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골목을 마주한 집의 외벽은 대부분 닫혀 있어 외부의 시선을 완전히 차단한다. 그러나 그 안쪽은 전혀 다른 세계로 열려 있다. 외벽 안쪽의 정원을 품은 집은 완전히 개방된 공간을 제공한다.
외부와의 경계를 넘어서면, 맞이하는 것은 입구 앞의 시선을 가리는 담장이다. 처음부터 깔끔하고 정돈된 느낌이 든다.
현관

문을 열고 들어가면 현관과 구분된 또 다른 출입구가 있다. 가족이 주로 사용하는 이 ‘실제 현관’은 넉넉한 수납 공간을 자랑한다.
들어가면 외투를 걸 수 있는 훅과 자전거 헬멧, 손 세정대까지 갖춰져 있다. 이 공간은 단지 신발장이 아니고 ‘생활 수납소’로, 낭비 없이 잘 설계되었다.
LDK, 시선이 머무는 중심

집의 중심은 남향으로 넓게 펼쳐진 정원과 연결된 LDK(Living, Dining, Kitchen) 공간이다. 거실, 식당, 주방이 연결된 이곳은 ‘활동적인’ 내부 공간이다.

스킵플로어 구조로 설계된 거실의 위치가 가장 눈에 띈다. 약간 높게 위치해 다른 공간과 구분되며, 시선은 자연스럽게 이곳으로 모인다. 가족 간의 소통을 중시한 배치로 소리와 시선이 분산되지 않도록 했다.

주방은 집의 중심 역할을 한다. 주방에 서면 정원의 모든 것이 한눈에 들어와, 아이들이 노는 모습을 쉽게 확인할 수 있다. 넓고 긴 작업대와 가족 식탁은 실용성과 미적 감각을 동시에 만족시킨다. 식탁 아래의 수납 공간과 팬트리는 실용적이다.
스킵플로어, 소통의 통로

거실은 단의 높이로 약간 위에 위치하지만, 천장은 식당보다 낮아 아늑한 느낌을 준다. 스킵플로어 구조란 층을 겹쳐 놓는 방식을 의미한다.
이 집에서는 어디에 있든 가족의 존재를 느낄 수 있다. 부부가 주방에 있어도, 아이들은 거실 바닥에 앉아 자연스럽게 서로를 바라본다. 분리된 공간이지만 심리적 거리는 가깝다.
2층 복도, 숨은 활용

2층 복도는 난간 대신 선반을 두어 또 하나의 수납 공간을 만든다. 길게 이어진 선반은 아이 장난감부터 계절 용품까지 모두 수납할 수 있다.
개방감을 주기 위해 선반 하단을 비워 두어, 1층에서도 위를 올려다볼 수 있게 했다. 이 순간, 공간과 감정이 연결되는 특별한 경험을 제공한다.
아이 방, 생활 완성도

아이들의 방은 2층에 나란히 배치되어 있다. 조용한 공간과 활동적인 공간을 분리하여 생활의 리듬을 배려한 설계다.
일반적인 배치지만 시선이 자주 닿는 곳에 있어 ‘집 안에서의 거리’를 조절한다. 직선적이면서도 따뜻한 공간의 흐름은 이 집의 설계 철학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