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화 이글스가 후반기 반등의 열쇠를 쥐고 있던 외국인 투수 윌켈 에르난데스를 웨이버 공시하며 과감한 결단을 내렸다.
후반기 첫 등판에서의 헤드샷 퇴장이 팀의 인내심을 시험하는 마지막 계기가 되었지만, 사실 그 이면에는 기대에 미치지 못했던 시즌 성적과 가을야구 진출을 위한 절박한 상황이 맞물려 있었다.
26세의 어린 투수가 보여준 강속구라는 확실한 재능은 분명했기에, 이번 이별은 한화 구단과 팬들 모두에게 매우 씁쓸한 결말이 되었다.

에르난데스가 키움전에서 범한 헤드샷 퇴장은 단순한 불운이 아니라 그간 쌓여왔던 구단의 고민이 폭발한 결정적 계기였다.
16경기 3승 6패, 평균자책점 4.92라는 성적은 에이스를 원하는 한화의 기대치와는 거리가 멀었다.
결국 잦은 기복과 실망스러운 투구 내용은 구단으로 하여금 더 이상 시간을 지체할 수 없다는 판단을 내리게 만들었다.

지난 6월 30일 KT전에서 3이닝 무실점 호투를 펼쳤음에도 비로 인해 노게임이 선언된 것은 에르난데스의 리듬을 완전히 무너뜨리는 결과를 낳았다.
이후 등판 일정이 꼬이며 제 기량을 발휘하지 못한 부분은 분명 운이 없었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프로의 세계에서 이러한 환경적 요인을 극복하고 꾸준히 긴 이닝을 책임지는 것이 외국인 선수의 진정한 의무다.

8월 15일이라는 포스트시즌 등록 시한이 임박한 시점에서 한화는 더 이상 에르난데스의 부활을 기다려줄 여유가 없었다.
5위권 진입을 위해 한 경기 한 경기가 소중한 상황에서 불확실한 투수에게 의존하는 것은 구단 입장에서 너무나 큰 도박이었다.
냉정한 성적 지상주의가 지배하는 프로야구의 현실이 결국 에르난데스를 방출의 길로 이끌었다.

과거 한화를 떠났다가 미국 무대에서 약점을 보완하고 한층 성숙해져 돌아온 페라자의 사례는 에르난데스에게도 희망이 될 수 있다.
20대 중반의 나이와 강력한 패스트볼이라는 확실한 무기를 갖춘 만큼, 변화구 제구와 투구 효율을 보완한다면 충분히 다시 KBO 무대를 밟을 저력이 있다.
지금은 비록 헤어지지만 더 나은 선수가 되어 돌아올 가능성을 배제할 수는 없다.

구단이 새로운 외국인 투수 영입 막바지 작업에 돌입하며 당장 에르난데스의 자리는 사라졌지만, 이번 조치가 한화의 가을야구 진출이라는 최종 목표를 달성할지는 지켜봐야 한다.
에르난데스의 마지막 퇴장이 결국 팀을 살리기 위한 변화의 마침표가 될지, 아니면 아쉬운 악수가 될지 후반기 성적이 증명해 줄 것이다.
과감하게 던진 승부수가 한화 이글스에 다시금 희망을 가져다주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