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래 연락이 없던 친구에게서 전화가 왔다는 분이 계셨습니다. 반가운 마음에 바로 날을 잡았다고 합니다.그런데 만나고 돌아오는 길이 유독 무거웠습니다. 그날 무슨 일이 있었는지 정리해 보았습니다.

안부는 짧고 본론은 길었다
자리에 앉자마자 옛날 이야기가 잠깐 오갔다고 합니다. 그런데 십 분쯤 지나자 화제가 바뀌었습니다. 요즘 하는 일이 있다며 설명이 길어졌습니다. 처음에는 그냥 근황인 줄 알고 들었습니다. 그런데 이야기가 자꾸 한 방향으로 흘렀다고 하셨습니다.

연락한 이유가 따로 있었다
결국 도움을 청하는 이야기가 나왔다고 합니다. 큰 금액은 아니었지만 부탁의 결이 분명했습니다. 십 년 만의 연락이 이것 때문이었나 하는 생각이 스쳤습니다. 서운함보다 먼저 든 감정은 허탈함이었다고 하셨습니다. 반가웠던 마음이 그 자리에서 식었습니다.

거절하지 못하고 나왔다
그 자리에서는 생각해 보겠다고만 했다고 합니다. 딱 잘라 말하지 못한 것이 계속 마음에 걸렸습니다. 집에 와서도 답을 어떻게 할지 고민이 이어졌습니다. 결국 며칠 뒤에 어렵겠다고 짧게 전했습니다. 그 뒤로 다시 연락은 오지 않았다고 하셨습니다.

오랜만의 연락이 늘 이런 것은 아닙니다. 다만 반가움과 부탁이 겹칠 때는 판단이 흐려지기 쉽습니다.그럴 때는 그 자리에서 답하지 않아도 됩니다. 하루만 두고 생각해도 늦지 않습니다.
Copyright © 본 콘텐츠는 저작권이 보호되며 카카오 운영지침을 준수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