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토요타 라브4 PHEV

유일한 기자 입력 2023. 3. 29. 14:08 수정 2023. 4. 13. 1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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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WER & ECO URBAN SUV
토요타 라브4 PHEV

토요타 RAV4가 새로운 심장으로 돌아왔다. 이전보다 강력한데 연비도 좋다. 글 | 유일한 사진 | 최재혁

이 차의 사진을 보자마자 머릿속에서 물음표를 띄우는 독자 여러분들이 분명히 있을 것이다. 이전에 본 자동차 같은데, 새 차로 소개하고 있으니 말이다. 그러나 사실이다. 이전에 이 지면을 빌어 소개했던 하이브리드 모델과는 달리, 이 차는 파워트레인을 대대적으로 개량해 출력을 올리고 심지어 전기모터만으로도 일정 거리를 달릴 수 있는 RAV4 PHEV(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자동차)다. 하이브리드 모델보다 비싸지만, 그 값은 제대로 한다.

E-부스터 그리고 퍼포먼스

토요타 라브4 PHEV

RAV4라는 이름은 Robust(강건함) Accurate(세련된 정밀함) Vehicle with 4 wheel drive를 줄여서 만들었다. PHEV 모델은 여기에 전기를 통해 매력을 더한다는 의미를 담았으며, E-부스터(Booster)를 추구한다.

그 E 안에는 RAV4의 즐거움을 더하는 Enjoy, 쾌적성을 더하는 Electric, 환경을 더하는 Environment의 세 가지를 담고 있다. 그리고 PHEV의 머리글자인 P에도 '퍼포먼스(Performance)'라는 뜻을 별도로 담았다고 한다.

토요타 라브4 PHEV

PHEV 모델이지만 외형에 특별히 더 힘을 주거나 그러진 않았다. 크로스 옥타곤(Cross Octagon)을 모티브로 한 전체적인 외형은 근육질과 함께 각이 살아있다. 그 덕분인지 몰라도 그 동안 알고 있었던 전형적인 일본 자동차의 외형이 아니다. 생각해 보면 당연한 것이 RAV4는 일본에서만 판매하는 것이 아니라 북미 시장은 물론 유럽 시장까지 노려야 하는, 전 세계적인 모델이다. 어떤 풍경에서도 잘 어울리는 자동차라는 이야기다.

토요타 라브4 PHEV
토요타 라브4 PHEV

그래도 PHEV임을 알 수 있는 포인트를 이곳저곳에 넣어두었다. 제일 먼저 눈에 띄는 것이 양쪽으로 있는 주유구. 당연히 한 쪽은 전기를 충전하기 위한 포트다. 그리고 블랙 코팅 처리된 19인치 전용 휠도 있다.

토요타 라브4 PHEV

실내는 블랙을 테마로 시트에 전용 레드 스티칭을 넣었다. 이것만으로도 하이브리드 모델에 비해 역동성이 배는 높아진 느낌이다. 시트는 조금 탄탄하게 느껴지는데, 몸이 걸리는 것 같은 불편함은 없다. 장거리 주행에서 활약할 만한 시트다.

토요타 라브4 PHEV
토요타 라브4 PHEV
토요타 라브4 PHEV

제일 중요한 것은 바로 전체적인 구동 시스템이다. 기존 하이브리드 시스템에서 앞바퀴의 모터와 인버터를 고출력 버전으로 교체하고, 새로 제작한 18.1kWh 용량의 리튬이온 배터리를 바닥에 탑재했다. 엔진은 최고출력 177마력을 발휘하고, 앞바퀴 모터가 182마력, 뒷바퀴 모터가 54마력을 발휘한다. 이 세 개를 합치면 최고출력 306마력에 달한다. 하이브리드 모델의 최고출력이 222마력이니 한 번에 비교가 될 것이다.

토요타 라브4 PHEV

더 놀라운 것은 연비다. 하이브리드 모델보다 PHEV가 약 200kg 정도 더 무거운데도 연비가 좋다. 국내 인증 복합 연비를 기준으로 하면 15.6km/ℓ. 참고로 하이브리드 모델이 15.1km/ℓ다. 출력도 높고 연비도 좋다니, 치트를 잔뜩 쓴 캐릭터가 현실에 존재한다면 이런 느낌일까. 아마도 몇 년 전에 '토요타가 성능도 높고 연비도 좋은 자동차를 만들 거야'라고 말했다면, 세상의 온갖 비난은 다 받았을지도 모른다. 그런데 지금은 현실이 된 것이다.

토요타 라브4 PHEV
토요타 라브4 PHEV

RAV4 PHEV가 이렇게 연비가 잘 나올 수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토요타가 개발한 특별한 배터리 관리 시스템에 있다. 일반적으로 하이브리드나 PHEV는 별도의 배터리 관리 시스템을 잘 넣지 않는다. 자동차의 가격이 올라가기도 하지만, 엔진이 있다 보니 배터리가 보조 역할을 하는 경우가 꽤 많기 때문이다. 그러나 RAV4 PHEV는 좀 다르다. 배터리와 전기모터가 주가 되고 엔진은 보조적인 역할을 한다는 느낌이 강하다. 일단 배터리 온도를 관리하는 시스템부터 살펴보자. 전기차처럼 냉각수를 사용하지는 않지만, 에어컨 냉매를 사용해 배터리 온도를 조금 더 적극적으로 제어할 수 있다. 공기만으로 온도를 식혀야 하는 다른 모델보다 조금은 우위에 있는 것이다. 게다가 일반적으로는 전기차에 들어가는 히트 펌프도 구비하고 있다. 아직까지 히트 펌프를 넣지 않는 전기차도 있다는 것을 생각해 보면, 대단한 일이다. 그래서 이 차는 배터리만으로 최대 63km를 주행할 수 있다.

