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의 SG증권발 사태?... 동일산업 등 5종목 무더기 하한가
14일 동일산업·대한방직·만호제강·방림(이상 코스피)과 코스닥 상장사 동일금속 등 5종목 주가가 하한가로 추락해 금융 당국이 조사에 착수하고, 해당 종목들의 거래를 15일부터 무기한 정지하기로 했다. 지난 4월 말 다우데이타 등 8종목이 최장 나흘 연속으로 무더기 하한가를 기록했던 ‘SG증권발 주가 폭락 사태’와 유사한 주가조작 사건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된다.
이 종목들의 주가는 이날 오전 10~11시쯤 갑자기 떨어지기 시작해 1~2시간 만에 가격 제한 폭인 30%까지 급락했다. 주식시장에선 “온라인 주식 투자 카페 운영자인 강모(52)씨가 회원들을 동원해 이 종목들을 꾸준히 매집해 오다가 한꺼번에 팔아 가격이 급락한 것 아니냐”는 주장이 나왔다. 회원이 6000여 명에 달하는 이 카페에는 하한가를 맞은 종목들을 추천하는 글이 다수 올라와 있다. 강씨는 이날 언론 인터뷰에서 “증권사들이 카페 회원들에게 신용 융자(대출) 연장을 해주지 않아 회원들이 해당 종목들을 팔았고, 이 때문에 주가가 하락했다”는 취지로 말했다.
한국거래소는 투자자 보호를 위해 5종목에 대해 ‘해제 필요시’까지 사실상 무기한으로 거래를 정지했다. 하한가 사태가 연일 이어지는 것을 막으려는 조치다.
금융감독원은 이날 폭락 사태가 시세조종 등 불공정 거래와 관련됐는지에 대해 긴급 점검에 착수했다. 앞서 ‘SG 사태’에 대한 검찰 수사 결과, 라덕연(구속 기소) H투자자문사 대표 등 주가조작 일당의 시세조종 혐의가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라씨 일당은 시세조종이 쉬운 중소형주를 타깃으로 삼아 2~3년간 꾸준히 주가를 올렸는데, 14일 폭락 종목들도 비슷한 측면이 있다.
이날 폭락 종목들은 철강(동일산업·만호제강), 건설기계 부품(동일금속), 섬유 소재(대한방직·방림) 등으로 업종이 나뉘었지만, 모두 시가총액이 1000억~3000억원대로 중소형주에 속한다. 또 대주주 비율이 높아 유통 가능한 주식 비율이 30~50%대로 비교적 낮다는 것도 SG사태 때 폭락한 종목들과 공통점이다. 시세조종 세력이 상대적으로 적은 자금만 가지고도 손쉽게 주가를 올릴 수 있는 종목들인 것이다.
실제 이 종목들 주가는 지난 2020년부터 3년여간 꾸준히 올랐다. 만호제강 주가는 지난 2020년 1월 2일 1만5750원에서 폭락 직전인 지난 13일 6만5400원으로 4배 이상으로 뛰었다. 같은 기간 다른 4종목의 주가 상승률도 168~282%에 이른다.
다만 이번 폭락은 SG 사태와 달리 차액결제거래(CFD)를 통하지 않았고, 팔자 주문이 대량으로 나온 창구도 특정 외국계 증권사가 아니라 다수의 국내 증권사였다는 차이점이 있다. CFD 거래란 투자자가 원금의 2.5배만큼 주식 매매를 주문한 뒤 나중에 시세 차액만 정산하는 고위험 상품이다.
한편 이날 폭락한 종목들을 추천해 온 주식 투자 카페 운영자 강씨는 지난 2014~2015년 조광피혁 등 여러 종목의 시세를 조종한 주가조작 혐의로 기소돼 작년 대법원에서 징역 2년에 집행유예 4년, 벌금 4억원이 확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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