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벅 아니면 메가 가요”…불황에 저가커피 ‘웃고’ 중가 ‘울고’

커피 프랜차이즈 양극화 심화…비싸거나 저렴해야 ‘호실적’, 중저가 브랜드 부진
ⓒ메가MGC커피

고금리·고물가·고환율 이른바 3고 현상이 지속되면서 커피 프랜차이즈 업계에도 양극화가 심화하고 있다. 고가 혹은 저가커피 프랜차이즈는 호실적을 낸 데 반해 중저가 커피 프랜차이즈는 부진을 면치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경기불황으로 인한 소비 양극화 현상이 커피 프랜차이즈에서도 두드러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스타벅스코리아와 메가MGC커피, 컴포즈 커피 등 커피 프랜차이즈 업체가 지난해 호실적을 기록한 가운데 이디야커피와 탐앤탐스는 부진한 성적표를 받았다. 가격이 비싸거나 아예 저렴한 저가커피 프랜차이즈는 실적이 개선된 반면 중간 포지션에 끼여있는 곳은 뒷걸음질 쳤다.

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이디야커피의 지난해 매출액은 2756억원으로 전년 2778억원보다 소폭 하락하는데 그쳤지만 수익은 크게 떨어졌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82억원으로 전년(100억원) 대비 18% 가량 떨어졌고, 당기순이익 역시 34억원으로 전년과 비교해 절반 가까이 급감했다.

탐앤탐스 역시 상황은 비슷했다. 지난해 매출액은 414억원으로 소폭 하락했지만 영업손실은 24억원으로 여전히 적자에 시달렸다. 이디야커피와 탐앤탐스는 국내 커피 프랜차이즈 업계 내에서 중간 포지션에 위치한 곳으로, 가격 역시 스타벅스보단 저렴하고 저가커피 프랜차이즈보단 비싸다.

▲ [그래픽=김문우] ⓒ르데스크

반면 스타벅스와 메가MGC커피 등 고가와 저가커피 프랜차이즈는 호황을 누리고 있다. 지난해 스타벅스는 매출액 2조9295억원, 영업이익은 1398억원을 기록했다. 전년과 비교해 매출액은 13%, 영업이익은 14% 늘어난 수치다. 스타벅스는 국내 커피 프랜차이즈 업계 내에서도 가격 면에서 최상위 포지션을 형성하고 있다.

저가커피 시장엔 훈풍이 불고 있다. 메가커피와 컴포즈커피, 더벤티 등 저가커피 프랜차이즈는 지난해 매출액이 큰 폭으로 오르는 등 성장에 날개를 달았다. 메가MGC커피 운영사 앤하우스는 지난해 매출액 3684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111% 증가한 수치다. 영업이익은 694억원으로 124% 급증했다.

컴포즈커피 역시 저가커피 인기에 호실적을 냈다. 지난해 매출액 889억원, 영업이익 367억 원으로 전년 대비 매출은 20.5%, 영업이익은 47% 증가했다. 더벤티를 운영하는 에스앤씨세인 역시 지난해 매출액과 영업이익으로 각각 919억원, 134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17%, 영업이익은 47% 증가한 수치다.

저가커피 인기에 가맹점을 공격적으로 늘린 게 실적 개선에 주효했다. 늘어난 가맹점 수 만큼 로열티와 원부자재 판매 등의 수익도 함께 증가한 것으로 분석된다. 고물가와 고금리, 고환율 등으로 대변되는 3고로 인해 경기불황이 장기화되자 저렴한 가격대의 커피 판매에 대한 수요가 큰 폭으로 늘어난 덕분이다.

저가커피 프랜차이즈에선 대용량 사이즈 아메리카노를 1500~2000원대에 판매하고 있다. 저렴한 가격을 앞세워 테이크아웃 중심으로 성장하고 있다. 메가커피와 컴포즈커피는 대용량의 아메리카노 1잔을 1500원에 판매한다. 더벤티 역시 아메리카노 1잔을 각각 1500원, 2000원에 판매하면서 1000여개의 점포를 운영하고 있다.

▲ 커피 프랜차이즈 업계에서 소비 양극화가 두드러지고 있다. 사진은 이디야커피. [사진=뉴시스]

커피업계 관계자는 “특히 직장인들의 테이크아웃 수요가 저가 시장에 집중된 모습이다”며 “ 편의점 커피나 저가형 프랜차이즈들도 경쟁력 확보를 위해 커피머신, 원두 품질을 높이는 등 맛 측면에도 집중하는 상황이다”고 설명했다.

반면 고급스러운 공간과 커피 맛을 앞세워 ‘핫플’을 표방하는 스페셜티 커피 브랜드가 인기를 끌고 있다. 스페셜티 커피는 ‘미국 스페셜티 커피 협회(SCAA)’의 평가를 거쳐 기준점수 80점 이상을 받은 전 세계 상위 7%의 커피를 말한다.

커피프랜차이즈업계의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스페셜티 커피 시장은 1조원 규모로 추산된다. 이는 국내 전체 커피 시장(6조원)의 20% 가량을 차지한다. 본인의 취향을 찾는 데 적극적이고, 새로운 경험에 돈을 아끼지 않는 'MZ세대'가 주요 소비층으로 부상했다는 설명이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소비자들의 커피 소비 패턴을 살펴보면 일상에서는 초저가 매장에서 저렴한 커피를 테이크아웃하고, 특별한 날엔 이색적인 공간에서 고급스러운 커피를 즐기는 모습이다”며 “커피 시장도 ‘중저가 커피’는 살아남기 어려운 양극화 구조로 변화하고 있는 추세다”고 분석했다.

커피 프랜차이즈 업계의 양극화 현상은 경기침체 장기화 여파로 분석된다. 지출을 줄이기 위해 필요한 제품을 저렴하게 구매하거나 반대로 아예 고가 제품을 구입하는 식이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불황일수록 소비자들의 소비패턴이 양극화되는 건 업종을 불문하고 나타나는 현상이다”며 “경기침체가 장기화되면 중간 가격대에 위치한 브랜드 제품이 소비자에게 외면받을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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