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특감’을 ‘민심’이라 우기는 까닭 [10월31일 뉴스뷰리핑]
정치, 경제, 사회, 국제 분야를 두루 취재하고 워싱턴 특파원을 지낸 권태호 논설실장이 6개 종합일간지의 주요 기사를 비교하며, 오늘의 뉴스와 뷰스(관점·views)를 전합니다. 월~금요일 평일 아침 9시30분, 한겨레 홈페이지(www.hani.co.kr)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오늘(10.31) 아침신문 1면에는 △우크라이나 파병 북한군, 전선 투입(5곳)이 가장 큰 뉴스였고, 이어 △한동훈 대표 100일 기자회견, ‘특감’ 주장(3곳) △체코 원전 계약, 일시보류(3곳) 등이 1면에 실렸습니다.
① 차이의 발견 : 한동훈 대표 100일 기자회견
② 시선, 클릭!
- 4인 가족 김장, 42만원
- 온난화, 앞으로 ‘경북 사과’ 보기 힘들다
- 30대 절반이 미혼
- 일하는 노인 절반, 월 100만원 못 벌어
- 건강 : 침샘 유지하는 법
③ Now and Then : 10월의 어느 멋진 날에(첼로 연주, 2000)
① 차이의 발견
# 한동훈 대표 100일 기자회견
- 한동훈 대표가 어제(10.30) 취임 100일 기자회견을 가졌습니다. 예상대로 ‘특검’(특별검사)이 아닌 ‘특감’(특별감찰관)을 외쳤습니다. 형식적으로, 대통령실은 지금까지 ‘특감’을 반대한 적이 없습니다. 그리고 국민들은 지금 ‘특감’을 요구하고 있지 않습니다. 그렇다면, 한 대표는 지금 누구를 향해 ‘특감하자’고 하는 것일까요. 한 대표는 “민심”이라 했는데, ‘민심’이 지금 특감을 요구하는 건가요. 한 대표는 민심을 어디에서 듣는 걸까요. ‘철벽’ 윤석열 대통령에 맞선 한 대표의 곤궁한 처지가 이해가 아니되는 건 아닙니다만, 이것이 한 대표가 어제 회견에서 말한 “과감”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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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한 대표 기자회견 발표문 요지
1) 자화자찬
- 내용이 꽤 길어 주요 부분만 발췌했는데, 놀랄 정도로 내용이 없어서 놀랐습니다. 회견문의 절반 이상이 자화자찬이었습니다.
“재보궐 선거가 끝난 후, 승리한 곳이 아니라 패배한 전남 곡성을 먼저 찾았다. 보수 여당 대표가 곡성을 찾아간 것이 대한민국이 시작된 이래 처음이었다고 한다.”
“100일 동안 변화와 쇄신을 위해서 이리 뛰고 저리 뛰었다. 민생정치, 대한민국의 우상향, 청년정치, 정치개혁하자고 소리 높였다.”
“가장 많이 얘기하고 힘을 준 건 ‘여·야·의·정 협의체’ 등 의료상황 해결에 관한 것이었다. 어제 정부가 의대생의 휴학 승인을 대학 자율에 맡기겠다며 전향적인 입장을 냈다. 여·야·의·정 협의체에 참여하는 의료단체가 더 많아지길 기대한다. 끝까지 노력하겠다.”
“‘금투세 폐지’를 집요하고 강하게 얘기했다. 찬반 여론도 그동안 강행에서 폐지로 바뀌었고, 바로 어제 우리 당정이 금투세 폐지를 발표하자 주식시장이 즉각 긍정적으로 반응했다.”
“‘격차를 줄이고 기회를 넓히자’는 목표로 격차해소특별위원회를 출범시켰다.”
“저희가 그동안 시도하지 않았던 청년 역면접 행사에서, 청년과 우리 국민의힘이 함께 성장할 수 있는 기회를 봤다. 청년의힘T/F를 만들고, 청년들과 좋은 인재들을 체계적으로 발굴·육성할 수 있도록 인재영입위위원회를 상설화했다.”
“여야대표회담에선 ‘정치개혁’을 주장했다.”
“간첩법의 개정과 국정원의 대공수사권 복원을 이슈화하고 진전시킨 것은 대한민국을 지키기 위한 것이었다.”
