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최재영 수심위 제출 새 증거는 녹음파일 1개·‘김 여사 관련’ 동영상 2개

김혜리 기자 2024. 9. 27. 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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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여사, 영상에서 “다음부터는 이렇게 비싼 거 사오지 마세요”
윤석열 대통령 배우자 김건희 여사에게 명품가방 등을 선물한 최재영 목사가 지난 25일 오전 서울 영등포경찰서에 명품가방 청문회 위증 혐의로 고발당한 사건과 관련해 조사를 받기 위해 출석하고 있다. 문재원 기자

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에게 명품가방을 건넨 최재영 목사 측이 지난 24일 검찰수사심의위원회(수심위)에 음성녹음파일 1개와 김 여사 관련 동영상 2개를 새로운 증거로 제출한 것으로 전해졌다. 음성녹음파일은 검찰 조사 중 ‘유도신문’ 식으로 최 목사가 청탁금지법을 위반하지 않았다는 내용의 질문을 한 정황이 담겼다. 김 여사 관련 동영상은 명품가방을 건넨 날 찍은 것으로, 최 목사가 부정한 청탁과 함께 직무 관련 금품을 건넸다는 점을 입증하기 위해 제출한 것으로 전해졌다.

27일 경향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최 목사의 법률대리인인 류재율 변호사는 지난 24일 수심위에서 음성녹음파일 1개와 동영상 2개 등 총 3개의 새로운 증거를 제출했다. 음성파일은 최 목사가 지난 5월 검찰에 두 번째로 소환조사를 받았을 때 조사과정을 일부 녹음한 것이라고 한다. 해당 파일엔 검사가 최 목사의 명품가방 전달을 두고 질문하면서 ‘도대체 무슨 직무관련성이 있느냐. 직무관련성이라는 게 특정이 되어야 하지 않냐’ ‘이건 시기적으로 맞지 않고, 감사의 의미니까 (죄가 성립이) 안 된다’는 취지로 최 목사에게 질문하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검사는 ‘뭐가 있어야 청탁금지법 위반이 되는데 앙꼬없는 찐빵처럼 (없다)’ ‘청탁금지법상 청탁이 인정되려면 현안이 있어야 하지 않냐’ ‘명품가방을 줄 때 현안이 뭐가 있었냐’며 질문을 이어갔다고 한다. 최 목사 측은 검찰이 사실상 유도신문을 하며 수사가 부당하게 이뤄졌다고 주장한다.

최 목사 측은 최 목사가 2022년 9월13일 서울 서초구 코바나콘텐츠 사무실에서 김 여사에게 명품가방을 건넨 날 찍은 영상들도 제출했다고 한다. 구체적으로는 김 여사가 직원에게 이른바 ‘대통령 시계’를 가져오라 지시하면서 최 목사에게 ‘형님 갖다 드리시라’고 말하는 장면과 ‘다음부턴 이렇게 비싼 거 사오지 마라’고 말하는 장면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최 목사는 같은 해 9월4일 김 여사에게 ‘형님도 (대통령실) 추석선물을 보내주시면 좋겠다. 힘드시겠냐’고 부탁하고, 사흘 후에는 ‘추석인사를 드리러 가려 한다’며 김 여사에게 명품가방 사진을 찍어서 보냈다. 김 여사를 접견해 명품가방을 건네고 대통령실 선물을 받은 것은 그로부터 6일 후인 9월13일이다. 이를 두고 부정한 청탁과 함께 금품 교부가 이뤄졌다고 볼 여지가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최 목사 측은 수심위원들에게 영상을 보여주면서 김 여사 측이 주장하는 것처럼 김 여사에겐 명품가방을 돌려줄 생각이 없었다고 설명한 것으로도 알려졌다.

서울중앙지검 관계자는 “조사의 전 과정을 변호인이 참여한 상태로 영상녹화했고, 최 목사와 변호인은 조서를 열람한 후 이의없이 서명, 날인했다“며 ”보도에 언급된 내용은 조사내용 중 일부를 악의적으로 왜곡한 것으로서 실제 유도신문으로 볼 만한 내용은 전혀 없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수사보안과 기밀성이 유지돼야 하는 수사기관의 조사 과정을 몰래 녹음하는 행위는 절대 용납되어선 안 된다”고 덧붙였다.

한편 최 목사 측은 검찰이 불기소 처분을 내리면 윤 대통령을 형사고소할지 검토 중이다. 김 여사에 대해 불기소 처분이 나오면 서울고검에 재수사를 요구하는 항고 절차를 밟을 방침이다. 법조계에선 검찰 수심위가 최 목사의 직무관련성을 받아들여 기소를 권고한 이상 윤 대통령에 대한 형사처벌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해석이 나온다. 헌법에 따르면 대통령은 재직 중에는 형사상 소추를 받지 않는다. 한상희 건국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대통령은 임기 중에는 형사소추를 못 하니까, 입건해두고 수사할지에 대해 별도의 판단이 필요하다”며 “나중에 판단을 받더라도 적어도 본 사건에 대해서는 결론을 내릴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혜리 기자 harry@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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