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I저축은행, 곧 교보생명 실적 반영…구겨진 '순익' 자존심 회복할까

SBI저축은행 영업점 /사진 제공=SBI저축은행

SBI저축은행이 교보생명 자회사로 편입된 이후 2분기 성적표부터 연결 실적에 반영된다. 저욱은행 업계 총자산 1위의 헤비급임에도 통상 당기순이익을 기준으로 하는 실적 경쟁에서는 4위까지 밀려나며 자존심을 구긴 가운데, 분위기 쇄신을 위한 카드가 절실해 보인다. 공격적인 대출 확대가 제한되고 있는 만큼 눈에 띄는 수익성 개선이 어렵다는 중론 속에 SBI저축은행은 자산건전성 관리를 강화해야 한다는 숙제를 안고 있다.

19일 금융권에 따르면 SBI저축은행은 교보생명과 경영·재무지표 체계를 연동하기 위한 작업을 이어가고 있다. 당장 2분기부터 영업손익 등의 수치가 교보생명 연결 실적으로 반영되기 때문이다. 회사 관계자는 "재무부서에서 자료를 교보생명으로 넘기고 이를 기반으로 공시되는 식으로 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교보생명은 4월 일본 SBI홀딩스로부터 SBI저축은행 지분 50%에 1주를 추가로 인수하며 모회사가 됐다. 이번 SBI저축은행의 실적은 교보생명 체제에서 나오는 첫 성적표라는 점에서 관심이 모아진다.

SBI저축은행은 1분기 말 기준 총자산 12조7950억원으로 국내 최대 규모를 자랑하고 있다. 다만 1분기 당기순이익은 154억원으로 한국투자저축은행(980억원)·OK저축은행(820억원)·웰컴저축은행(452억원)에 이어 4위까지 내려앉았다.

교보생명은 SBI저축은행을 품으며 보험업과 저축은행업의 시너지 확대, 사업 포트폴리오 다변화를 목표로 내세웠다. 현재 두 회사가 물적·인적으로 통합되는 단계인 가운데 약 9000억원을 투입해 인수한 회사인 만큼 중장기적으로 재무적 기여도를 강화해 나갈 필요성이 크다는 평가가 나온다.

SBI저축은행은 당장 외형 확대에 기반한 실적 성장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핵심 수익원인 대출 확보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수신고까지 영향을 끼치고 있기 때문이다. 회사의 대출금은 지난해 1분기 11조3071억원에서 10조6981억원으로 5.4% 줄었다. 같은 기간 예수금도 11조4683억원에서 10조2364억원으로 10.7% 감소했다.

업계 관계자는 "가계대출 규제가 워낙 강하다보니 여력 자체가 약해진 상황"이라며 "나갈 대출이 없는 상황에 무리하게 수신고를 보유하고 있으면 이자비용 부담만 늘어나다보니 저축은행 전반적으로 자산 규모가 줄어들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래픽=유한일 기자

이처럼 불투명한 상황에서 SBI저축은행이 실적을 방어할 수 있는 효과적인 방법은 대손비용 절감으로 귀결된다. 자산건전성 악화와 이에 따른 잠재손실 흡수에 투입하는 비용을 줄여 순이익 하방 압력을 완화하는 것이다. 문제는 이 전략이 연체율과 고정이하여신(NPL) 비율 등 핵심 건전성 지표의 개선을 전재로 해야 한다는 점이다.

SBI저축은행의 1분기 말 기준 연체율은 4.52%로 전년동기(4.61%) 대비 0.09%p 하락했다. 하지만 NPL 비율은 같은 기간 6.30%에서 6.41%로 0.11%p 상승했다. 부실채권으로 분류된 여신이 7137억원에서 6820억원으로 감소했지만 분모인 총여신도 함께 줄어들며 NPL 비율이 오르는 결과로 이어졌다.

SBI저축은행은 보수적인 리스크 관리 기조를 유지하고 있지만 비용적으로는 큰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1분기 대손충당금 잔액은 5596억원으로 전년동기(5626억원) 대비 소폭 감소하는 데 그쳤다. 충당금은 일종의 비상금인 만큼 자산건전성 개선으로 불확실성이 해소되지 않는 이상 환입 가능성도 낮아진다.

현재 SBI저축은행의 대출금 포트폴리오 중 가계 부문이 60%를 차지한다. 경기 둔화가 장기화되며 취약 차주를 중심으로 상환 능력이 약화되고 있는 점은 경계할 부분이다. 대출금 감소세가 이어지고 있는 와중에 자산의 질이 더 악화되면 수익성 하방 압력도 커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종합해 볼 때 SBI저축은행은 당분간 공격적인 외형 확대보다는 리스크 관리에 초점을 맞춘 경영 방향성을 택할 것으로 전망된다. 대손비용 부담을 해소해 나가는 동시에 본업인 여·수신의 균형 있는 운영과 유가증권 투자 등 신규 수익원도 적극 발굴해 내겠다는 구상이다. 또 모회사인 교보생명과의 영업망 및 플랫폼 공유로 본원적인 경쟁력을 강화하는 데 박차를 가하겠다는 계획이다.

유한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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