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홍명보 선임’ 자료 요청에…축구협, 절반은 “비밀 약정” “제공 안돼”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 선임 과정에서 나온 불공정 논란과 관련해 국회 현안 질의를 앞둔 대한축구협회가 자료 제출에 소홀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22일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에 소속된 김승수 국민의힘 의원이 축구협회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문체위 소속 국회의원들이 요구한 공통 자료 총 129건 중 절반 이상은 제대로 된 답변이 오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대부분 “제공하기 어려운 점 양해 부탁드린다” “(계약상) 일방적으로 공개할 수 없다” “개인정보, 비밀유지약정 등으로 인해 제출할 수 없다”는 식의 답변들로 채워졌다고 한다.
정확하지 않은 답변도 있었다. 김 의원이 ‘역대 축구협회 회장 중 국정감사 증인으로 출석한 사례가 있느냐’고 질의한 내용에 축구협회는 “2012년 런던올림픽 박종우 선수의 독도 세리머니와 관련해 당시 조중연 회장이 국감 증인으로 채택돼 참석한 바 있다”고 답변했다. 그러나 실제로는 역대 축구협회장이 국감 증인으로 출석한 사례는 없었다고 김 의원은 지적했다.
조중연 당시 회장은 2012년 8월 국회 긴급 현안 질의에 출석한 바 있다. 그러나 그해 10월 예정된 국감에서는 증인 출석을 요구받았으나 해외 일정을 이유로 참석을 거부했다.
김 의원은 “홍명보 감독 선임 과정에서의 절차적 하자와 불공정 논란, 축구협회의 소극적인 대처로 국민적 공분이 일고 있다”며 “국회 현안 질의를 앞두고 부실한 자료 제출 등 축구협회의 비협조적인 행태는 국민과 국회를 기만하는 행위”라고 지적했다.
오는 24일 오전 10시 국회 문체위 현안 질의에는 대한축구협회 정몽규 회장과 홍명보 감독, 이임생 축구협회 기술총괄이 증인으로 국회에 선다. 감독 선임 과정 막판에 돌연 사퇴한 정해성 전 국가대표전력강화위원장, 홍 감독 선임 과정에 대해 문제를 제기한 박주호 전 전력강화위원도 증인으로 채택됐다.
문체위 국회의원들은 홍 감독 선임 과정에 문제가 있었는지를 집중적으로 따져 물을 것으로 보인다. 6개월간 진행된 감독 선임 과정에서 외국인 감독들과 달리 홍 감독에 대해서는 면접, 발표를 진행하지 않아 선임 과정이 공정하지 않았다는 지적이 나왔다.
축구협회 고위층은 홍 감독 참석을 만류했으나 홍 감독이 정면 돌파를 원한 것으로 전해졌다. 홍 감독 측은 지난 10일 오만과의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3차 예선 원정 경기를 마친 뒤부터 답변을 준비해 왔다.
문체위는 이 밖에도 정 회장의 4번째 연임 도전 여부, 축구협회가 천안축구종합센터 건립 과정에서 600억원대 마이너스 통장을 문체부 승인 없이 개설한 문제 등도 따질 것으로 보인다.
현안 질의에 참석한 증인은 증인 선서를 한다. 만약 발언이 위증으로 드러나면 처벌받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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