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생산 협력 구상 언급 이후 시장에서 큰 기대를 모았던 키옥시아와의 연대설이 일주일 만에 차갑게 식었다.
키옥시아 최고경영자가 블룸버그 인터뷰에서 SK하이닉스와의 반도체 공동 생산 논의를 진행하고 있지 않다며 단호히 선을 그었기 때문이다.
수개월간 이어지던 메모리 생산 동맹설이 공식 부정되자 SK하이닉스 주주들의 셈법도 순식간에 복잡해지는 모습이다.

오타 히로오 키옥시아 CEO는 2026년 9월 9일 보도된 인터뷰에서 양사의 제조 협력 심화 가능성을 명확하게 일축했다.
그는 이미 미국 샌디스크와 공장을 공동 운영하는 상황에서 SK하이닉스까지 참여하는 3사 제휴는 독점금지법 저촉 위험이 크다고 설명했다.
최 회장이 제안한 공동 생산 방식은 현실적인 법적 규제와 기존 협력사와의 조율 문제로 추진하기 어렵다는 뜻을 분명히 밝힌 것이다.

다만 키옥시아 측이 이번 발언으로 SK하이닉스와의 모든 비즈니스 관계를 끊겠다고 선언한 것은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
현재 두 회사는 차세대 메모리 기술을 공동 개발 중이며 키옥시아의 일부 SSD 제품에는 SK하이닉스의 D램이 계속 공급되고 있다.
SK하이닉스가 보유한 14.19% 상당의 전환사채 권리 역시 그대로 유지되므로 기존 지분 연결고리 자체가 흔들린 것은 아니다.

한편 키옥시아는 급등한 낸드플래시 가격의 추가 인상을 자제하겠다는 방침을 함께 밝히며 시장의 안정화 의지를 드러냈다.
데이터센터 고객사들의 투자 여력이 위축될 경우 장기적인 AI 메모리 시장 전체가 타격을 입을 수 있다는 점을 경계한 조치다.
결국 키옥시아는 단기 가격 폭등이나 무리한 생산 동맹보다 독자적인 협상 위치를 장기적으로 유지하는 전략을 택한 것으로 풀이된다.

키옥시아가 거절 의사를 밝히면서 SK하이닉스와의 즉각적인 낸드 생산 합작이라는 극적인 주가 호재 모멘텀은 일단 소멸됐다.
하지만 지분 관계와 핵심 부품 공급망이 여전히 견고한 만큼 단기 악재로 인한 대규모 주가 폭락 가능성은 제한적일 전망이다.
주주들은 단순한 생산 제휴 무산 소식에 불안해하기보다 차세대 HBM 공급 실적과 낸드 시황의 실질적 흐름을 확인하며 대응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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