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의] 신진우 대한통증학회장 “대상포진 통증 한 달 넘기면 평생 간다”

김정수 기자, 김현우 기자 2026. 2. 26.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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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진우 서울아산병원 교수
통증 조기 발견·치료 핵심
학회 통증 분과 인증 운영
신경차단술 인력 기준 필요
25일 여성경제신문이 신진우 서울아산병원 마취통증의학과 교수를 만나 대상포진 통증의 조기 개입 원칙과 CRPS의 초기 대응 전략 그리고 통증 전문 인력 기준을 둘러싼 학회 차원의 설계 방향을 물었다. /김현우 기자

"발진은 다 나았는데 옷깃만 스쳐도 전기가 오는 것 같아요."

대상포진을 앓은 환자들이 가장 자주 하는 말이다. 피부 병변은 사라졌지만 통증은 남는다. 특히 대상포진은 발병 후 한 달이 분기점이다. 이 시기를 놓치면 신경 손상이 고착되고 이후에는 '대상포진 후 신경통'으로 진행해 치료 목표가 '완치'에서 '조절'로 바뀐다.

많은 환자가 "시간이 지나면 낫겠지" 하고 넘긴 한 달이 평생을 좌우한다. 통증 신호가 반복되면 통증 회로가 과민해지고 원인 질환이 정리된 뒤에도 통증만 남는다. 이 단계에 들어가면 통증은 단순 증상이 아니라 또 하나의 만성 질환이 된다.

"치매보다 조기 발견이 더 중요한 게 통증입니다. 치매는 진행을 늦추는 질환이지만 통증은 초기에 잡으면 완치가 가능합니다. 대신 시기를 놓치면 평생 안고 가야 합니다."

신진우 서울아산병원 마취통증의학과 교수이자 대한통증학회 회장은 통증을 '참고 견디는 증상'이 아니라 '초기에 치료해야 할 질환'으로 인식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그는 대상포진과 복합부위통증증후군(CRPS)을 대표 사례로 들며 "골든타임을 놓치면 예후가 완전히 달라진다"고 말했다.

25일 여성경제신문이 신 교수를 만나 대상포진 통증의 조기 개입 원칙과 CRPS의 초기 대응 전략 그리고 통증 전문 인력 기준을 둘러싼 학회 차원의 설계 방향을 물었다.
대상포진 이미지 /구글 나노바나나 생성 이미지

―통증을 증상이 아니라 질환으로 봐야 한다고 말해 왔다. 여전히 "참으면 낫는다"는 인식이 남아 있는 이유는.

"예전에는 통증을 경고 신호 정도로 봤다. 원인 질환이 낫고 나면 통증도 자연히 사라진다고 생각했던 거다. 그런데 통증을 방치하면 질환이 다 나은 뒤에도 통증이 남을 수 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그 순간부터 통증은 또 하나의 질환이 된다. 그래서 최근에는 통증을 초기에 적극적으로 치료해 만성으로 가는 걸 막자는 방향으로 바뀌고 있다."

―임상에서 '위험한 시기'는 어떻게 판단하나.

"요즘은 3개월을 만성 통증의 기준으로 보는 흐름이 많다. 또 하나는 원래 질환이 호전돼야 할 시점을 지났는데도 통증이 남는 경우다. 대표 사례가 대상포진이다. 통증이 시작된 뒤 한 달 안에 적극적으로 치료하지 않으면 대상포진 후 신경통으로 진행할 가능성이 높고 한번 굳어지면 평생 남을 수 있다."

―대상포진 통증은 왜 '한 달'이 골든타임인가. 실제 치료는 어떻게 이뤄지나.

"신경 손상이 진행되는 시기를 막아야 한다. 바이러스가 신경을 침범하면서 혈류가 떨어지고 손상이 생긴다. 초기에 회복될 여지가 있지만 한두 달이 지나면 손상된 신경이 굳어 재생이 어렵다. 신경은 근육이나 뼈처럼 회복이 잘 되는 조직이 아니다.

그래서 대상포진 환자가 한 달 이내에 오면 입원 치료를 고려한다. 척추 쪽으로 접근해 통증 부위에 약물을 반복 투여하고 가능한 치료를 집중적으로 시행한다. 울면서 들어왔던 환자가 1~2주 사이 통증이 가라앉아 퇴원하는 경우도 있다. 그 시기를 놓쳤다면 평생 통증을 안고 갔을 환자라고 판단되는 사례도 적지 않다. 옷이 스치기만 해도 못 입겠다고 말하는 환자도 있다."
복합부위통증증후군(CRPS) 이미지 /구글 나노바나나 생성 이미지

―CRPS도 조기 대응이 핵심이라고 했다. 왜 '3개월'인가.

"CRPS는 발병 뒤 3개월 이내에 찾아내 적극적으로 치료하면 완치되는 경우가 적지 않다. 하지만 시기를 놓치면 통증이 고착되고 만성화된다. 대상포진이 한 달이라면 CRPS는 3개월이 중요한 분기점이다."

―CRPS는 왜 진단이 늦어지나.