“집권당의 대표로서 대통령과 회동했다.”
=> 윤석열 대통령의 기자회견문과 형식면에서 거의 일치합니다. 장황하게 자신이 한 일을 하나도 빠짐없이 일일이 다 언급하는 것입니다. 검찰의 수사결과 발표를 듣는 듯했습니다. 윤 대통령과 한 대표 회견문의 차이점이라면, 윤 대통령은 노골적으로 자기자랑을 하는 데 반해, 한 대표는 중간중간에 객관적 사실을 이야기하는 것처럼 말하는데, 듣고보면 ‘그게 내 공로’라고 이야기하는 점입니다.
2) 윤석열 = 한동훈
“지난 2년 반 우리 정부는 한미동맹을 생산적으로 복원을 했고, 한일관계를 미래지향적으로 개선했다. 방산수출이 비약적으로 늘고 대통령이 앞장서서 민관이 글로벌세일즈에 나섰다. 세계국채지수(WGBI) 편입에 성공해 우리 자본시장과 경제의 위상이 크게 도약했다.”
“노사관계 현장에서 ‘건설폭력’과 ‘화물연대파업’이 힘을 잃은 것은 정말 큰 성과였다. 연금/의료/교육/노동 등 4대 개혁은 지금까지 어떤 정부도 해내지 못했지만 더 이상 피할 수 없는, 당과 정이 함께 추진해야 할 포기할 수 없는 과제이기도 하다. 이런 개혁 성과들이 몇몇 상황들에 대한 국민들의 실망과 우려에 가려져서 제대로 평가받지 못하고 있는 것이 안타깝다.”
=> 윤석열 정부 정책에 반대하는 게 전혀 없습니다. 비판이 많았던 외교, 노동 정책에 대해서도 지지를 표하고 있고, 이른바 진행과정에서 온갖 불협화음을 일으키는 것은 물론 방향성도 모호한 4대 개혁에 대해서도 ‘제대로 평가받지 못하고 있다’며 지지 입장을 나타냅니다. 실제로도 윤석열 정부와 같은 입장이기도 하지만, 논리적으로 윤 대통령을 향해 ‘배신이 아니다. 우리 모두 잘 되고자 하는 것이다’라는 점을 강조하고픈 듯합니다.
3) 대통령 향한 요구사항
- 11월 안에 해결해야 한다며, 딱 2가지를 요구했습니다.
- △여·야·의·정 통해 의정갈등 풀어야 △‘국민들께서 우려하시는 지점들’에 대해 과감하고 선제적으로 해결책 관철입니다.
=> 중간에 더불어민주당 공격한 것 제외하면, 이게 발표문의 전부입니다. 말을 분명하게 하지 않고, 겉포장을 씌운 탓에 전반적으로 구체성이 전무합니다. 그래서 무얼 하자는 건지 알기 힘듭니다. 발표문에는 ‘김건희’라는 이름 자체가 없습니다. ‘국민들께서 우려하시는 지점들’이라고 표현했을 뿐입니다. 전두환 정권 당시 가택연금을 당한 김영삼이 단식투쟁에 나설 때, 이를 ‘모 재야인사의 식사문제’라는 식으로 표현했습니다. 그때가 연상됩니다.
2. 일문일답 주요 내용
- 대통령실에서는 김건희 여사 문제 등 국민 눈높이에 맞는 변화를 못 보여주고 있다.
= 국민 눈높이 맞추고 민심 따르기 위한 과정이라 보면 된다. 지금의 민주당이라면 이재명 대표에게 이런 식의 논란이 오갈 수 있을까요. 우리는 정치하는 사람이니 결과로 말해야 한다.
- ‘특감 후보 추천’을 두고 당내 이견이 일고 있다.
= 특감은 권력을 감시하고 권력 문제를 사전에 예방하는 데 중점을 둔 기관이다. 국민의힘이 그것조차 머뭇거린다면 ‘민심을 알긴 아는거야’라고 (국민이) 생각할 것이다. 국민의힘은 등 떠밀리지 않고, 변화와 쇄신을 주도해야 한다. 그 첫걸음이 특감이다. 문재인 정부가 5년 핑계대면서 미뤄왔다. 우리가 자발적으로 추진하는 길이 될 것이다. 앞으로도 그런 일 없도록 하겠다는 다짐을 보여드려야 한다. 정부 여당이 국민들의 걱정에 대해 적극적으로 반응해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특감 제도 추진하는 것이 큰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
- 대통령실이 ‘3대 요구’를 거부했다.
