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연구원 "노후 건강관리 보장 결합해 '12개월' 배타적사용권 노려야"
신상품 개발이익을 보호하고 상품복제에 따른 무임승차 가능성을 차단하기 위해 도입된 배타적사용권에 대한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부정적인 평가가 나온다. 대부분 짧은 효력기간을 부여받아 노력 대비 매출 증대로 이어지지 못해서다.
8일 보험연구원 김석영 선임연구원과 김성균 연구원은 이런 배타적사용권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건강관리 서비스를 보장성보험에 융합한 상품 출시에 적극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석영 연구원은 "상품개발 경쟁으로 이미 다양한 보장담보가 개발된 상황에서 새로운 보장으로는 차별화된 상품을 출시하기 어렵다"며 "독창성 부족으로 짧은 기간을 부여받으면 독점 판매 효과를 경감시켜 배타적사용권의 의미가 퇴색된다"고 설명했다.
보험산업은 타 금융산업과 비교했을 때 2배 이상 긴 배타적사용권 효력기간을 부여받을 수 있어 신상품 개발을 위한 보다 긍정적인 여건이 조성돼 있다. 그러나 지난 2001년 배타적사용권 제도 도입 후 신한라이프에서 2022년 출시한 '신한 3COLOR 3대질병보장보험'만이 유일하게 최대 부여 기간인 12개월을 획득했을 뿐이다.
다만 고령화 시대에 접어들며 이 시기에 맞는 새로운 상품 개발이 이뤄진다면 배타적사용권 12개월을 부여받는 상품 수가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노후 건강관리 보장수요에 발맞춰 보장성보험과 건강관리 서비스를 융합한 상품을 찾는 소비자가 많다는 점에 주목했다.
김성균 연구원은 "최근 고령화가 가속됨에 따라 잠재적으로 큰 시장 규모를 지닌 새로운 시장이 형성되고 있으며, 노후 건강관리와 관련된 보장공백이 새롭게 조명되고 있다"며 "여기에 부합하는 상품 개발이 이뤄지면 최대효력 기간을 부여받는 상품도 많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삼성생명은 7월 업계 최초로 경도인지장애와 최경증치매 진단 시 디지털 기술을 결합한 치매 맞춤형 돌봄로봇을 제공하는 치매보험 신상품을 개발해 12개월을 신청한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배타적사용권은 제도가 도입된 후 매년 6~9건씩 꾸준히 신청하는 추세를 이어갔다. 2002년부터 2024년 7월까지 생명보험의 경우 총 193건의 배타적사용권 신청 건 중 152건이, 손해보험의 경우 총 153건의 신청 건 중 131건이 각각 승인됐다.
그러나 실질적으로 기존 상품과 크게 구별되는 독창성있는 상품개발은 미흡한 상태다. 2016년 이후 9개월 이상의 효력기간을 부여받은 상품의 비중은 생명보험 6.7%, 손해보험 1.6%에 그쳤다. 여기에는 배타적사용권을 취득한 상품 3건 중 2건이 건강보험, 간병보험 등 제3보험 영역에 쏠린 영향이 크다.
박준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