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이 영입한 中 인재들은 왜 보험중개인이 됐나

베이징=CBS노컷뉴스 임진수 특파원 2024. 10. 25. 1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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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 당국이 2년여 전 실시한 인재영입 프로그램으로 중국에서 홍콩으로 건너온 인재들 상당수가 보험 중개인으로 활동하고 있다는 홍콩 매체의 보도가 나왔다.

홍콩 경제의 침체로 이들 영입 인재가 구할 수 있는 일자리가 제한적인 상황에서 비자 갱신을 위해 쉽게 구할수 있는 직업이 보험 중개인이기 때문이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25일 인재 영입 프로그램으로 홍콩으로 건너온 중국 본토 출신 인재들이 보험 중개인이 될 수밖에 없는 이유를 집중 조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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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심요약
홍콩, 인재영입 프로그램 가동해 2년 체류비자 제공
비자 연장 조건 맞추려 보험 중개인 되는 영입인재↑
"경력 맞는 일자리 찾기 쉽지 않아 보험 판매 선택"
"하이테크 전문가 유치? 홍콩 현실과 맞지 않다"
경제 침체로 인해 중국에서 홍콩으로 건너온 인재들 상당수가 보험 중개인으로 활동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 사진은 홍콩 밤거리를 걸어가는 시민들.

홍콩 당국이 2년여 전 실시한 인재영입 프로그램으로 중국에서 홍콩으로 건너온 인재들 상당수가 보험 중개인으로 활동하고 있다는 홍콩 매체의 보도가 나왔다.

홍콩 경제의 침체로 이들 영입 인재가 구할 수 있는 일자리가 제한적인 상황에서 비자 갱신을 위해 쉽게 구할수 있는 직업이 보험 중개인이기 때문이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25일 인재 영입 프로그램으로 홍콩으로 건너온 중국 본토 출신 인재들이 보험 중개인이 될 수밖에 없는 이유를 집중 조명했다.

SCMP에 따르면 홍콩 당국은 지난 2022년 12월부터 명문대학 졸업자와 전문직들을 유치하기 위한 인재 영입 프로그램을 가동하기 시작했다.

지원자는 연소득이 최소 250만 홍콩달러(약 4억 4천만원) 이상이거나 명문대 학사 학위를 취득하고 3~5년의 실무 경험이 있어야 하지만 지원자가 넘쳐났다.

경제 침체로 인해 중국에서 홍콩으로 건너온 인재들 상당수가 보험 중개인으로 활동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 사진은 홍콩 밤거리를 걸어가는 시민들.


이 프로그램을 통해 지금까지 모두 6만 6천여명의 인재들이 홍콩으로 들어왔다. 이들에게는 2년간의 체류 비자가 발급되는데 올해 12월부터 체류 비자 갱신 주기가 도래하기 시작한다.

문제는 체류 비자 연장을 위해서는 전문직 수준의 급여를 받아야 하지만 이들이 홍콩에서 이런 일자리를 찾기 쉽지 않다는 점에서 그 대안으로 떠오른 것이 보험 중개인이다.

한 이민 컨설팅 회사 대표는 인터뷰에서 "보험 중개인은 이상적인 직업은 아니지만 비자를 유지하기 위한 중간 지점이나 도약대일 수 있다"며 낮은 진입 장벽을 장점으로 꼽았다.

소셜미디어(SNS) 토론방에서 해당 프로그램 참가자들은 자신의 자격이나 경험에 맞는 일자리를 찾는 것은 어렵다고 호소하고 있으며 많은 이들이 보험을 판매하는 것이 홍콩에 남는 가장 쉬운 방법이라는데 동의하고 있다고 SCMP는 전했다.

그러면서 공식 통계는 없지만 올해들어 보험 중개인 면허 신청자가 갑자기 이전에 비해 1/3 가까이 증가했다며 인재영입 프로그램 참가자 가운데 보험 중개인이 된 인원이 늘어났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홍콩 시내 거리.


6년 경력의 한 보험 중개인은 자신의 영업팀 인원의 절반 이상이 인재영입 프로그램을 통해 합류한 신입 직원이라며 "지난 1~2년 동안 많은 문의가 들어왔다"고 말했다.

여기다 인재영입 프로그램 참가자 가운데 보험 중개인이 된 이들 일부는 체류 비자 연장 조건을 충족시키기 위해 보험 판매 실적을 부풀리는 탈법행위를 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이에따라 인공지능(AI) 등 첨단 산업분야 전문가 영입을 위해 시작한 프로그램이 필요 이상의 보험 중개인만 양산하고 있다는 비판론이 나오고 있다.

홍콩대 천즈우 석좌교수는 현상에 대해 "지금은 홍콩이 기업가와 하이테크 전문가를 유치해야 한다는 주장이 유행인 줄 알고 있지만 그런 바람은 홍콩의 현실과 맞지 않다"라고 지적했다.

그는 "홍콩은 또한 기술 기업을 위한 적절한 생태계도 갖추고 있지 않다"면서 "이 도시가 하이테크를 위한 적절한 설비를 갖추기까지는 수년이 걸릴 것"이라고 평가했다.

일각에서는 보험 중개사간 된 인재들이 중국 본토인들과 홍콩 보험사간 가교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점에서 홍콩이 전통적으로 강점을 지닌 보험산업을 키우는 역할을 할 수도 있다는 '긍정론'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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