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대통령 ‘체리 따봉’과 김건희 “단수 좋지”…텔레그램의 역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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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건희 여사가 4·10 총선을 앞두고 "단수(공천)는 나 역시 좋지"라며 국민의힘 공천에 개입한 듯한 텔레그램 대화 물증이 공개됐다.
윤석열 대통령 역시 2022년 7월 "내부 총질이나 하던 당대표가 바뀌니 달라졌다"는 텔레그램 대화가 공개('체리 따봉' 사건)돼 당무 개입 논란을 불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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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건희 여사가 4·10 총선을 앞두고 “단수(공천)는 나 역시 좋지”라며 국민의힘 공천에 개입한 듯한 텔레그램 대화 물증이 공개됐다. 윤석열 대통령 역시 2022년 7월 “내부 총질이나 하던 당대표가 바뀌니 달라졌다”는 텔레그램 대화가 공개(‘체리 따봉’ 사건)돼 당무 개입 논란을 불렀다. 비밀대화 등 보안성이 강한 텔레그램이지만, 역설적으로 대통령 부부의 부적절한 행태가 드러나는 통로가 된 셈이다.
제이티비시(JTBC)는 2일 저녁 김 여사가 여권 정치 브로커 명태균씨와 김영선 전 의원 공천과 관련해 주고받은 텔레그램 대화를 공개했다. 명씨가 “5선 의원이 경선에서 떨어지면 조롱거리가 된다”고 하자, 김 여사는 “단수(공천)는 나 역시 좋지” “기본 전략은 경선이 되어야 하고. 지금은 김영선 의원이 약체 후보들을 만나서 설득해 나갈 수밖에 없다”고 잇달아 메시지를 보냈다. 명씨가 보관하고 있던 텔레그램 대화 내용을 제이티비시에 전달한 것으로 보인다.
대통령실은 곤혹스럽다. 김 여사의 텔레그램 메시지에 대해 “경선이 원칙이라고 원론적인 답변을 한 것”이라고 했는데, ‘공천 관련 대화’라는 사실은 부정할 수 없는 상황에 몰린 셈이다. 공천 여부와 상관없이 대통령 배우자가 공천 청탁성 대화에 응한 것이어서 파장이 클 수밖에 없다.
텔레그램은 앞서 윤 대통령의 당무 개입 논란도 촉발했다. ‘당무에 개입하지 않겠다’고 여러 차례 공언했던 윤 대통령은, 2022년 7월 당시 ‘윤핵관’으로 불리던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 겸 당대표 직무대행에게 “내부 총질이나 하던 당대표”라는 메시지를 보냈다. 당원권 정지 상태인 이준석 대표를 겨냥한 ‘뒷담화’이자 당권 장악을 노리는 윤핵관을 격려하는 취지였다. 권 대표가 국회 본회의장에서 메시지를 확인하는 장면이 취재진 카메라에 잡히면서 들통이 났다.
논란이 거세지자 대통령실은 아무 해명을 못 하고 하루를 보내야 했다. 이튿날 최영범 당시 대통령실 홍보수석은 브리핑에서 “사적인 대화 내용이 어떤 경위로든지 노출이 돼 국민이나 여러 언론에 일부 오해를 일으킨 점에 대해서는 대단히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대통령이 공언했던 당무 불개입에 대한 언급 없이 “오해” “바람직하지 않다” 등 주어 없는 해명이었다.
김남일 기자 namfic@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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