84㎡A가 4억 7,500만 원으로 거래됐는데, 이때 101㎡B가 4억 8,500만 원으로 거래됐죠.

일산 두산위브더제니스에서도 2천만 원이면 10평을 더 늘릴 수 있었습니다. 지난 3월 전용 120㎡A가 6억 7천만 원으로 실거래가 성사됐는데, 같은 시기 전용 84㎡B가 최고 6억 5천만 원으로 거래된 바 있습니다.

일산 중심지도 난리가 났습니다. 주엽역 역세권 강선마을 5단지는 3월에 전용 132㎡A가 6억 2,500만 원에 거래됐는데요. 같은 시기 7단지 전용 84㎡는 6억 4천만 원으로 거래됐습니다. 48평보다 31평이 1,500만 원 더 비쌌던 겁니다.

후곡마을 17단지도 3월에 전용 101㎡가 6억 1천만 원으로 거래됐는데, 4월에는 바로 이웃한 16단지 전용 84㎡가 6억 6천만 원으로 거래됐죠. 가격을 바꿔 쓴 게 아니라, 정말로 국평이 5천만 원 더 비쌌습니다.

일산 대형의 하락세는 민간통계에서도 나타납니다. 부동산R114 자료에 따르면 일산 대형은 지난 1분기에만 0.32%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같은 기간 중소형 하락률(0.11%)의 3배에 달합니다.

일산은 다운사이징 중… 부담 적은 ‘국민평형’으로 수요 쏠려

시장에서는 주된 원인으로 수요 감소를 들고 있습니다. 투자수요는 사라지고, 실수요만 남은 가운데 재산세와 관리비 부담이 적은 국평 이하 아파트로 수요가 쏠리고 있다는 설명입니다.

실제로 올해 1분기 일산에서 외지인 매수는 총 206건에 그치고. 비중으로도 20% 수준에 그칩니다. 반면 덕양구는 거래량이 303건에 달하고, 비중도 34.2%에 달합니다.(한국부동산원) 외지인 투자가 덕양구에 쏠린 겁니다.

일산에 남은 실수요는 실수요대로 다운사이징이 맹렬하게 진행 중입니다. 2016년만 해도 일산의 1~2인 가구는 10만 6천여 세대로 전체의 47% 수준이었는데요. 7년 만에 약 14만 세대로 늘었고, 비중도 57%를 차지했습니다.(행정안전부)

거래 자체도 크게 위축되어 있습니다. 올해 1분기 일산에는 1,038건의 거래가 있었는데, 지난해 3~4분기와 큰 차이가 없습니다(실거래가시스템). 정부가 재건축 선도지구 계획을 발표했습니다만 분위기는 큰 차이가 없습니다.

거래가 적으니 매물은 쌓이고만 있습니다. 연초 기준 7천개 초반이던 매물은 1분기가 끝날 무렵에 이미 8천개를 돌파했습니다.(아실) 당분간 일산 분위기가 반전되는 걸 기대하기는 어려워 보이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