= 대통령실도 나름의 노력을 하고 있다. 국민 눈높이에 맞추고 민심 따르는 것이다. 그 앞에서 정치는 겸손해야 한다. 제가 맨 앞에 서서 바람 오는 것을 막겠다. 결국 우리는 민심을 따르게 된다. 저는 그 시점을 놓치지 말자는 것이다. 그래야 국민들이 우리에게 믿음을 줄 것이다.
- 특별감찰관 관철 안 되면 자체 특검안 발의 의사가 있나.
= 특별감찰관은 관철돼야 하고 그렇게 될 것이다. 그것도 안 하면 어떻게 민심을 받들겠나.
- 채상병 특검 입장은?
= 지금까지 말씀드렸고 입장이 바뀐 것이 없다.
- 내년 4월 보궐선거 출마 생각이 있나.
= 제가 뭘 하느냐는 중요하지 않다. 몸을 던져서 우리 진영, 우리 당, 대한민국이 처해있는 위기를 극복하고 싶고, 그래야만 한다고 생각한다.
- 강강약약과 민주당의 억강부약과 어떤 차이가 있나.
= 이재명 대표는 그렇게 살지 않으신 것 같아서 그 점이 차이다.
3. 한동훈 대표 회견 및 일문일답 특징
- 한 대표의 공개 발언에는 늘 일관된 공통점이 나타납니다. 이번 회견에서도 마찬가지였습니다.
1) ‘민심’을 아전인수 해석
- 늘 ‘국민 눈높이’, ‘민심’을 이야기합니다. 그러면서 ‘특감’을 민심을 따르는 것이라 합니다. 지금 우리 국민들 가운데 ‘특감’으로 김건희 여사 문제 해결하자고 하는 사람이 몇이나 됩니까. 이를 모른다면, 기초적인 판단력도 부족한 수준이어서 주요한 결정을 내리는 자리에 있어선 안 됩니다. 알고도 이런다면, 그건 국민을 기만하는 것입니다. 더더욱 공적 활동을 해선 안 됩니다.
2) 자기 연민 - 자신을 거룩한 희생자로 표현
- “제가 맨 앞에 서서 바람 오는 것을 막겠다” => 한 대표가 윤 대통령을 향해 지금 정도로라도 반대 의사를 피력하는 것을 높게 평가합니다. 또한 현재 윤-한 갈등에서 정당성과 합리성이 전적으로 한 대표에게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또 한편으로는 ‘특감’을 꺼낸 것이 일종의 고육지책이라는 것도 이해되는 지점도 없지 않습니다. 다만, 채 성과도 나기 전에, 이제 출발지점에서 자기자랑이나 자기연민을 너무 자주 드러내 ‘점수’를 미리 다 까먹습니다. 굳이 정치인 아니어도, 작은 조직에서도 자기가 자기자랑 않으면 다른 사람들이 몰라줄 것 같을 때, 이런 행동을 하게 됩니다. 자존감이 떨어지거나 남의 평가에 민감한 사람들에게서 이런 경향이 나타나곤 합니다.
3) 불리한 질문은 회피
- ‘특검’을 묻는데, ‘특감’만 이야기하는 동문서답을 합니다. 회견에서 이렇게 동문서답을 하면, 질문권을 얻은 다른 기자가 자신이 질문하려던 주제로 넘어가지 말고, ‘방금 질문이 그게 아니쟎아요’라고 다시 한 번 캐묻는 게 관행처럼 자리잡았으면 좋겠습니다. 미국의 경우에는, 공식 회견에서 답변이 시원찮거나 일부러 답을 회피하려 하면, 질문권을 얻은 기자가 마이크를 놓지 않은 채 연이어 질문하는 관행이 있기도 합니다.
