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통의 가족' 장동건 "나이 들어 보이는 내 모습에 깜짝" [인터뷰]

정한별 2024. 9. 29. 1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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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동건, '보통의 가족'으로 스크린 복귀
작품 향한 애정 "대본 읽고 설렜다"
장동건이 '보통의 가족' 관련 인터뷰를 진행했다. 하이브미디어코프, 마인드마크 제공

배우 장동건은 '보통의 가족' 촬영 당시 모니터를 보고 깜짝 놀랐다고 했다. '내가 이렇게 나이가 들어 보인다고?'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는 곧 외모에 대한 생각을 내려놓고 편하게 작품에 임했다.

장동건은 최근 서울 종로구 삼청동에서 영화 '보통의 가족' 관련 인터뷰를 진행했다. '보통의 가족'은 각자의 신념을 가지고 살아가던 네 사람이 아이들의 범죄현장이 담긴 CCTV를 보게 되면서 모든 것이 무너져가는 모습을 담은 작품이다.

장동건이 맡은 역할은 재규다. 재규는 도덕적이고 자상한 소아과 의사다. 사람을 살리는 일을 직업으로 삼으며 그와 관련된 굳은 가치관을 지닌 그는 어느 날 자신의 아이의 충격적인 범죄현장이 담긴 CCTV를 보게 된다.


현대극으로 돌아온 장동건

장동건이 '보통의 가족'에 대한 이야기를 전했다. 하이브미디어코프, 마인드마크 제공

드라마 '아스달 연대기' '아라문의 검', 영화 '창궐' 등에서 활약했던 장동건은 '보통의 가족'을 통해 오랜만에 현대극으로 돌아오게 됐다. 그는 "특수직이거나 판타지 속 인물을 맡는 경우가 많았다. 킬러, 좀비 이런 역할들이었다. 대본을 처음 받아보고 '그러고 보니 내가 이런 걸 안 했네'라는 생각이 들더라"면서 웃었다. 현실적인 캐릭터를 하고 싶다는 마음도 있었단다. 장동건은 "재규가 어떤 사람인지 너무 잘 알겠더라. 내 안에도 이런 모습이 있다. 그동안 캐릭터를 밖에서 끌어 와 연기했다면 이 역할은 내 안에서 꺼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대본을 읽고 설렜다"고 밝혔다.

물론 우려도 존재했다. 장동건은 "감독님과도 그런 얘기를 했다. '이 영화가 우리가 아이들을 너무 나쁘게 그려내는 것처럼 받아들여지지 않을까' 걱정이 됐다. 그런데 영화 속 아이들은 부모님의 나쁜 상상 끝에 있는 판타지같은 캐릭터다. 이런 아이들의 모습이 가끔 뉴스에서 나오기도 하지만 전체를 대변하는 캐릭터는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난 아직도 내 아이가 유치원에 처음 다닐 때 느낌이 생각 난다. '혼자 갈 때 이런 저런 일이 생기면 어떡하지' 싶었다. 실제로 일어나지 않겠지만 부모님의 나쁜 상상이 만들어내는 모습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이야기했다.


배우들과의 호흡

장동건이 과거를 회상했다. 하이브미디어코프, 마인드마크 제공

장동건과 배우들의 호흡은 '보통의 가족'을 풍성하게 만들었다. 장동건은 설경구와 오래 전부터 알고 지냈다고 했다. 그러면서 "설경구 형을 스크린 통해 알게 됐고, 실제로 만났는데 사람이 좋더라. 영화 속 모습은 거친데 사람이 순하고 마음이 여린 면이 있다. 개인적으로는 좋아하는 형이었다. 같이 작업해 보고 싶은 생각이 늘 있었다"고 말했다. 설경구의 애드리브에 감탄했다는 이야기도 전했다. 장동건은 "'유연하게 상황에 따라 이런 생각도 해볼 수 있구나' 싶었다. 훌륭한 재능이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밝혔다.

후배들과의 호흡을 통해서도 많은 것들을 배운단다. 장동건은 "난 자신감 넘치는 스타일이 아니다. 후배 배우들하고 할 때도 '내가 망신당하면 안 되는데' '잘해야 하는데' '좋은 선배의 모습을 보여야 하는데'라는 부담이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후배들과 같이 연기하면 놀랄 때가 있다. 연기를 진짜 잘하고 배울 점이 많다. 후배라고 만만하게 보지 않는다. 같은 동료고 서로 의지하게 된다. 어려운 점이 있으면 후배들과 상의도 한다"고 전했다.


장동건의 고민

장동건이 '보통의 가족'을 향한 애정을 드러냈다. 하이브미디어코프, 마인드마크 제공

장동건은 '보통의 가족'을 통해 자신에게서 새로운 모습을 보기도 했다. 그는 "첫 촬영 때 모니터를 보고 조금 놀랐다. '내가 이렇게 나이가 들어 보인다고?' 싶더라. 이전 작품에서는 과한 분장을 하다가 나랑 비슷한 자연인 모습으로 모니터에 담기게 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편으로는 편하게 다가왔다. '나 이제 모니터를 안 봐도 되겠다' 싶었다"면서 너스레를 떨었다.

'보통의 가족'을 통해 자신에 대해 더욱 깊게 생각해볼 기회를 얻기도 했다. 장동건은 "'나에 대해 이렇게까지 생각해본 적이 있었나' 싶다. 난 선택의 순간이 왔을 때 비교적 잘 선택하는 편이었다. 그렇지만 영화 속 상황에 놓인 적은 없었다. 처음으로 (이 부분에 대해) 상상해 봤다. 정답대로 할 수 있을지에 대한 자신이 없어졌다"고 말했다. 장동건의 고민은 작품에 고스란히 녹아들었고, 그 결과 완성도 높은 '보통의 가족'이 탄생할 수 있었다.

한편 장동건의 활약이 담긴 '보통의 가족'은 다음 달 16일 극장 개봉 예정이다.

정한별 기자 onestar101@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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