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한 몸값된 '패키지 기판'…삼성전기·LG이노텍, 높아진 눈높이

설동협 기자 2026. 5. 31. 1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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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C-BGA, AI 데이터센터 생태계 본격 합류

AI 반도체 공급망의 무게중심이 칩에서 패키징으로 이동하고 있다. GPU와 고대역폭메모리(HBM) 성능 경쟁이 치열해질수록 이를 뒷받침하는 패키지 기판의 중요성도 커지면서 삼성전기와 LG이노텍이 새로운 수혜주로 부상하는 모습이다.

31일 반도체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기와 LG이노텍은 최근 AI 데이터센터용 서버 FC-BGA 사업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다. FC-BGA(플립칩 볼그리드어레이)는 GPU와 AI 가속기, 서버용 CPU 등에 사용되는 고성능 반도체 기판으로, 칩과 메인보드를 연결하는 역할을 담당한다.

과거에는 단순 부품으로 여겨졌지만 최근 들어서는 신호 전달과 전력 공급, 발열 제어 성능을 좌우하는 핵심 부품으로 주목받고 있다. 특히 AI 반도체의 성능 경쟁이 격화되면서 고사양 FC-BGA 수요도 빠르게 증가하는 추세다.

엔비디아의 블랙웰(Blackwell)과 차세대 루빈(Rubin) 플랫폼으로 갈수록 GPU 크기와 HBM 탑재량이 동시에 증가하면서 기판 면적과 기술 난이도 역시 높아지고 있다. 업계에서는 AI 서버 시장 확대가 결국 고부가가치 서버용 FC-BGA 수요 증가로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삼성전기는 국내 최초로 서버용 FC-BGA 양산 체계를 구축한 기업으로 꼽힌다. 최근에는 베트남 생산거점 증설을 통해 생산능력 확대에 나섰으며, AI 서버용 MLCC(적층세라믹콘덴서) 사업도 함께 강화하고 있다. AI 서버는 일반 서버보다 전력 소모가 크고 전압 안정성이 중요해 MLCC 탑재량 역시 크게 늘어나는 것으로 알려졌다.

LG이노텍 역시 대면적 FC-BGA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최근 글로벌 반도체 패키징 학회 등을 통해 AI 서버용 기판 기술을 적극 공개하며 시장 공략에 나서는 모습이다. 업계에서는 스마트폰 카메라 모듈 중심이던 사업 구조가 향후 AI 반도체 기판 중심으로 다변화될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시장도 빠르게 반응하고 있다. 삼성전기는 지난 29일 종가 기준 212만7000원을 기록하며 사상 최고가를 경신했다. 연초 27만1000원과 비교하면 약 685% 급등한 수준이다. LG이노텍 역시 145만8000원에 거래를 마치며 연초(26만9000원) 대비 442% 증가하며 고공행진 중이다.

업계는 AI 반도체 수혜가 GPU와 HBM을 넘어 패키징 생태계 전반으로 확산되고 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실제 AI 데이터센터 구축이 늘어날수록 GPU와 HBM뿐 아니라 이를 구현하는 인터포저, FC-BGA, MLCC 등 핵심 부품 수요도 함께 증가할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AI 반도체 경쟁이 심화될수록 칩 성능만큼이나 이를 안정적으로 구현하는 패키징 기술의 중요성도 커지고 있다"며 "과거 조연에 머물렀던 기판 업체들이 AI 시대 핵심 플레이어로 부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설동협 머니투데이방송 MTN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