- 또 ‘채 상병 특검’에 대한 물음에도 “지금까지 말씀드렸다”고 말합니다. 한 대표의 특징입니다. 지금까지 말했는데, 왜 또 묻겠습니까. ‘채 상병 특검하겠다’면서 당 대표 나섰는데, 지금은 감감무소식이니, 하기는 하는거냐고 묻는 것이지 않습니까. 그렇다면, 똑같은 말이라도 다시 한 번 반복해야 합니다. 그게 국민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입니다.
- 그나마 이번 회견에서 안 보였던 점은, 질문자를 향해 역공하는 것입니다. 한 대표는 법무장관 시절, 국회에 나가면, 질문하는 야당 의원들을 향해, 해당 의원의 과거 이력을 끄집어내 “그런 말할 자격이 없지 않느냐”는 식으로 역공을 퍼붓기도 했습니다.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으로 본격적으로 정치에 막 들어섰을 때에도 질문하는 기자들을 향해 ‘소속사’를 문제삼거나, ‘질문 의도’를 공격하는 식이 많았습니다. 공인의 공적 발언 태도로는 매우 부적절할 뿐 아니라, 폭력적인 행태입니다. 그나마 이번 회견에서는 그런 모습이 노골적으로 보이지 않았다는 건 다행이라 여겨집니다.
4) 틈날 때마다 민주당, 이재명 디스
- 답변을 하면서, 끝없이 민주당, 이재명 대표를 공격합니다. 질문은 민주당에 대한 입장을 묻는 게 아닙니다. 그리고 그렇게 하지 않아도, 국민의힘과 한 대표가 민주당과 이 대표를 어떻게 생각하는지 온국민이 다 압니다. 불필요한 답변과 정치공세를 엉뚱한 자리에서 하는 격입니다. 정치적으로 유효하지 않고, 화자만 없어 보입니다. 보수는 품격이 있어야 합니다.
4. 한 대표는 왜 ‘특검’ 아닌 ‘특감’만 외칠까?
1) 윤 대통령과의 정면충돌 부담
- 기자회견에서 윤 대통령과 윤석열 정부 방향에 대해 반대하지 않는다는 의사를 강조했습니다. ‘김건희 여사 의혹’의 불길이 점점 커지니, 어떻게든 진화를 해야 하는데, ‘이 정도는 해야된다’는 생각이 강한 듯합니다. 앞으로 2년 반이나 남았으니, 남은 기간이라도 ‘최소한의 안전장치’는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던 듯합니다.
- 그러나 윤 대통령이 강하게 거부감을 나타내는 ‘특검’까지 가기에는 용기가 부족합니다. 이는 분당을 각오할 정도의 자세가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그 정도까지는 준비도 되지 않았고, 감당할 의사도 없어 보입니다.
2) 탄핵 우려
- 한 대표는 특검 출신입니다. 그리고 윤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를 누구보다 잘 압니다. ‘김건희 특검’이 진행되면, 그 끝이 어디까지 갈 지 불안한 게 아닌가 싶습니다.
- 정무적으로도, 국민의힘 입장에서는 남은 2년 반을 모두 ‘특검 정국’에 다 내어주는 격이 될 수도 있다고 판단할 수 있습니다.
- 그러니 ‘특감’은 ‘특검’을 막기 위한 방어막으로 꺼낸 것일 수도 있습니다.
3) 한 대표의 목표는 무엇인가?
- 한 대표 말만 들으면, ‘국민 잘 되고, 윤석열 대통령 잘 되라’는 것 외에는 아무런 사심이 없는 분 같습니다.
- 그러나 ‘특감’이 국민 잘 되고, 윤 대통령 잘 되는 것이 될 수 있을까요. 국민들은 실망하고, 윤 대통령은 심드렁하고, 당은 혼란스럽고. 현상황에서 ‘특감’ 문제로 이렇게 에너지를 낭비할 사유가 되는 걸까요.
- 그러나 한 대표 입장에서 보면, 지금은 국민들이 ‘특감’에 대한 반응이 시원챦아도, 일단 뭐라도 하나 통과를 시키면, 국민의힘 지지층, 특히 한동훈 대표 지지층을 결집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는 판단을 할 수 있습니다.
- 한 대표가 차기 대선을 목표로 한다면, 우선 당내 주자가 되어야 하고, 그리고 그 다음에는 유권자의 절반 지지만 얻으면 됩니다.
