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인베이스 1분기 ‘어닝쇼크’…적자 전환에 시간외 주가 4% 뚝

안갑성 기자(ksahn@mk.co.kr) 2026. 5. 8. 0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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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인베이스, 1분기 5300억원 순손실
거래 매출 급감, 총 매출 14억달러
전체 인력 14% 해고 등 구조조정 단행
USDC 등 스테이블코인 수익은 증가세
7일(현지시간) 코인베이스는 2026년 1분기 실적 발표를 통해 전년 동기 대비 31% 급감한 14억 1000만달러의 매출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사진=로이터연합]
미국 최대 가상자산 거래소 코인베이스(Coinbase)가 가상자산 시장 침체의 직격탄을 맞으며 올해 1분기 ‘어닝 쇼크’를 기록했다.

비트코인을 비롯한 주요 가상자산 가격이 급락하면서 거래량이 절반 가까이 증발한 탓이다. 실적 쇼크 직후 주가는 시간외 거래에서 4~6% 추가 하락하며 투자자들의 우려를 키웠다.

7일(현지시간) 코인베이스가 발표한 2026년 1분기 실적에 따르면 매출은 14억1000만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31% 급감했다. 이는 시장 예상치(15억2000만달러)를 크게 밑도는 수준이다. 직전 분기에도 매출이 20% 줄어든 데 이어 감소 폭이 더 커지면서 실적 악화 우려가 현실화됐다.

특히 1분기 순손실 규모는 3억9410만달러(약 5400억원)에 달했다. 주당 순손실은 1.49달러로 시장이 예상한 주당 0.27달러 흑자를 크게 벗어났다. 지난해 같은 기간 6560만달러 순이익을 기록했던 것과 대조적이다.

코인베이스 2026년 1분기 순손실과 조정 EBITDA 추이. [사진 = 코인베이스]
코인베이스 실적 부진의 직접적인 원인은 가상자산 시장 침체다. 비트코인은 올해 1분기에만 22% 폭락했고3월 한 달간 12% 상승했지만 전체 분기 하락세를 만회하기엔 역부족이었다. 이에 따라 코인베이스의 핵심 수익원인 현물 거래 수수료가 큰 타격을 받았다.

거래 수수료 매출은 7억5580만달러로 예상치(8억520만달러)에 못 미쳤다. 전체 거래량은 2020억달러로 전년 동기(4010억달러) 대비 50%나 급감했다. 월간 거래 사용자(MTU)도 820만명으로 전년 대비 15% 줄었다.

알레시아 하스 코인베이스 최고재무책임자(CFO)는 “비트코인을 비롯한 주요 가상자산 가격 하락으로 디지털 자산 시장 전반의 거래 활동이 크게 위축됐다”고 설명했다.

코인베이스 수익 다각화 지표. [사진 = 코인베이스]
코인베이스는 실적 발표 이틀 전인 5일(현지시간) 전격적으로 대규모 구조조정 계획을 공개했다. 전체 직원의 약 14%에 해당하는 700명을 감원하기로 결정한 것이다.

브라이언 암스트롱 코인베이스 공동창업자 겸 최고경영자(CEO)는 “AI 기술 중심으로 인력을 재편하고 관리 계층을 축소할 것”이라며 “가상자산 시장 침체와 AI를 통한 생산성 향상에 발맞춘 조치”라고 밝혔다.

이번 구조조정으로 인한 비용은 5000만~6000만달러(약 680억~820억원)에 이를 전망이다. 대부분 퇴직금과 관련 비용이며, 회사는 2분기 내로 구조조정을 마무리할 계획이다.

실적 악화 속에서도 코인베이스는 거래 수수료 의존도를 낮추기 위한 사업 다각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구독 및 서비스 부문 매출은 5억8350만달러로 전체 매출의 44%를 차지하며 견조한 흐름을 이어갔다.