"사지에서 시작하는 경우가 많아 처음에는 정형외과를 찾는다. 그 과정에서 일반 근골격계 통증처럼 소염제와 물리치료로 버티다가 시간이 지난다. 3개월·6개월·1년이 지나 대학병원 통증치료실로 오는 경우도 있다. 그때는 이미 늦은 경우가 많다.

초기에는 다른 통증과 섞여 있어 구별이 쉽지 않다. 다만 신경병증성 통증의 단서가 있다. 닿기만 해도 아픈 이질통이 나타나거나 피부 온도와 색이 변한다. 손톱이나 털 성장 변화가 동반되기도 한다. 이런 신호를 조기에 포착해야 한다."

―신경병증성 통증은 국내 인구 7~10%로 추정된다. 과소 인지됐다고 보나.

"그렇다. 통증 전문 교육을 받지 않으면 신경병증성 통증을 정확히 발견하기 어렵다. 또 근골격계 통증과 신경병증성 통증이 함께 존재하는 환자가 많다. 예를 들어 척추 협착증 환자라도 그 통증을 모두 근골격계 통증으로만 보면 신경 통증이 누락된다. 잠재된 환자는 더 많을 수 있다."
신진우 아산병원 마취통증의학과 교수가 풍선확장술 시술법을 소개하고 있다. /김현우 기자

―학회가 운영하는 '통증 분과 인증'은 어떤 제도인가.

"통증 치료는 구조와 기전을 이해한 상태에서 이뤄져야 한다. 학회는 통증 분과 인증 제도를 운영한다. 임상 경력 3년 이상 의사가 연수교육과 워크숍 등 일정 수준 이상의 과정을 이수해야 시험 자격이 주어진다. 필기와 구술시험을 통과하면 인증을 부여하고 5년마다 재교육과 갱신을 의무화한다. 현재 인증을 유지하는 의사는 약 1000명이다. 환자가 최소한의 기준을 확인하고 '어디로 가야 하는지' 알 수 있게 하는 것이 취지다."

―최근 신경차단술이 급증했다. 우려하는 지점은.

"자격 기준이 없으면 누구나 시행할 수 있는 구조다. 신경차단술은 신경 주변에 바늘을 접근시키는 시술이어서 숙련도가 중요하다. 잘못하면 신경 손상이나 통증 악화를 초래할 수 있다. 약물 사용 역시 원칙이 있다. 스테로이드는 반복 횟수에 제한이 필요하고 과도하게 시행하면 유착이 생겨 오히려 효과가 떨어질 수 있다.

교육을 충분히 받지 않은 상태에서 반복적으로 시행하면 환자 안전에도 문제가 되고 보험 재정에도 부담이 된다. 결국 과잉을 막기 위한 규제가 강화되면 정상적으로 시행하는 의료진까지 피해를 본다. 그래서 인력 기준을 세워야 한다."

―학회가 추진하는 '신경차단술 인력 기준'의 방향은.

"교육과 훈련을 확인할 수 있는 명확한 기준을 만들고 그 기준을 충족한 의료진에게 제도적 인정을 부여하는 구조가 필요하다. 일정 교육을 이수한 의료진이 시행한 경우 수가나 인정 체계에서 합리적 차이를 두는 방식이다. 반대로 기준을 충족하지 못한 상태에서 시행하는 경우에는 제한 장치가 필요하다. 현실적으로 여러 과에서 시행하고 있어 조율이 쉽지 않다. 그럼에도 환자 안전과 제도 지속 가능성을 위해 기준 설계는 불가피하다."

―통증의학의 사회적 역할은 무엇인가.

"통증은 삶의 질 문제로만 볼 수 없다. 통증 때문에 살고 싶지 않다고 말하는 환자도 있다. 골든타임에 치료받으면 정상적으로 살 수 있는 사람이 시기를 놓치면 평생 고통을 안고 산다. 통증 의학은 그 전환점을 막는 분야다. 고령화와 만성질환 증가 속에서 통증을 조기에 발견하고 만성화를 줄이는 체계가 필요하다."

☞복합부위통증증후군(CRPS)= 미세한 자극에도 극심한 통증을 느끼며 피부색 변색, 부종 등을 동반하는 만성 신경병성 통증이다. 초기에 치료 시기를 놓치면 평생 극심한 통증을 안고 살아야 하므로 조기 개입이 완치의 핵심이다.

☞신경병증성 통증= 신경계의 손상이나 비정상적인 기능으로 인해 발생하는 만성 통증이다. 옷깃만 스쳐도 칼로 찌르거나 전기가 통하는 듯한 고통을 느끼는 '이질통'이 대표적인 증상이다.

여성경제신문 김현우 기자 hyunoo9372@seoulmedia.co.kr
여성경제신문 김정수 기자 essence@seoulmedia.co.kr

*여성경제신문 기사는 기자 혹은 외부 필자가 작성 후 AI를 이용해 교정교열하고 문장을 다듬었음을 밝힙니다. 기사에 포함된 이미지 중 AI로 생성한 이미지는 사진 캡션에 밝혀두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