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교사 구인난에 난항 겪는 늘봄학교

늘봄학교 시행 석 달 째이지만 학교 현장에서는 교사 부족으로 제대로 운영이 어려운 지역이 많다. 특히 서울의 경우 여전히 시행을 준비 중인 경우가 많은 실정이다. 6월이 돼야 프로그램을 시작할 수 있는 학교도 나오고 있다. 1학기 시범사업 후 2학기부터 전국 모든 학교로 확대할 계획이지만 교사와 행정 실무자 부족으로 과연 제대로 운영 될지 불투명한 상황이다. 늘봄학교 운영률은 지역마다 차이가 있는데 부산과 전남은 100% 시행 중이지만 서울시의 경우 운영률이 한 자리 수에 머물러 전국 꼴찌라는 불명예를 안고 있다. 무엇보다 늘봄 업무를 담당할 기간제 교사 채용이 쉽지 않은 까닭이다.

그러다보니 결국 시행 전 우려했던 대로 교사들이 늘봄 업무를 도맡아 하는 형편이다. 적절한 늘봄 프로그램과 교사가 없는 상황에서 학교에 남은 아이들을 방치할 수 없어 학교 교사들이 나설 수밖에 없는 것이다. 애초 교사들이 늘봄학교를 반대했던 것이 바로 이런 점 때문이었다. 교육부는 늘봄 업무에서 교사를 배제하겠다고 약속했지만 교사 없이는 늘봄학교 자체가 움직이지 않는 것이다. 어쩔 수 없이 초등 기간제 교사를 구하기 어려워 중등 기간제 교사를 채용하는 경우도 있다.

일단 2학기부터 늘봄학교가 전면 시행됨에 따라 학교별로 늘봄 행정업무를 전담할 늘봄실무사를 뽑을 예정이다. 교육부는 퇴직교원을 포함한 교원 자격증 보유자 등을 자격 요건 가이드라인으로 시도교육청에 제시한 상태다. 하지만 시도 교육청에 따라 구체적인 자격요건이나 고용 형태를 확정하지 않은 곳도 있어 2학기 전면 시행도 불투명한 상황이다. 늘봄학교가 구인난에 허덕이고 있는 반면 방과후학교 교사들은 늘봄학교 도입 이후 일자리를 잃거나 수입이 줄어들었다는 고충을 토로하고 있다.

방과후학교 강사들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결과 늘봄학교 도입 후 73.7%가 방과후학교 학생이 줄고 강사료 체계가 바뀌어 수입이 줄었다고 응답했다. 기존 과목이 폐강되거나 재계약이 안 돼 수업을 그만둔 경우도 17.4%에 달한다. 방과후학교 강사 85.2%가 새로 도입된 늘봄학교 맞춤형 프로그램 수업에 참여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교사 구인난에 허덕이는 늘봄학교가 방과후학교 전문강사들을 활용하지 않는 것은 아이러니한 일이다. 교육부가 강사고용을 외부 사설기관과 대학, 기업에 위탁함으로써 방과후학교 강사의 기회가 사라지고 있는 현실이다. 늘봄학교의 원활한 운영을 위해 방과후학교 프로그램과 강사의 적극 활용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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