코인베이스에서 유통되는 달러 스테이블코인 USDC의 평균 잔고 추이. [자료=코인베이스]
특히 스테이블코인 사업이 두각을 나타냈다. USDC 관련 수익은 3억540만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11% 증가했다. 코인베이스 제품 내 평균 USDC 보유액이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덕분이다.

파생상품 거래는 더욱 폭발적으로 성장했다. 1분기 파생상품 거래량은 42억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169% 급증했다. 지난해 8월 인수한 가상자산 파생상품 거래소 데리빗(Deribit)의 기여가 컸다.

올해 1월 말 파트너사 칼시(Kalshi)와 함께 시작한 예측 시장 사업도 빠른 성장세를 보였다. 3월 기준 연환산 매출이 이미 1억달러에 달했으며, 연말까지 이 수준을 유지할 전망이다. 코인베이스 역사상 가장 빠르게 확장된 제품 중 하나로 평가받고 있다.

하스 CFO는 “파생상품, 예측 시장, 토큰화된 실물자산 등 다양한 신사업에서 긍정적인 신호를 보고 있다”며 “거래 다각화를 통해 가상자산 시장 변동성에 따른 충격을 완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매출과 수익성 악화에도 불구하고 코인베이스는 글로벌 시장에서 입지를 확대했다. 현물 및 파생상품 거래를 합친 전체 가상자산 거래량 기준 글로벌 점유율이 8.6%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는 모건스탠리 등 전통 금융기관들이 E*트레이드 플랫폼을 통해 저렴한 수수료로 가상자산 거래 서비스를 시작하면서 경쟁이 심화되는 가운데 나온 성과다.

코인베이스는 최근 미국 의회에서 최종안 합의가 임박한 가상자산 시장구조 법안 통과에도 큰 기대를 걸고 있다. 이른바 ‘클래리티 법안(Clarity Act)’으로 불리는 이 법안은 가상자산 거래소가 스테이블코인 보유 고객에게 보상을 제공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전통 은행들은 예금 이탈을 우려해 이 같은 보상을 금지해야 한다고 주장했지만, 이달 초 타협안이 도출됐다.

하스 CFO는 “우리 보상 프로그램의 핵심 요소가 보호됐다”며 “이번 달 법안 검토를 거쳐 여름께 표결에 부쳐지고, 여름이나 초가을께 서명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7일(현지시간) 장마감 후 1분기 실적발표에서 코인베이스가 ‘어닝 쇼크’를 밝히자 뉴욕증시에서 코인베이스 주가가 정규장에서 2.5% 내린 데 이어 애프터마켓에서 추가로 4.6% 급락하고 있다. [출처=구글 파이낸스]
코인베이스는 2분기 실적 전망도 어둡게 내다봤다. 구독 및 서비스 부문 매출이 5억6500만~6억4500만 달러에 그칠 것으로 예상했는데, 이는 시장 예상치(6억5550만달러)를 밑도는 수준이다.

클리어 스트리트의 오웬 라우 애널리스트는 “매출과 조정 EBITDA 모두 예상을 밑돌았다”며 “약한 분기가 될 것으로 예상했지만 실적 자체가 충분히 좋지 않다”고 평가했다.

시장 상황이 더 악화될 경우 추가 감원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관측이 나온다. 라우 애널리스트는 “시장이 더 나빠지면 추가 인력 감축이 있을 수 있다”고 전망했다.

코인베이스 주가는 지난해 말 이후 지속적인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연초 대비 약 15% 떨어졌고, 역사적 고점 대비로는 57%나 급락한 상태다. 이날 실적 발표 직후 시간외 거래에서 주가는 4~6% 추가 하락했다.

암스트롱 CEO가 주도한 ‘모든 것을 거래하는 거래소(Everything Exchange)’ 전략에도 불구하고, 코인베이스의 운명은 여전히 가상자산 시장 상황에 크게 좌우되고 있다는 평가다.

다만 일각에서는 파생상품과 예측 시장 등 신사업의 폭발적 성장세를 감안할 때 중장기적으로는 반등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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