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포럼] 슬기로운 오일쇼크 대처법
길어지면 저성장·고물가 고착 우려
가격 상한제·추경 한시 진통제 불과
민관 공조로 ‘주바일 신화’ 재연하길
1차 오일쇼크가 할퀸 상처는 넓고 깊었다. 1973년 10월 이스라엘과 아랍국가 간 4차 중동전쟁이 터지자 한국 경제는 쑥대밭이 됐다. 국제유가가 불과 4개월 만에 배럴당 3달러에서 12달러로 4배나 폭등했다. 물가가 그해 3.5%에서 이듬해 24%로 치솟았고 성장률도 12%에서 반토막이 났다. 우리 경제는 경기침체에도 물가가 오르는 스태그플레이션의 늪에 빠졌다. 외환보유액이 바닥을 드러내며 국가부도 위기까지 고조됐다.

반세기가 흘러 미국과 이란 전쟁이 불붙으면서 오일쇼크 악몽이 어른거린다. 보름 남짓 사이 국제유가는 70달러 안팎에서 100∼120달러로 폭등했다. 세계원유소비량 7위인 한국 경제가 성할 리 만무하다. 원·달러 환율 1500원이 뚫렸고 물가도 들썩거린다. 고유가·고환율·고물가의 복합 위기가 눈앞의 현실로 다가왔다.
정부는 즉각 30년 만에 석유가격상한제를 부활시키고 추가경정예산편성에 돌입했다. 나라 곳간을 헐어 고유가 고통을 덜어주는 진통제 성격이 짙다. 반짝 효과가 기대되지만 그만큼 부작용도 크다. 당장 국제유가급등에도 판매가격이 묶여 발생한 정유사의 손실은 혈세로 메워야 한다. 생산·판매 기피로 ‘공급절벽’이 야기되거나 석유 소비가 더 늘어났던 게 과거 경험이다.
추경은 서민·취약계층 등 민생안정 차원에서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 하지만 사상 최대규모인 728조원의 올해 예산이 제대로 풀리기도 전에 15조∼20조원의 추경을 하겠다니 고질적인 재정 중독이 도진 게 아닌지 걱정이 앞선다. 정부는 적자 국채 없이 초과 세수로 충당한다지만 절제와 인내가 필요하다. 추경은 ‘꼭 필요한 만큼’ 알뜰하게 짜고 재정 여력을 아껴두는 게 옳다.
중동은 세계의 화약고로 불릴 정도로 전쟁과 분쟁이 끊이지 않는다. 중동산 원유 의존도가 70%에 달하는 한국은 그때마다 수난을 겪었다. 이제 산업체질 개선과 에너지 안보를 아우르는 국가 전략을 짜야 한다. 인위적인 가격통제나 재정 퍼주기는 자제하고 에너지수급 안정에 집중하며 효율성을 극대화하는 게 우선이다. 긴 호흡으로 경제·산업 전반을 에너지 저전력·고효율체제로 바꾸고 원자력 위주의 에너지 조합도 모색할 필요가 있다.
주바일 신화는 기업과 정부 간 공조가 톱니바퀴처럼 맞물린 결과다. 박 대통령은 ‘자원 빈국’의 고난이 ‘자원 부국’에겐 축복이라는 점에 착안, 중동진출의 큰 그림을 그렸고 국가 보증 등 가용 정책수단을 다 동원했다. 1980년대 2차 오일쇼크 때도 정부는 “유공(대한석유공사)을 인수하고 싶다면 산유국에서 원유공급 확약서를 받아오라”며 공기업 민영화 카드까지 꺼냈다. 최종현 선경(현 SK) 회장은 사우디 왕실 인맥에 기대 ‘하루 15만배럴의 원유도입’을 성사시켜 유공을 품에 안았다. 민관이 다시 힘과 지혜를 모아 중동사태를 새로운 도약의 기회로 활용하기 바란다.
주춘렬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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