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광로도 야드도 ‘펄펄’···울산 산업현장, 폭염과 '사투'
선박 건조 현장 철판 위서 구슬땀
베트남서 온 근로자도 놀랄 더위
방열복 입은 LS MnM 주조원들
1,200℃ 용광로 불길 앞에서 사투
기업, 휴식·점심시간 늘리고
현장별 휴게실 운영·보양식 제공
현장 밀착형 근로자 건강 관리

"한국에 온 첫해인데, 베트남만큼 여름이 뜨거울 줄 몰랐어요."
울산 전역에 폭염특보가 내린 3일 HD현대중공업 야외현장에서 근무하고 있는 웬딩이(NGUYEN DINH Y, 베트남)씨의 말이다.
이날 최고 온도 35℃에 달하는 불볕더위로 울산 주요 산업 현장 곳곳은 때 이른 폭염과 사투를 벌이고 있다.
웬딩이 씨를 비롯한 HD현대중공업 야외 근로자들은 배가 만들어지는 야드(Yard) 곳곳을 누비며 연신 구슬땀을 훔쳤다.
한 근로자는 야드에서 건조 중인 선박 블록을 용접하다 더위를 식히기 위해 멈춰 쉬길 반복하기도 했다.

특히 배의 뼈대가 되는 철판 위에서의 가공 작업은 그야말로 찜통 속이다. 용접 장비에서 내뿜는 열기까지 더해지자, 현장에선 아직 여름이 두 달이나 더 남았다며 걱정이 이어지기도 했다.
웬딩이 씨는 "올해 한국에 왔는데 여름이 이렇게 뜨거울 줄 몰랐다"면서 "아직은 낯설지만 쉬는 시간마다 휴게실에서 땀도 식히면서 얼음물도 자주 마시려고 하고 있다. 그래도 세계에서 주목하는 한국의 배를 만드는데 대한 자부심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국내 유일의 동 제련소가 있는 LS MnM 온산제련소 작업자들도 무더위에 맞서 바쁜 하루를 보내고 있다.
LS MnM 주조원들은 99.99% 고순도 구리판(전기동)을 만들기 위해 방열복을 입고 불순물 모니터링에 한창이다.
용광로에서 불길을 내뿜는 구릿물은 섭씨 1,200℃에 달한다.

울산시에 따르면 지난 5월 15일부터 7월 2일까지 37명의 온열질환자가 발생했다. 이는 전년 동기 8명 대비 4배 이상이 오른 수치다.
7월 초인데도 불구하고 울산에서 연일 폭염특보가 이어지자 기업들은 대책 마련으로 분주하다.
HD현대중공업은 7~9월 체감온도가 33℃ 이상일 때 휴식시간을 10분에서 20분으로 연장한다. 또 혹서기간(7월 10일~8월 31일)엔 점심시간을 30분 연장하고, 선박 위 작업자를 위해 선상 휴게실을 마련했다.

울산에서는 뜨거운 현장과는 달리 언제나 영하권인 작업장도 있다.
SK이노베이션에 따르면 울산공장 나프타 분해공정 내에 위치한 '콜드 섹션(Cold Section)'은 -140℃~-100℃를 유지한다. 콜드섹션은 나프타 분해 결과로 나오는 수소, 메탄, 에틸렌 등의 가스를 응축시키기 위해 냉동에너지를 공급하는 설비다. 다만 이곳에서의 작업은 '점검 시'에만 이뤄지며 평소엔 근무자가 없다.
SK 관계자는 "콜드섹션은 외부 기온과 관계없이 항상 영하권을 유지한다"라며 "근무자가 상주하지 않는 시설이지만, 가끔가다 점검을 위한 작업자들이 찾아올 때 '더울때도 시원해서 좋다'는 말을 하기도 한다"라고 말했다.
김귀임 기자 kiu2665@iusm.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