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드, F-150 라이트닝 가격 대폭 인하…사이버트럭 견제하나?


포드가 미국에서 전기 픽업트럭, F-150 라이트닝의 가격을 대폭 인하했다. 포드에 따르면, 배터리 원자재 비용 하락과 미시건 생산공장의 가동률 업그레이드를 통해 가격을 낮췄다.


가격 인하 폭은 트림에 따라 최대 16.6%에 달한다. 가장 저렴한 F-150 라이트닝 프로(Pro) 트림은 59,974→49,995달러(약 7,554만→6,298만 원)로 1만 달러(약 1,260만 원) 가까이 내려갔다. 최상위 트림인 F-150 플래티넘 익스텐디드 레인지(Platinum Extended Range)의 가격은 98,074→91,995달러(약 1억2,356만→1억1,590만 원)으로 6,079달러(약 765만 원) 내렸다.

참고로 현재 미국에선 8만 달러 이하의 전기차에 대해 최대 7,500달러의 세제혜택을 주고 있다. F-150 라이트닝 최상위 트림을 제외한 나머지 여섯 개 트림이 모두 8만 달러 미만으로 내려오면서, 대부분의 트림이 세제혜택을 받을 수 있다.


업계에선 가격 인하를 두고 복합적인 계산이 들어갔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첫 번째는 전기차 재고 문제다. 현재 미국은 고금리에 따른 소비자 수요 감소, 그리고 공급 과잉 문제와 맞물려 전기차 판매가 예상만큼 늘지 않고 있다. 글로벌 시장조사 업체 콕스 오토모티브에 따르면 일부 딜러 사 내 90일 이상 판매되지 않은 전기차가 늘고 있으며, 포드 딜러는 전기차의 신규 할당을 거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가격 인하를 통해 재고 문제 해결에 나섰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두 번째는 테슬라 사이버트럭의 출시. 테슬라 최초의 전기 픽업트럭으로, 최근 첫 번째 생산모델이 트위터를 통해 등장했다. 구체적인 성능제원과 출시일정은 공개하지 않았지만, 독특한 디자인과 넉넉한 주행거리를 앞세울 계획이다. 또한, 테슬라 CEO 일런 머스크는 지난해 한 팟캐스트에서 “사이버트럭의 목표 가격(시작가)은 5만 달러(약 6,300만 원) 이하”라고 전했다. 이에 F-150 라이트닝 계약자 중 다수가 주문을 취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포드는 사이버트럭 견제와 계약고객 이탈을 막기 위해 가격 인하를 결정했을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F-150 라이트닝은 미국 내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올해 상반기, F-150 라이트닝의 판매량은 지난해 상반기와 비교해 281% 증가했다. 미시건 주 생산공장의 가동률을 3배까지 높이겠다고 발표한 만큼, 앞으로 F-150 라이트닝의 판매량은 더욱 증가할 전망이다.


또한, 포드는 최근 북미지역에서 판매하는 전기차의 충전 방식을 기존 CCS1(Combined Charging System)에서 테슬라의 NACS(North American Charging Standard)로 바꾸겠다고 발표했다. 포드뿐 아니라 제너럴 모터스, 볼보, 메르세데스-벤츠, 리비안도 NACS 대열에 합류했다. 따라서 앞으로 포드 전기차 운전자도 테슬라 슈퍼차저 충전기를 이용할 수 있기 때문에, 판매량 증대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참고로 F-150 라이트닝은 SK이노베이션이 납품하는 NCM9 하이니켈 배터리를 쓴다. 98㎾h와 131㎾h, 두 가지 배터리 용량으로 나눈다. 1회 충전 주행가능 거리는 엔트리 모델이 230마일(약 370㎞), 롱레인지 모델이 300마일(약 482㎞)이다. 최고출력은 각각 426마력, 563마력이며 최대 견인능력은 10,000파운드(약 4,535㎏)에 달한다.


글 강준기 기자( joonkik89@gmail.com)

사진 포드, 테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