- 둘 다 쉽지 않은데, 한 대표의 전략은 당 바깥 성원을 통해 당내를 압박하는 전략을 더 선호하는 듯합니다. 이는 현시점에서 명분과 정당성이 자신에게 있다고 보기 때문입니다.
4) Build up 과정인가?
- 일각에서 이런 의문을 품는 이들이 있습니다. ‘특감’은 현재 당내 지형을 보건데, 절대 한 대표가 이기기 힘든 싸움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많기 때문입니다.
- 그러나 ‘특감’마저 좌절되면, 당대 중도층이 흔들리면서, ‘친한계’가 확장될 수 있고, 또 ‘특감마저 좌절되니, 그렇다면 특검을 반대할 명분이 없다’는 당내 기류도 커질 수 있습니다.
- 이를 통해 ‘특검’으로 가는 방식입니다. 또 이 과정에서 비록 ‘특검’으로 가지 못하더라도, ‘특감 좌절’이 한 대표의 당내 입지를 약화시키기 보단, 오히려 정당성을 더욱 키워 당내 영향력을 키우는 반전의 계기로 활용할 가능성도 생각해 볼 순 있습니다.
- 저는 한 대표가 이 정도의 정치력이 있는지, 그렇게 모험을 계획할 수 있는지 의문입니다. 그러나 지금 한 대표의 ‘특감’ 주장이 그나마 정당성을 갖는 요소는 이것 외에는 아무 것도 없다고 봅니다.
5. 사설
한겨레 = ‘취임 100일’ 한 대표 말로만 “민심”, 특감이 ‘민심’인가
경향 = ‘변화·쇄신하겠다’더니 변죽만 울린 한동훈의 100일
한국 = 한동훈, 직 걸고 대통령실 ‘마이웨이’ 멈춰 세워야
조선 = 김 여사 문제 해결 필요하나 지금 한 대표 식으로 되겠나
② 시선, 클릭!
# 4인 가족 김장, 42만원
##온난화, 앞으로 ‘경북 사과’ 사라진다
### 30대 절반이 미혼
####일하는 노인 절반, 월 100만원 못 벌어
##### 건강 : 침샘 유지하는 법
③ Now and Then
가을은 늘 그렇지만, 그 가운데에서도 10월은 이제 온 듯한데, 벌써 오늘이 마지막 날입니다. 아마 오늘 라디오에서는 이용 또는 아이유의 ‘잊혀진 계절’이 끝없이 나올 것이기에 10월 초에 많이 나왔을 ‘10월의 어느 멋진 날에’(2000)를 10월 마지막 날의 노래로 골라봤습니다.
성악가 바리톤 김동규의 목소리로 널리 알려진 이 노래에는 2가지 아이러니가 있습니다. 우선 이 노래의 원곡은 원래 봄이 배경인 노르웨이의 가곡으로, ‘시크릿 가든’이 데뷔 앨범(1992)에서 연주곡으로 실어 널리 알려졌는데, 그때 제목도 ‘Serenade to Spring’이었습니다. 그런데 1999년 가을, 김동규가 우연히 시크릿가든의 ‘Serenade To Spring’를 듣고서 여기에 가사를 붙였습니다. 그때가 10월이라 제목을 ‘10월의 어느 멋진 날에’라고 한 것입니다. 이렇게 해서 원래 ‘봄 노래’가 한국에선 ‘가을 노래’로 바뀌게 된 것입니다. 두 번째 아이러니는 이 노래를 작곡할 당시, 김동규는 그해 가을 부인과 이혼해 우울증에 빠져 있을 때였는데, MBC 라디오 김기덕 국장이 가벼운 크로스오버 형식의 노래를 제안해 만들게 된 것입니다. 이후 이 노래가 한국인들의 애창곡이 되면서 ‘가을 결혼식’ 축가로 자주 불려지는데, 이 역시 아이러니입니다.
오늘은 김동규의 음성이 아닌, 첼로 연주입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58caqix3wsg
(*일부 포털에서는 유튜브 영상이 열리지 않을 수 있습니다. 유튜브 영상을 보시려면, 한겨레 홈페이지로 오시기를 권합니다. 기사 제목 아래 ‘기사 원문’을 클릭하시면 됩니다.) (끝)
권태호 기자 h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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