격전지 된 뷰티업계… 틈새시장 노리는 ‘편의점 4사’
시사위크=연미선 기자 K-뷰티 시장이 활기를 되찾으면서 기존 오프라인 뷰티 강자 CJ올리브영에 대항해 쿠팡‧무신사‧컬리 등 이커머스 플랫폼이 시장 진출을 확대하고 있다. 최근엔 틈새시장을 노린 편의점 업체들이 소용량‧저가 화장품을 유통하기 시작하면서 또 다른 지각변동이 예고됐다.
◇ 속속 출시되는 ‘편의점 화장품’… ‘저렴한 소용량’ 전략
BGF리테일이 운영하는 편의점 CU는 지난달부터 소용량 화장품을 출시하면서 H&B 플랫폼 기능을 강화한다고 밝혔다. 코스매틱 브랜드 엔젤루카와 손잡고 출시한 해당 상품은 본 제품과 동일한 성분이지만, 용량이 줄었고 가격도 3,000원으로 고정됐다는 특징이 있다.
이를 두고 BGF리테일 측은 “과거에는 시간적 여유가 없거나 여행을 갔을 때 편의점에서 화장품을 구매하는 긴급형 수요로 클렌징티슈‧립케어 상품의 판매가 주로 이뤄졌다”면서 “최근에는 여러 종류의 마스크팩을 낱개로 구매하거나 적은 용량의 스킨케어 상품에 대한 수요가 늘어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는 다른 편의점 업체들도 마찬가지다. GS리테일이 운영하는 GS25는 소용량에 초점을 둔 기초화장품 라인업을 확대한다고 밝혔다. 듀이트리‧메디힐 등 스킨케어 전문 브랜드와 손잡고 시중에 판매되는 동일한 제품을 저렴하게 판매한다는 전략이다. 또한 고물가 시대에 알뜰 소비를 추구하는 소비자를 위해 소용량 화장품도 낮은 가격으로 출시한다.
또한 이마트24도 화장품 브랜드 ‘플루’와 손잡고 화장품 3종을 출시한다. 세븐일레븐은 ‘세븐일레븐 동대문던던점’을 새롭게 선보인다. 이는 패션‧뷰티를 전면에 내세운 특화 매장으로, 마녀공장‧메디힐 등 뷰티 브랜드와 함께 기초화장품을 위주로 30여종을 선보인다는 방침이다.
이와 관련해 세븐일레븐 관계자는 “본래 편의점의 경우 먹거리가 전체 매출의 80% 이상(담배 제외)을 차지할 만큼 식품 중심의 소비 채널”이라면서도 “젊은 소비자층의 니즈가 더욱 세분화되면서 개개인의 취향과 경험을 고려하는 전략을 내세우게 됐다”고 밝혔다.
◇ ‘접근성’ 내세워 참전 선언한 편의점
화장품 시장 내 유통 강자는 CJ올리브영으로 여겨지곤 한다. 올리브영은 지난해부터 국내 화장품 대기업도 밀어내기 시작했는데, 코로나 팬데믹 이후 외국인 관광객이 국내로 다시 활발히 들어온 점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해 유진투자증권은 올해 상반기 산업분석 보고서를 통해 “해외서 구하기 어렵고 한국 구매가 더 저렴한 중저가 화장품 브랜드와 초저가 상품으로 수요가 옮겨갔다”면서 “이에 외국인들이 많이 방문하는 장소에 올리브영이 랭크되는 수준에 이르렀다”고 분석한 바 있다.
여기에 더해 올리브영은 국내 시장에서도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 온라인 주문 배송 서비스 ‘오늘드림’과 플래그십 스토어를 통해서다. 이러자 뷰티 시장에 발을 들인 국내 이커머스 기업들도 온오프라인 가리지 않고 소비자 접점 확대에 나서고 있다.
예컨대 무신사는 내년 하반기 성수동에 자체 편집매장을 열 계획으로 알려진다. 뷰티 컬리는 오는 10일부터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 아트홀에서 첫 오프라인 행사를 선보인다. 쿠팡의 경우 ‘메가뷰티쇼’를 통해 오프라인 행사를 진행하고, 최근엔 럭셔리 뷰티 버티컬 서비스 ‘R.LUX(알럭스)’를 론칭하기도 했다.
각 기업의 격전지가 된 국내 뷰티 시장에 편의점 업계가 뛰어든 데엔 최근 화장품 카테고리 매출 변화가 작용했다. CU에 따르면 연도별 화장품 전년대비 매출신장률은 △24.0%(2022년) △28.3%(2023년) △14.7%(올해 1~9월) 등으로 매년 두 자릿수 증가세를 기록하고 있다. 접근성이 높은 편의점을 통해 간편하게 구매할 수 있는 점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특히 10~20대 젊은 소비층 사이에서 편의점이 주 쇼핑 채널로 자리 잡으면서 자연스럽게 뷰티 제품까지 편의점에서 구매하는 경향이 높아진 것으로 보인다. 9월까지 CU의 화장품 연령별 매출 비중을 살펴보면 10대가 42.3%, 20대가 32.3%로 이들이 70% 이상을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GS25 또한 화장품 카테고리 구매 소비자의 주 연령대가 10~20대로 평균 50%에 웃도는 수치를 유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러한 추이가 편의점 화장품 카테고리별 매출 비중에도 영향을 끼쳤다는 분석도 나온다. 팬데믹 이전인 2019년과 비교했을 때 올해 기초화장품 매출 비중이 15%p(퍼센트포인트) 가까이 늘어났다는 것이다.
편의점 업계는 저용량 화장품을 활용한 틈새시장 공략을 지속 넓혀나갈 계획인 것으로 파악된다. 엄유현 GS리테일 라이프리빙팀 MD는 “접근성을 바탕으로 편의점이 잘파세대의 새로운 화장품 구매 채널로 성장할 것으로 보고 있다”면서 “앞으로도 전문 브랜드와 협업을 진행하고 상품 구색을 확대하는 등 화장품 카테고리를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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