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롯데쇼핑이 올해 두 번째로 공모 회사채 시장을 찾는다. 조만간 갚아야 할 빚만 3000억원을 웃도는 만큼, 이번에 마련한 돈을 채무 상환에 사용할 예정이다. 앞서 15년 만에 자산을 재평가해 부채비율을 낮춘 데다, 올해 들어 순이익이 플러스로 돌아선 만큼 공모채 발행은 무난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실질적인 빚인 순차입금이 계속 불어나며 12조원을 넘어서고 매년 수천억원의 이자를 내야 하는 현실이 이어지는 가운데, 앞으로 상당한 투자 부담을 져야 한다는 점 등은 여전히 투자 심리의 걸림돌로 남아 있다.
10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롯데쇼핑은 오는 11일 1500억원 규모의 공모채를 발행을 위해 수요예측에 나선다. 트랜치(만기 구조)는 2년물 500억원, 3년물 1000억원으로 구성됐으며, 시장 수요에 따라 최대 3000억원까지 증액 발행 가능성이 열려 있다.
희망 밴드로 개별 민간채권평가사 평균인 민평금리 기준 ±30bp(1bp=0.01%p)의 금리를 제시했다. 발행일은 9월 19일이며, 발행 주관사는 하나증권·신한투자증권·KB증권·한국투자증권·NH투자증권이다. 한국기업평가·나이스신용평가·한국신용평가 신용평가 3사 모두 신용등급으로 'AA-(안정적)'을 부여했다.
이번 공모채는 올해 들어 두 번째로, 롯데쇼핑은 올 4월에도 공모채를 통해 2500억원을 조달했다. 당시 2000억원 발행을 위해 수요 예측에 나섰는데, 트랜치 별로 2년물 700억원에 4000억원, 3년물 1300억원에 4600억원 등 총 8600억원의 주문이 몰리면서 증액 발행으로 이어졌다. 롯데쇼핑 관계자는 "이번 회사채는 상환 목적으로 발행된다"고 말했다.
롯데쇼핑은 조달한 자금을 채무상환으로 사용할 계획이다. 이번에 조달하는 자금은 원화 공모 무보증 사채를 갚는 데 투입될 예정이다. 2020년에 발행한 사채 1350억원은 이달 23일, 작년에 발행한 사채 1100억원은 내년 1월16일이 만기일이다. 이달 600억원 규모의 사모 기업어음 만기도 돌아와 합하면 3000억원을 상회한다.
롯데쇼핑은 지난해 15년 만에 자산재평가를 실시해 부채비율이 대폭 개선됐다. 한기평에 따르면 구체적으로 토지는 9조4000억원 증가했고, 관련 재평가 잉여금이 7조1000억원 발생하면서 자본이 확충됐다. 이에 부채비율은 △2021년 말 183.3% △2022년 말 187.3% △2023년 말 182.8%로 3년째 180%대를 유지했지만, 2024년 말 129.0%로 직전년도 대비 53.8%p 낮아졌다.
실적도 힘을 보태고 있다. 올 상반기에는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10.5% 증가하고, 반기순이익이 7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흑자 전환했다. 나신평은 "온라인 소비 증가 등 불리한 영업 환경으로 인해 회사의 매출은 감소중이나, 오프라인 점포의 구조조정, 각종 비용 절감 노력 등을 바탕으로 회사 전반의 영업수익성은 회복 추세를 나타내고 있다"고 평가했다.

다만 이미 쌓일 대로 쌓인 빚은 그림자다. 롯데쇼핑의 실질적인 빚인 순차입금은 올 상반기 말 12조3961억원으로 △2023년 말 11조6618억원 △2024년 말 12조1989억원 등으로 계속 불어났다는 점이다. 이에 올 상반기 2901억원의 이자비용을 감당해야 했다. 지난해 상반기 3124억원에 비해선 개선됐지만, 앞으로의 투자 부담도 남아 있다.
롯데쇼핑은 "지속적인 투자를 기반으로 신규 수요를 창출해야 하는 당사 사업의 특성상 향후에도 지속적인 투자활동에 따른 자금 소요가 예상되며, 이로 인해 차입금이 증가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나신평은 "비우호적인 대내외 환경 등으로 수익성 개선 폭이 제한적일 전망"이라며 "온라인 사업 강화(오카도 물류자동화센터), 기존 점포 리뉴얼 등과 관련한 투자부담이 존재하는 점을 감안할 때 이익창출력 대비 높은 차입부담 수준이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이채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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