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격적 유골 사진 주의!..."흡연자는 죽어서도 뼈에 흔적 남는다"
담배를 피우는 습관이 사망 후 수세기 동안 뼈에도 '시커멓게' 그 흔적을 남길 수 있다는 새로운 연구결과가 나왔다. 흡연이 폐암부터 심장 질환, 만성 기관지염에 이르기까지 미치는 영향은 잘 알려져 있지만 담배가 뼈에 영구적인 대사적 기록(몸에서 일어난 화학반응이나 대사활동의 흔적)을 남긴다는 것이다.
국제 과학저널 '사이언스 어드밴스(Science Advances)'에 최근 발표된 내용에 따르면 영국 레스터 대학교 연구진은 1150년에서 1855년 사이에 영국에 묻힌 인간 유골을 연구했다. 이 시기는 16세기에 서유럽으로 담배가 도입된 시기다. 1586년 월터 롤리가 담배를 유럽에 처음으로 가져온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연구진은 영국의 두 묘지에서 발굴된 323구의 유골을 통해 흡연으로 인한 미세한 화학 분자들이 현대 인류 건강에 미치는 영향을 조사했다. 그 결과 치아에 얼룩과 흠집을 남길 뿐만 아니라 뼈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나타났다. 흡연이 사람의 뼈에 대사적 기록을 남기며, 이는 수백 년이 지나도 남아 있다는 점을 시사했다.
연구에서 323구 유골 중 일부는 흡연자로 확인됐다. 이 중 18세기와 19세기에 이우스턴, 런던의 세인트 제임스 가든 묘지에서 발굴된 177구의 성인 유골이 포함됐다. 나머지 146구는 링컨셔의 바턴-어폰-험버에 있는 교회 묘지에서 발굴됐다. 바턴-어폰-험버의 유골 중 일부는 유럽에 담배가 도입되기 전인 1150~1500년 사이에 살았던 사람들이며, 나머지는 1500년~1855년 사이에 살았던 사람들이었다.
연구진은 유골에서 치아의 얼룩이나 흠집을 통해 흡연 여부를 쉽게 판단할 수 있었다. 예를 들어, '파이프 노치(pipe notch)'라고 불리는 원형 흠집은 담배 파이프를 자주 사용하면서 치아에 생기는 작은 원형의 흠집이나 자국을 말한다. 반대로 유골의 치아가 보존되지 않거나 분리돼 흡연 여부를 판단하기 어려운 유골도 있었다. 이 때는 골밀도가 높은 피질골에서 담배 연기의 분자적 흔적을 찾는 방법을 개발해 흡연자를 가렸다.
이런 방법을 통해 연구진은 담배 도입 전후의 인간 유골을 분석해 담배 사용에 따른 뼈 변화를 명확히 확인할 수 있었다. 담배 흡연자와 비흡연자 사이에서 45개의 '구별되는 분자적 특징'을 발견했다. 과거에 흡연 여부가 명확하지 않았던 유골도 기존 흡연자들과의 분자적 유사성을 통해 흡연 여부를 식별할 수 있었다.
연구의 주 저자인 생물고고학자 사라 인스킵 박사는 "과거 담배 사용자와 비사용자의 뼈에서 발견되는 분자적 특징에 상당한 차이가 있다는 사실을 밝혀냈다"며 "이 연구는 담배가 골격 구조에 미치는 영향을 확실히 보여준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흡연이 일부 근골격계 및 치과 질환의 위험 요인으로 작용하는 이유를 이해하는 데 의미가 있다는 것이 연구진의 설명이다.
한편, 담배는 16세기에 아메리카 대륙에서 서유럽으로 도입됐으며, 최소한 1560년대부터 영국에 존재한 것으로 기록된다. 대서양을 건너 플로리다로 항해한 영국 해군 사령관 존 호킨스 경이 1565년에 플로리다에서 담배를 영국으로 들여왔다는 설이 있다. 하지만 담배가 영국에 도입된 것으로 가장 널리 알려진 날짜는 1586년 7월 27일로, 월터 롤리 경이 버지니아에서 담배를 가져왔다는 설이 유력하다.
17세기에는 담배가 약용으로 널리 사용됐고, 다양한 약효가 있다고 여겨졌다. 하지만 1604년에 잉글랜드의 제임스 1세와 스코틀랜드의 제임스 6세는 담배가 인체에 유독하다는 이유로 그 사용을 비판했다. 당시 제임스 6세는 담배 피우는 것을 두고 "눈에 불쾌하고, 코에 혐오스러우며, 뇌에 해롭고, 폐에 위험한 악습"이라며 "담배 연기는 끔찍한 지옥의 연기와 가장 가깝다"고 묘사했다.
정은지 기자 (jeje@kor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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