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막전막후] SKT, 또 '무늬'만 중간요금제…종류만 늘고 알맹이 없다

이민후 기자 2023. 3. 30.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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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지난해부터 이어진 고물가에 서민들의 통신비에도 시름하고 있습니다. 

통신이 단순히 문자, 전화를 넘어서 인터넷망을 이용한 카카오톡, 이메일 등 삶과 밀접한 부분까지 영향을 끼치고 있다는 점에서 민생과 맞닿아있는 부분이 아닐 수 없습니다. 

특히 과점 상태인 통신시장 내 높은 요금제에 대한 반발이 생기자 비교적 값이 저렴한 알뜰폰이 부상하기도 했지만, 5G 망 같은 경우에는 여전히 통신 3사가 꽉 잡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정부가 이동통신 3사에 고통분담을 요구하면서 SKT가 지난 23일에 중간요금제를 내놓았는데, 실효성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이민후 기자와 알아보겠습니다. 

이 기자, 중간요금제 어디서부터 출발한 건가요? 

[기자] 

윤석열 대통령 취임 당시에 '긴급 민생안정 10대 프로젝트'에서 이동통신 3사에 5G 중간요금제를 요구하면서 처음으로 등장했습니다. 

이통 3사가 대통령의 요구에 맞춰서 지난 8월 23일에 중간요금제를 출시했는데요. 

각기 24GB, 30GB, 31GB로 10GB-100GB 사이에서 비교적 낮은 수준의 데이터를 제공하는 요금제를 내놓은 바 있습니다. 

이통 3사들은 "5G 평균 이용자 데이터 사용량이 27GB이기 때문에 이에 맞춰 요금제를 출시했다"고 주장한 바 있습니다. 

하지만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3개월 뒤인 지난 11월에 5G 중간요금제 가입자 수를 조사한 결과 전체 42만 명에 불과한 것으로 드러났는데요. 

전체 5G 가입자 중 1.6%에 불과한 수준입니다. 

[앵커] 

중간요금제인데도 불구하고, 가입자가 1% 대면 상당히 적은 수치네요? 

[기자] 

그렇습니다. 

이러면서 윤 대통령은 올해 초에 실효성 있는 중간요금제를 다시 주문했습니다. 

[윤석열 / 대통령 지난달 15일 비상민생경제회의 : 통신·금융 분야는 공공재 성격이 강하고, 과점 상태를 유지하고 있는 정부의 특허사업입니다. 많이 어려운 서민 가계에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인 만큼 업계에서도 물가안정을 위한 고통분담에 자발적으로 참여할 필요가 있다.] 

정부가 이통사들이 1차로 내놓은 중간요금제에 만족하지 못하고 다시 한번 주문한 건데 이로써 24GB와 110GB 사이에 새로운 요금제가 생기는 겁니다. 

SK텔레콤은 110GB를 제공하는 레귤러와 24GB를 제공하는 베이직 플러스 사이인 1만 원, KT는 8천 원, LG U플러스는 1만 4천 원 구간 내에 새로운 중간요금제가 도입될 수 있습니다. 

업계 관계자들은 새롭게 도입될 중간요금제의 효과가 적을 것이라는 주장 했는데요. 

'비싼 요금제는 넉넉하다', '결합할인 혜택을 고려했을 때 중간요금제 가격이 큰 영향은 없다", '1인 데이터 사용량 평균을 고려했을 때 충분하다'는 입장을 내놓은 것입니다. 

사실상 5G 중간요금제를 새로 내놔야 하는 통신 3사들조차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한 겁니다. 

[앵커] 

그렇군요. 이번에 나온 SK텔레콤의 중간요금제, 과연 고물가 시대에 대안이 될 수 있을까요? 

[기자] 

역시 무늬만 중간요금제였습니다. 

SKT는 지난 23일 6만 2천 원과 6만 8천 원 사이의 중간요금제를 내놨는데요. 

65세 이상 노인층과 2030 청년 요금제도 신설하면서 요금제를 20종에서 45종으로 늘려 과기부에서는 환영한 바 있습니다. 

[이종호 /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지난 23일) : 이번에 24~110GB 사이의 요금제 4종을 추가로 신설하여 이용자 선택권이 대폭 확대됐으며 월 최대 7천 원의 통신 요금을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합니다.] 

[앵커] 

이 장관이 언급한 최대 7천 원 근거가 뭔가요? 

[기자] 

6만 9천 원 내면 데이터 110기가바이트를 쓸 수 있는데, 6만 2천 원짜리 중간요금제로 옮기면 7천 원을 아낄 수 있다는 얘깁니다. 

하지만, 이렇게 요금제 바꾸면 데이터가 37기가바이트만 제공되는데, 7천 원 아끼고 데이터가 무려 3분의 1 수준으로 줄어듭니다. 

SKT의 요금제의 경우에는 기존 레귤러 요금제는 6만 9천 원에 110GB를 제공하는데 새로 나온 요금제는 54GB에 6만 4천 원입니다. 

제공 데이터량이 55GB나 줄었는데도 고작 요금제는 5천 원 줄어든 것이 끝입니다. 

[정지연 / 한국소비자연맹 사무총장 : (요금제) 시작점이 너무 높아서 아무리 중간 단계를 만들어도 절대 그 금액 이하로는 떨어지지 않는 거잖아요. 그 부분에 대한 개선이 저는 향후에 필요하다고 생각이 되고요.] 

[앵커] 

소비자들 반응은 어떤가요? 

[기자] 

소비자들도 새로 출시될 중간요금제로 인한 요금 인하를 체감하기 힘들다는 지적을 합니다. 

[우성욱 / 기존 이통 3사 요금제 이용자 : 가격 차이는 5천 원 정도밖에 안 나는 것 같아요. 굳이 장기고객인데 바꿀 필요가 있을까요.] 

[김태우 / 알뜰폰 요금제 이용자 : 알뜰 요금제 사용하는 이유가 달에 내는 비용을 절감하고자 알뜰 요금제 쓰는 게 그게 가장 큰 이유인데 이렇게 더 주고 다른 통신사를 넘어갈 이유가 없죠.] 

[앵커] 

여전히 소비자 눈높이에 맞지 않는다는 지적인데, 중간요금제 구체적으로 언제 시행합니까? 

[기자] 

SK텔레콤은 시장지배사업자로 지정돼 있기 때문에 신고한 이용약관을 과기부에서 심의를 거쳐야 했던 것이고요. 

이게 수리되면서 SK텔레콤은 5월 1일에 앞서 보여드린 중간요금제를 출시할 예정입니다. 

반면 LG유플러스와 KT는 과기부에 신고만 하면 언제든 출시가 가능합니다. 

LG유플러스는 중간요금제와 관련해서 "소비자들의 눈높이에 맞는 다양한 요금제를 검토 중"이라고 밝혔고 KT 역시 "구체적인 안 자체는 나오지 않았지만 중간요금제를 준비하는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이르면 5월에는 통신 3사 중간요금제의 구체적인 윤곽이 드러날 전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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