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서 겉돌고 해외서 날아오른 '아스달 연대기'…온라인 평점 95% 반전의 비밀

약 540억 원이라는 사상 초유의 제작비가 투입되었던 tvN 드라마 '아스달 연대기'가 방영 당시 국내외에서 상반된 평가를 받으며 K-드라마 잔혹사와 글로벌 반전 흥행의 대표적인 사례로 남게 되었다.
국내 방송 당시 수많은 잡음과 냉담한 시청자 반응을 얻었던 것과 달리, 글로벌 동영상 서비스(OTT) 넷플릭스를 통해 전 세계에 공개된 이후 해외 평단과 해외 글로벌 시청자층으로부터는 고대 판타지의 지평을 열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아스달 연대기'는 대한민국 드라마 최초로 상고시대를 배경으로 한 태고 판타지를 표방하며 시작 전부터 거대한 기대를 모았다. 그러나 2019년 6월 첫 방송 직후 국내 시청자들의 반응은 차갑게 식어갔다.
국내 시청자들에게 '뇌안탈', '이그트', '와한족' 등 생소한 가상의 종족과 족보, 복잡한 신화적 용어는 진입 장벽으로 작용했다. 제작비 대비 아쉬운 컴퓨터 그래픽(CG) 완성도와 고대라는 시대 배경에 어울리지 않는 현대적 대사 톤, 일부 소품 및 연출의 어색함이 도마 위에 올랐다. 해외 대작 판타지와의 유사성 논란까지 겹치며 방영 초반 제작사 주가가 10% 이상 폭락하는 등 국내 시장에서는 당초 기대에 한참 미치지 못하는 성적표를 받아 들어야 했다.

반면 넷플릭스를 타고 전 세계로 송출된 해외 시장의 기류는 완전히 달랐다. 서양의 '왕좌의 게임'이나 '반지의 제왕'류의 대서사시 장르에 이미 익숙했던 서구권 및 해외 시청자들에게 '아스달 연대기'의 복잡한 정치적 암투와 신화적 세계관은 오히려 매력적인 요소로 작동했다.

세계적인 콘텐츠 리뷰 집계 사이트인 '로튼토마토(Rotten Tomatoes)'에서 '아스달 연대기' 시즌1은 글로벌 관객 평가 지수(Popcornmeter) 95%라는 매우 높은 호평을 기록했다. 글로벌 영화·드라마 정보 사이트 IMDb에서도 8점대의 높은 평점을 지속적으로 유지하며 두터운 팬덤을 형성했다. 또한 한국콘텐츠진흥원이 발표한 Consumer Research Report에 따르면, 2019년 미국 소비자가 가장 선호하는 한국 드라마 상위권(6위)에 이름을 올리며 북미 시장에서의 영향력을 증명했다.

미국 경제 전문지 포브스(Forbes)의 칼럼니스트 조안 맥도널드(Joan MacDonald)는 "웅장한 카메라 워크와 광활한 풍경 촬영을 통해 인류 초기의 번영과 정복의 역사, 인간의 권력욕을 시각적인 즐거움으로 완벽히 담아냈다"고 평가했다. 해외 평단은 익숙한 현대적 로맨스나 조선시대 사극 중심의 K-드라마 틀을 깨고, 정교하게 디자인된 고대 사회의 계급과 종교, 권력 투쟁을 다루었다는 점에 높은 점수를 부여했다.

'아스달 연대기'의 평가 엇갈림은 로컬 방송 플랫폼과 글로벌 OTT 플랫폼 간의 시청층 성향 차이를 명확히 보여준 사례로 평가받는다. 국내 방송 본방 사수 시청자층에게는 촘촘하고 느린 세계관 빌드업이 지루함으로 작용했던 반면, 한 번에 몰아보기(Binge-watching)가 가능한 해외 스트리밍 환경에서는 후반부로 갈수록 폭발하는 서사의 몰입감이 제대로 빛을 발했기 때문이다.

단순한 흥행 실패작으로 폄하될 뻔했던 '아스달 연대기'는 글로벌 시장에서의 강한 팬덤과 높은 지표에 힘입어 세계관을 지속할 동력을 얻었고, 이는 향후 시즌2(아라문의 검) 제작으로 이어지는 결정적인 계기가 되었다. 로컬 시장의 한계를 넘어 글로벌 시장에서 재평가받은 '아스달 연대기'는 K-드라마 장르 다변화의 가능성을 증명한 의미 있는 도전으로 기록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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