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벨경제학상 수상자들 “한국 경제를 보라, 국가 성공 모범사례”
존슨 교수는 “내 부인 가족도 한국서 왔다”
“세계2차대전 이후 한국은 매우 가난하게 시작했습니다. 그러나 지금의 한국의 경제를 보세요. 다른 나라에 비하면 정말 놀랍다고 생각합니다.”
올해 노벨경제학상을 공동 수상한 사이먼 존슨 매사추세츠공대(MIT) 교수는 14일 수상이 발표된 직후 MIT 화상 기자회견 첫 일성으로 이렇게 밝혔다. 같은 대학 교수 대런 아제모을루(아세모글루), 제임스 로빈슨 시카고대 교수와 함께 노벨경제학상을 받은 존슨 교수는 “내 부인 가족도 한국에서 왔다”며 한국의 제도를 ‘국가 성공’의 대표적 예시로 들었다.
존슨 교수는 부인이 한국계 미국인이다. 1997~1998년엔 한국에서 근무했고 최근에도 한국을 여러 번 방한한 경험이 있어 한국에 대한 관심이 크다. 그는 “1960년도에도 한국은 매우 가난했고, 독재 정권을 거치기도 했다”며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서 한국은 민주화를 시도했고 경제가 발전하기 시작했다”고 했다. 이어 “이는 물론 어렵고 골치 아픈(messy) 과정이었고, 쉬운 여정이 아니었다”면서도 “현재 한국의 경제는 다른 나라에 비하면 정말 놀랍다. 그것이 우리가 고민해야 할 방향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이날 회견은 초반부터 한국에 대한 이야기가 주를 이뤘다.
한국의 성공에 대한 관점은 아제모을루와 로빈슨 교수가 함께 쓴 ‘국가는 왜 실패하는가’에서도 잘 드러난다. 이 책은 경제 제도를 ‘포용적(inclusive) 제도’와 ‘착취적(extracting) 제도’로 구분하고 한국과 같은 성공한 국가들은 모두 포용적 제도를 도입한 나라라고 주장한다. 포용적 제도는 사유 재산권을 보호하고, 부당한 재산 착취를 허용하지 않으며 모든 시민이 이익을 창출하기 위해 경제 활동에 참여할 수 있도록 자유롭게 허용하는 것을 말한다. 반면 착취적 제도는 독재나 권위주의 체제 등이 해당된다. 이 책 저자들은 남한과 북한을 주요 예시로 들면서 제도의 차이가 어떻게 국가의 흥망성쇠에 영향을 미치는 지를 설명한다.
아제모을루는 이날 “남북간 대조가 책의 첫머리부터 나오는데 이는 (국가의) 제도가 하는 역할을 잘 보여주기 때문”이라며 “남북은 분단되기 전에는 대등한 수준이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제도의 측면에서 차이가 벌어졌다”고 했다. 이어 “(제도의 차이로 남북간 경제 규모는) 10배 이상이 됐다”며 “한국 경제는 민주화 이후 속도를 내고 더 건강한 방식으로 성장했음을 알 수 있다”고도 했다.
다만 그는 “현재 한국은 여전히 대기업에 의해 지배되고 있으며, 이는 일부 혜택과 일부 비용을 가져오고 있다”고 했다. 또 한국의 고령화를 경제 발전을 가로막는 장벽이라고 규정하고, “고령화가 빠르게 진행되는 국가는 많은 새로운 도전에 직면하게 될 것이다. 새로운 아이디어와 신기술에 대한 개방성이 매우 중요해질 전망”이라고 했다.
아제모을루는 ‘북한이 현재의 빈곤하고 억압적인 상황에서 벗어나 미래로 나아갈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이냐’는 질문에 “북한의 (억압적) 체제는 굳건하다”며 “우리가 주장하는 ‘제도’의 단점은 이것이 특정 사람들의 이익에 이용될 수 있다는 것이다. 사회에는 나쁘지만 그 제도를 통제하는 사람들(김정은 체제)에겐 상당히 유리하다는 점”이라고 했다. 이어 “북한 주민들은 지금 엄청난 억압을 받고 있지만 그 체제는 점점 더 많은 어려움에 직면하고 있다”며 “언젠가는 더 민주적인 체제 하에서 (북한이) 남한과 통일되길 바란다”라고 했다.
존슨은 “소련의 붕괴, 중국의 (경제) 개방은 다른 나라에도 영향을 미쳤지만 북한은 껍데기 속으로 후퇴했고 극소수에게 유리한 체제를 만들었다”며 “(그 결과) 북한의 많은 사람들이 오랜 세월 동안 고통을 겪었다”고 했다. 이어 “북한은 중무장했고, 핵무기 능력과 로켓 발사 능력을 확보했거나 구축했다”며 “이는 매우 위험하다. 최근 몇 년 동안 전 세계의 많은 리더십이 (민주주의와) 다른 방향으로 나아갔다. 북한 상황에는 걱정해야 할 것이 많다”고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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