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위스 1위 금융기업 UBS, ‘유동성 위기’ 크레디트스위스 인수 나선다
스위스 최대 투자은행 UBS가 최근 유동성 위기설이 나온 2위 업체 크레디트스위스(CS)와 인수 협상을 진행 중이라고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 등이 17일(현지시각) 보도했다.
매체에 따르면, UBS와 CS는 이번 주말 각각 이사회 회의를 열어 전체 또는 일부 인수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스위스 중앙은행인 스위스국립은행(SNB)과 규제기관인 스위스금융감독청이 자국의 은행 부문에 대한 신뢰를 높이기 위해 이번 협상을 조율하고 있다.
스위스 금융당국은 “UBS와 CS의 합병이 신용 붕괴를 막기 위한 최선의 방안”이라고 미국과 영국 측에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UBS와 CS의 자산 규모는 각각 1440조원, 750조원 수준이다. UBS는 지난 1월까지만 해도 CS 인수설에 선을 그었었다. 하지만 최근 미국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 사태로 CS의 위기설이 나오자 스위스 당국이 나선 것으로 보인다.
CS는 지난 15일 SVB발 금융위기 확산 공포와 최대 주주 사우디국립은행의 추가 지원 불가 발언으로 유동성 위기설에 휩싸였다. 이 여파로 주가는 유럽과 미국 시장에서 장중 각각 30%, 20% 이상 빠졌다. 스위스 2위 투자은행이 붕괴 조짐을 보이자, SNB는 CS에 최대 500억 스위스프랑(약 70조원)을 대출해 유동성 확보를 돕겠다고 밝혔으나 주가 폭락을 막지 못했다.
CS는 지난해 약 1조원의 손실을 냈다. 이는 최근 10년간의 이익 총액을 상쇄하는 수준이었다. FT 보도가 나온 후 CS 주가는 17일 장 마감 후 거래에서 9% 뛰었다. 로이터통신은 익명 소식통을 인용해 CS 최고재무책임자 딕시트 조시와 그가 이끄는 팀들이 주말에 회의를 열어 CS의 전략적 시나리오를 검토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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