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대트랜시스가 미국의 관세 정책에도 불구하고 현대자동차·기아로부터 비용을 보전받으며 수익성을 회복하고 있다. 다만 관세 영향으로 현대차·기아의 수익성이 뒷걸음질한 가운데 분담 구조가 조정되면 악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2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현대트랜시스는 지난해 3분기 연결기준 누적 매출 11조1207억원, 영업이익 2671억원을 각각 기록하며 전년동기 대비 16.41%, 30.04% 증가한 실적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률은 2.2%에서 2.4%로 개선됐다.
지난해 5월 트럼프 행정부가 자동차부품에 25% 관세를 발효해 원가 부담이 커졌으나 주요 고객사인 현대차와 기아로부터 인상분을 보전받으며 수익성을 회복할 수 있었다. 지난해 2~3분기 약 1000억원의 관세 비용이 발생했으나 현대·기아차의 매입 단가 조정으로 이를 상쇄했다.

이밖에 고수익 부품인 하이브리드 구동시스템(TMED-ll)과 캡티브 증가 등에 힘입어 이익창출력이 크게 개선됐다. 연간 영업이익이 2023년 1170억원, 2024년 787억원 등이었으나 지난해는 3분기 누적으로만 2000억원 중반을 넘어섰다.
다만 주요 고객사인 현대차와 기아는 막대한 관세를 부담한 탓에 수익성이 나빠진 상황이다. 현대차와 기아의 2025년 연간 영업이익은 각각 11조4679억원, 9조781억원으로 전년 대비 19.5%, 28.3% 감소했다. 현대차는 지난해 4월부터 적용된 미국 관세로 연말까지 누적 4조1000억원의 비용을 부담했고 같은 기간 기아는 3조930억원을 지출했다.
현대트랜시스는 현대차그룹 생태계에 파워트레인(P/T)과 시트를 공급하는 핵심 계열사다. 지난해 3분기 누적 매출 중 85.1%(9조4604억원)를 캡티브로 기록한 만큼 그룹에 대한 영업 의존도가 매우 높다.
지난해 관세로 인한 비용 상승분을 판가에 반영하면서 수익성을 유지할 수 있었지만 관세로 수익성이 급감한 현대차·기아가 부담 구조를 재조정한다면 실적이 감소하게 된다.
최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관세를 25%로 인상하겠다고 경고함에 따라 리스크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현대트랜시스는 미국 공장에서 현대차·기아의 미국 공장에 부품을 납품하는 가운데 한국에서 재료와 반제품 등을 수입하며 관세의 영향권에 있다.
한국신용평가는 "관세 부담이 전가되면 부정적 영향이 예상되며 향후 완성차와의 협의에 따른 이익 보전 수준과 멕시코의 관세 부과 가능성 등에 대해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올해 실적 전망으로 매출은 TMED-ll 부품 공급 확대와 시트 영업 기반 확장에 힘입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 지속적으로 설비투자(CAPEX)를 진행해 2023년 미국 조지아 P/T 공장을 준공하고 2024년 서배너 시트 공장 증설 등으로 생산능력(CAPA)이 확장됐다.
다만 영업이익 개선 폭은 제한적일 것으로 보인다. 미국의 관세 부과로 인한 원가 부담이 발목을 잡고 있다. 현대차·기아도 관세 타격을 받은 만큼 추가적인 단가 협상으로 분담 구조가 조정된다면 수익성이 현재보다 떨어질 가능성이 있다.
나영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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