파워가 있는 감동적인 주행 능력

토요타 라브4 PHEV

이 시점에서 잠시 RAV4 하이브리드의 주행 질감에 대해 복습해 보자. 필자는 처음 운전해 본 뒤 이 차에 '독일차에 가까운 주행 감각'이 담겨 있다고 이야기했었다. 그동안 알고 있었던 일본 자동차의 움직임과는 달랐고, SUV임에도 스티어링을 좌우로 돌렸을 때 그 방향에 맞춰 솔직하게 방향을 바꾸고 행동 자체를 운전자에게 직관적으로 전달했었다. 그래서 충격으로 다가오기도 했지만, 그러한 움직임이 꽤 반가웠다.

토요타 라브4 PHEV

RAV4 PHEV는 과연 어떨까? TNGA GA-K 플랫폼을 사용하는 것은 하이브리드 모델과 동일하지만, 그 안에 약간의 비밀이 숨어있다. 배터리를 탑재하면서도 견고한 차체를 만들어내기 위해 토요타의 대형 SUV, 하이랜더의 플랫폼 일부를 가져와서 이식한 것이다. 여기에 배터리를 보호하는 구조물도 별도로 추가되어 차체 강성이 더 높아졌다. 그래서 조금만 스티어링을 돌려봐도 강화된 강성이 그대로 느껴진다.

토요타 라브4 PHEV

주행을 해 보면, 조금이라도 배터리가 충전되어 있을 때는 전기모터로만 주행하려 든다. 그래서 엔진이 활약하는 시기는 별로 없다. 그런데도 모터만으로도 응답 능력은 꽤 좋고 날카롭기도 하다. 전기모터라서 당연하다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이전에 체험했던 고출력 전기차처럼 날아갈 것 같은, 혹은 머리를 헤드레스트에 묻어버릴 것 같은 느낌은 아니다. 매끄러우면서 납득 가능한 정도의 응답 속도라고 하는 게 맞을 것이다. 이 시점에서 주행 모드를 스포츠로 맞추고 엔진까지 깨우면, 가속이 더 날카로워진다. 2.0ℓ 터보차저 가솔린 엔진을 탑재한 자동차와 비슷한 정도의 느낌인 것 같다. 배터리로 인한 저중심 세팅이 꽤 좋은 것인지, 코너를 노리고 스티어링을 돌리는 대로 앞머리를 솔직하게 코너에 정확하게 넣어준다. 차체가 좌우로 흔들리는 느낌도 꽤 잘 억제되어 있다. 일반적인 운전자가 일반도로를 주행할 때는 이 정도면 꽤 안정적이라고 느껴버릴 것이다.

토요타 라브4 PHEV

주행을 해 보고 느낀 것이지만, 의외로 실내가 조용하다. 엔진을 깨우는 시간이 짧으니 당연하다고 할 수도 있겠지만, 그뿐만이 아니다. 흡음재나 차음재를 최적의 장소에 배치하고 대시보드 패널과 바닥의 흡음재 적용 범위를 확대했다고 한다. 그리고 접합부의 간극을 메운 것은 물론 고차음성 유리를 적용해 소음도 막고 있다. 물론 엔진 소리가 없는 대신 도로에서 올라오는 소음이 조금 있지만, 이 정도면 불만은 나오지 않을 것이다. 이제 RAV4 PHEV의 가격을 다시 한번 보자. 아무리 연비가 좋다 해도 620만원을 더 주고 하이브리드 모델이 아니라 PHEV를 사서 가격 차이를 연료비로 상쇄하기는 꽤 어려울 것이다. 그러나 무게 차이를 상쇄하고도 남는 강력한 출력과 퍼포먼스, 그리고 평균적인 출퇴근 거리 정도라면 전기모터만으로 소화할 수 있는 배터리 용량이다. 그리고 가족들과 캠핑을 갔을 때, 최소한 엔진을 깨우면서 전기를 써야 하는 걱정은 없을 것 같다. 그렇게 생각하면 RAV4 PHEV는 꽤 좋은 자동차다. 게다가 PHEV를 고르려면 지금의 시점에서는 어쩔 수 없이 수입차 중에서만 선택지를 찾을 수 있다. 그렇다면 적어도 하이브리드, 그리고 PHEV를 오래 만들어 온 명가의 자동차를 선택하는 게 좋을 것이다. 또 하나, 전기차처럼 위급 상황에서 충전기가 있는 곳부터 찾아야 하는 상황은 절대적으로 막을 수 있다. 연료탱크 용량도 제법 되니, 하이브리드 모델로만 써도 꽤 좋다.

토요타 라브4 PH

SPECIFICATION길이×너비×높이 4600×1855×1690mm휠베이스 2690mm | 공차중량 1930kg | 엔진형식 I4+E, 가솔린배기량 2487cc | 최고출력 178ps | 합산출력 306ps변속기 ​​​e-CVT | 구동방식 AWD | 0→시속 100km -최고속력 - | 연비 ​​​​​​15.6km/ℓ | 가격 ​​​​​​5570만원

자동차 전문 잡지 <모터매거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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