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집 붕괴·범죄 공포…통학로가 위험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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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도심 곳곳이 '빈집 감염병'(국제신문 창간 77주년 기획 시리즈 '부산 빈집 팬데믹')에 시달리는 가운데 어린이들의 통학로가 방치된 빈집으로 위협받는다.
특히 가뜩이나 학생 수가 적은 원도심권 통학로에 즐비한 빈집으로 범죄 발생 우려마저 제기됐지만 해당 지자체는 물론 부산시와 부산시교육청, 부산경찰청 등은 빈집 정비와 관리에 손을 놓고 있다는 비판을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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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공가 우범지대 전락 우려…학부모 “학교도 관리 나서야”
부산 도심 곳곳이 ‘빈집 감염병’(국제신문 창간 77주년 기획 시리즈 ‘부산 빈집 팬데믹’)에 시달리는 가운데 어린이들의 통학로가 방치된 빈집으로 위협받는다. 특히 가뜩이나 학생 수가 적은 원도심권 통학로에 즐비한 빈집으로 범죄 발생 우려마저 제기됐지만 해당 지자체는 물론 부산시와 부산시교육청, 부산경찰청 등은 빈집 정비와 관리에 손을 놓고 있다는 비판을 받는다.
지난 27일 오전 서구 아미초등학교 정문 앞. 부산대병원 방면 경사로 통학로 곳곳에 빈집이 보였다. 빈집의 먼지가 쌓인 대문은 자물쇠가 걸려 굳게 잠겨 있어 사람의 흔적을 찾아볼 수 없었다. 고학년 자녀를 둔 40대 학부모 A 씨는 “집에서 학교까지 올라오는 통학로에 빈집이 보인다”며 “오래된 건물이라 금도 가 있어 혹시라도 무너질까 불안한 마음이 있다”고 말했다. 아미초는 학교 정문 맞은편 도로에도 빈집으로 추정되는 공폐가가 많았다. 후문 방면도 상황은 마찬가지였다. 후문 맞은편 주택가 골목을 들어서자 곧바로 빈집이 눈에 들어왔다. 사람 2명이 옆으로 걸어야 간신히 지나갈 폭의 골목길에 빈집 2채가 연달아 있었다. 1채에는 빈집을 나타내는 스티커와 담벼락에 작은 나무 울타리가 쳐져 있었으나 나머지 1채는 외벽에 금이 가 있는 등 관리가 전혀 안 된 모습이었다. 아미초의 학생 수는 총 32명이다.
학생 수가 28명인 영도구 신선초도 통학로 인근에 빈집이 즐비했다. 신선초 인근 어린이보호구역에도 언제부터 사람 손길이 닿지 않았는지 짐작되지 않을 만큼 오래된 빈집들이 늘어서 있었다. 경찰의 폐공가 알림·출입금지 스티커가 붙어 있었지만, 대문이 낡아 덧댄 부분이 부서지기 일보 직전이었다. 이곳은 신선초 정문에서 100여 m 떨어진 곳으로, 길가에 빈집이 늘어서 있는 형태였다. 신선초가 있는 신선동과 인근 영선2동의 빈집 수는 지난달 기준 320채, 234채다. 이 중 무허가도 각각 118채, 112채에 달한다. 영도구 전체 빈집 수는 1350채로, 신선초 인근 지역에만 41%가량 분포한 것으로 파악됐다.
국제신문은 지난해 기획시리즈 ‘영도, 먼저온 미래 부산’ 편에서 통학로 일대 빈집이 인구 유출과 지역 소멸을 부채질한다는 지적과 함께 시급한 정비를 촉구했다. 무엇보다 망국적 저출생 세태 속 소중한 어린이들이 빈집을 보면서 등교하는 일 만큼은 막아야 하기 때문이다. 특히 인적이 드문 원도심권 학교 주변 빈집은 우범지대로 전락할 가능성이 농후하기 때문에 당국의 대처가 절실하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됐다. 이에 영도구는 지난해 2월 통학로 빈집 정비와 함께 CCTV를 확충했다. 중구도 보행안전지도사가 학생과 함께 걸어 등하교하는 ‘워킹스쿨버스 사업’을 시행 중이지만 참여율이 낮아 봉래초만 대상으로 실시한다.
학교와 부산시교육청도 지자체와 함께 통학로 빈집 실태 조사와 정비에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가 거세다. 원도심권 학부모 B 씨는 “다른 것은 몰라도 통학로 주변 빈집은 정비를 하든, 순찰을 하든 관리를 해야 하는 것 아니냐. 교장·교감이 아이들 통학로에 빈집이 몇 채나 있고, 얼마나 위험한지 현장 점검이라도 하는지 모르겠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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